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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없어도 월 사용자 '4천만명'..."대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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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꾸미고 소소하게 인테리어 하는 열풍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2018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과 미래' 보고서는 집의 사용 가치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개성 있는 공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아지며 인테리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테리어의 개념은 노후 시설 개보수에서 집을 꾸미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것으로 넓어졌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00년 9.1조 원에서 2020년 41.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다면, 해외시장은 어떨까? 기존보다 소비자의 욕구를 잘 반영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했다. 특히, 기업가치 40억 달러(약 4조 2500억 원)의 유니콘 기업인 미국의 인테리어 전문 플랫폼 '하우즈(Houzz)'의 성장이 주목할 만하다. 월 4000만 명이 사용하는 이 기업은 일반 인테리어 회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 과연 어떻게 '집 꾸미기'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자택 리모델링하다가 커뮤니티 만들어...

2009년 이스라엘 출신의 알론 코헨(Alon Cohen)과 아디 타타코(Adi Tatarko) 부부가 설립한 하우즈(Houzz)는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불편함에서 출발했다. 이들 부부는 자택을 리모델링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를 위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부부가 만든 이 작은 플랫폼의 초기 회원은 이들의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 학부모들이었다. 그 후 건축 디자이너들이 합류하며 빠르게 커 나갔다.

하우즈 창업자 알론 코헨(Alon Cohen), 아디 타타코(Adi Tatarko)

출처하우즈(Houzz) 홈페이지

하우즈는 창업 10년 만에 기업 가치 40억 달러(약 4조 2500억 원)의 유니콘 기업이 되었고 월 사용자가 4000만 명이 넘는 '핫'한 브랜드가 되었다. 하우즈는 주택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자 인테리어에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고 수백만 명에 달하는 전문가들을 통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어 고객이 집을 꾸미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고객들은 화장실, 부엌, 거실 등의 세부 공간에 대해 전문가들이 올린 인테리어 사진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의 인테리어 사진을 공유하면 전문가와 다른 고객들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집 인근에 위치한 인테리어 전문가와 연락하는 것도 가능해 온 오프라인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우즈는 비록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기업가치와 사용자 수로 짐작했을 때 '괜찮은 수익'을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14개 국가에 진출해있는 하우즈는 2010년에 처음 앱을 출시했을 땐 인테리어를 꾸미고 싶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시작했는데, 이후 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자들에게 고객 데이터와 플랫폼을 개방하며 인테리어 전문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어떻게 기업가치 4조 '유니콘'이 됐나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하우즈는 어떻게 기업가치 4조에 이르는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하우즈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초기 외부 투자 대신 서비스 개발에 집중

하우즈 창업자 코헨과 아디는 매달 2000달러가량을 사업에 투자하며 하우즈를 키워나갔다. 코헨 부부는 사업 자금이 부족한 와중에도 외부 투자를 받는 대신 수개월 동안 아이디어, 제품 개발에만 몰두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투자에 의존하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코헨 부부는 초기 투자를 미뤘다. 초기의 외부 투자 없이도 사람들이 모여드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던 것.

출처하우즈(Houzz) 유튜브

초기의 주 고객은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이었지만 점차 세계 각지로 확장하며 많은 사람들이 하우즈의 무료 커뮤니티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방문자가 너무 많아지자 코헨은 2009년, 다니던 이베이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사용자의 수요를 확인한 후, 하우즈는 2010년 엔젤투자자 오렌 지브(Oren Zeev) 투자팀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광고 없는 매출 상승 목표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연스레 웹과 앱에 광고를 붙여 이윤을 창출하는 일반적인 수익모델과 달리, 하우즈는 광고 없이 매출을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하우즈의 투자자 중 한 명인 오렌 지브는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에 관심을 가졌지만 창업자 아디 타타코의 반대로 지금까지도 광고 없는 깔끔한 웹과 앱을 운영하고 있다. 그 덕인지 하우즈 안드로이드 앱은 5점 만점에 4.7점이란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하우즈는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을 공급할 제조업체와 유통 업체를 찾아주고 15%의 수수료를 떼어 수익을 창출한다. 또, 건축, 리모델링, 실외 조경, 청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 역량을 지역에 어필하고 로컬 사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월 100달러씩 하우즈에 지불한다.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편의성 극대화

하우즈는 부동산(Property)에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합성어 '프롭 테크(PropTech)' 전문 기업으로 주목받아왔다. 웹과 모바일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와 데이터를 활용한 부동산 가치 평가 등이 프롭 테크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프롭 테크 기업 중 유니콘으로 선정된 기업은 단 4곳에 불과했다. 그중 한 곳이 하우즈다.

고객이 올린 인테리어 사진에 표시되는 태그, 해당 태그를 클릭하면 관련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출처인터비즈

하우즈는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테리어 전문가들과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웹, 앱 내에서 고객의 사용 동선과 디자인 전략 방향을 결정한다. 또한, 전문가들과 고객들이 업로드하는 인테리어 사진에 있는 제품들 중 구매 가능한 제품에는 태그가 붙는다. 해당 태그를 클릭하면 비슷한 외형의 제품 리스트가 뜬다. 이 태그는 스마트폰이 흔들릴 때 그에 따른 관성으로 좌우로 흔들리기도 하는데 하우즈는 이 기술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계속 실행해 수익모델 개발

하우즈가 가졌던 최초의 아이디어는 집을 예쁘게 꾸미고자 하는 사람과 전문가 사이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것이었고, 그다음 아이디어는 로컬에서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되자는 것이었다. 자택 리모델링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려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었던 코헨 부부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그 후, 자신의 서비스와 역량을 지역에 알리고 싶어 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테리어 전문가들을 위해 건축 디자인, 내부 디자인, 부엌과 화장실 리모델링, 조경, 울타리, 페인팅, 욕조 리모델링 등 인테리어 항목을 세분화했다.

하우즈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접촉할 수 있는 페이지(좌), 필요한 서비스를 클릭하면 전문가 목록이 뜨며 연락할 수 있는 창이 활성화된다(우)
출처하우즈(Houzz)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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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즈에서 판매하고 있는 현대식 욕실용 화장대 제품

출처하우즈(Houzz) 홉페이지

홈 디자인 분야를 세분화하자 각자의 분야에 자신 있는 전문가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하우즈는 이들이 진행한 프로젝트 내용과 사진들을 공개했다. 또, 전문가들에 대한 고객 리뷰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선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가구 거래에 대한 욕구가 있었던 커뮤니티 사용자들이 하우즈에 '커머스(Commerce)' 기능을 요구하자 2014년 9월 말 하우즈는 '가구 거래장터'를 도입했다.

핵심은 결국 '커뮤니티'

하우즈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업로드한 인테리어 사진들, 실제로 전문가들이 진행했던 프로젝트 사진을 업로드한다

출처하우즈(Houzz) 홈페이지

하우즈의 성공 요인은 서비스 간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강력한 커뮤니티에 기반한 서비스란 점이 컸다. 하우즈는 지역, 예산, 스타일, 사이즈, 색상에 따라 분류된 2천 만장 가량의 고화질 인테리어 사진을 제공하는데 고객은 이 사진들 중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사진을 저장할 수 있고, 해당 작업자에게 질문을 하거나 인테리어 시공을 위해 연락을 취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능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고민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하고, 인테리어 전문가의 입장에선 고객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Discussions' 카테고리의 디자인 딜레마(Design Dilemmas) 메뉴에 들어가면 인테리어를 하며 겪는 어려움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출처하우즈(Houzz) 홈페이지

이뿐만이 아니다. '디자인 딜레마(Design Dilemmas)'라는 메뉴는 인테리어를 하다가 맞닥뜨리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곳이다. 고객들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다가 겪는 고민 사항을 공유하며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한다. 벽지를 다른 색깔로 바꿨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침대의 색상과 어울리지 않아 어떤 색상의 침대로 바꾸는 게 나을지 물어보는 가벼운 질문부터 집 전체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다. 또, 이런 고민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역시 매우 뜨겁다. 게시글 하나당 기본 수 십 개의 댓글에서 많게는 1만 개가 넘어가기도 한다.

하우즈만큼 커뮤니티 기능이 활성화된 인테리어 기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기능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소비자가 알지 못하면 죽은 서비스나 다름없다. 커뮤니티 기능만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한 채로 시공, 가구 거래 등의 전문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든 하우즈는 자사의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시킬 바이럴 수단을 이미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커뮤니티에서 먼저 가구 거래 서비스를 요청해 이를 반영하기도 했다. 하우즈는 인테리어 전문가 집단과 소비자로 구성된 탄탄한 커뮤니티의 힘을 등에 업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인테리어에 AR(증강현실)이라는 신기술을 결합하기에 이른다.

이젠 어떤 시도를? 'AR(증강현실)' 서비스로 새로운 경험 제공

출처하우즈(Houzz) 유튜브

하우즈는 2017년 5월부터 AR 기능을 3D로 제공하는 'My Room 3D'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은 구매를 원하는 가구를 선택해 배치를 원하는 공간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 댄다. 그러면 가상의 가구가 실제로 배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여러 개의 제품을 배치해볼 수도 있다. AR로 가구를 배치한 후 방 안을 걸어보는 기능도 탑재돼있어 실제 가구를 배치했을 때의 동선을 확인해볼 수 있다. AR 서비스는 매장에서 눈으로 가구를 보고 구매를 결정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구매 실패 경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실내에 가상의 가구를 배치하는 모습

출처하우즈(Houzz) 유튜브

기술과 인테리어의 만남은 고객에게 낯설지만 새롭고 즐거운 경험으로 다가온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디자인 전략을 개선하고 특허 출원한 태그 기술에 이어 AR 기술을 통해 인테리어의 경험을 확장한 하우즈는 프롭 테크 전문 기업으로서의 자리를 다시 한 번 다질 수 있었다. 이런 노력 덕에 하우즈 앱은 2016년 '구글 플레이 최고의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인 맞춤형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증가하고 이를 반영한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하우즈처럼 AR(증강현실)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국내외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우즈는 활발한 커뮤니티와 수년간 축적해온 수많은 인테리어 정보들, 그리고 이를 통해 기존 인테리어 시장에서 정보의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신기술 도입만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인터비즈 윤현종, 김동섭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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