첫날밤 망친 남자가 만든 '이것', "연 매출 5조"되다

조회수 2019. 9. 1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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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price)이 아닌 가치(value)를 판다는 기업. 바로 포시즌스 호텔&리조트다.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과 부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호텔은 올해로 57년째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출처: 포시즌즈호텔
Four Seasons Hotel Bahrain Bay

1931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이사도어 샤프 회장은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당시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아버지를 따라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젊은 건축가로 경험을 쌓기 시작할 무렵, 한 클라이언트가 호텔 신축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을 지켜보면서 호텔 사업에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혼여행을 떠난 샤프 회장의 첫날밤, 다른 의미에서 역사는 시작됐다

그리고 1955년 9월, 신혼여행에서 느꼈던 좋은 호텔에 대한 고민이 호텔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달콤한 첫날밤을 보내기 위해 토론토에서 제일 인기가 좋은 호텔을 예약했으나 낡은 가구와 좁은 실내, 공용 화장실 탓에 한숨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공항 옆이라 위치가 좋았던 이 호텔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샤프 회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어서 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호텔을 짓겠다는 장대한 계획은 세웠지만 경험도, 사업 자금도 없던 청년에게 덜컥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날 리 없었다. 그는 약 5년을 공들인 끝에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지만 좋은 부지를 찾기엔 예산이 부족했다.


그러다 당시 매춘부나 마약상들이 활개를 치던 토론토 중심부의 도심 슬럼, 자비스가(街)에서 겨우 쓸 만한 땅을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열악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1960년 문을 연 이 호텔은 당시 늘어나는 호텔 수요와 맞물려 큰 성공을 거뒀고 이 성공에 힘입어 계속 후속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출처: DBR
호텔명 ‘포시즌스(Four Seasons)’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사계절’을 의미한다

이 무렵 호텔의 이름도 구상했다. 영어로 사계절이란 뜻의 포시즌스(Four Seasons)란 이름은 독일 뮌헨의 최고급 호텔 ‘피어 야레스차이텐’에서 따왔다. 독일어로 똑같이 사계절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 호텔 프로젝트였던 ‘인온더파크(Inn on the Park)’에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숙박업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직관을 발휘했다. 샤프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용한 방, 편안한 취침, 활력을 찾아주는 상쾌한 아침 샤워를 선호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건축업에 잔뼈가 굵은 그는 당시 경험을 살려 소음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음 기술을 도입하고, 폼매트리스를 모든 객실에 도입했으며 물의 수압을 쾌적하게 조절해주는 샤워헤드를 장착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호텔들이 도입하고 있지만 당시로선 혁신적인 서비스였다. 또 고객들이 체크인을 하기 전 미리 흡연 여부를 물어본 뒤 흡연자와 금연자를 분리해 투숙하게 하고 체계적인 트레이닝법을 접목한 ‘피트니스 인스티튜트 센터’도 만들었다. 

출처: Pixabay
캐나다에서 성공을 거둔 샤프 회장은 영국의 문을 두드렸다

이 모든 것이 업계 최초의 시도였기에 언론이 주목하는 호텔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자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1970년 돌체스터, 리츠 등 고급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던 영국 런던의 5성급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 후유증으로 많은 고급 호텔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었고 이미 영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역사와 전통을 가진 호텔이 즐비한 상황이라 반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샤프 회장은 오히려 경기가 회복되면 호텔업이 살아날 것이고, 특히 런던을 찾는 미국인 비즈니스맨, 사업가 같은 새로운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고 믿어 이 계획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당시 런던의 경쟁 호텔들이 간과하던 전 객실의 에어컨 서비스, 최고급 침대와 베개, 24시간 룸서비스 등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결국 문을 연 첫해 유럽 내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올해의 호텔’에 선정됐다.

출처: Pixabay
70년대 초 오일 쇼크 이후 불어닥친 경제불황 당시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특단의 대책을 내린 포시즌스 호텔&리조트

그 후 1년에 2개 이상의 최고급 호텔을 전 세계 주요 도시 및 관광지에 추가하게 된 포시즌스는 경영상 두 차례 큰 결정을 내려야 했다. 첫 번째는 1970년대 초 오일 쇼크 이후 이어진 불황이 계기가 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투자를 받거나 자금을 빌려 호텔을 짓는 비용을 모두 충당하면서 사업 성패에 대한 리스크를 모두 지는 구조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후로는 땅 주인이나 디벨로퍼로부터 투자를 받아 호텔 건설을 대행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했다. 대신 호텔의 디자인과 건축, 운영 등은 포시즌스 측이 계속 맡는 것으로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출처: fourseasons.com
이사도어 샤프 포시즌스 호텔&리조트 창립자겸 회장

1986년에는 주식시장에 상장을 했고 200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 게이츠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에게 지분 95%를 팔았다. 현재 샤프 회장은 5%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는 최고경영자(CEO)를,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여전히 그가 진두지휘하는 포시즌스 호텔&리조트는 2017년 2월 현재 41개국에 걸쳐 101개의 호텔 및 리조트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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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나이는 87세 “영국과 유럽의 거리 20년… 사업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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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동아일보 기자가 취재 후 작성한 DBR 내용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219호
필자 김현진

필자 약력

- 동아일보 기자

비즈니스인사이트 박성준 정리

businessins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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