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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없이 대박 난 '이 브랜드'

조회수 2019. 9. 8.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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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노브랜드 감자칩' 다들 먹어 보셨나요? '가성비 갑(甲)' 또는 '꿀템'으로 인정받는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 상품의 인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값이 저렴하고 양이 많으면서도 가격 대비 품질 역시 뛰어나다는 점이 까다로운 소비자를 사로잡아 입소문을 타고 SNS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이마트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성장세를 보인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마트 노브랜드의 탄생과정 및 성공 비결에 대해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16호를 통해 알아봅니다.

이마트의 위기 속 과제: 마트를 혁신하라

대형마트의 부진은 업계에서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1인 가구 수의 증가와 경기 악화에 따라 온라인∙편의점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반면 전통 강자였던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는 위기를 맞았다. 2012년부터 대형 할인마트는 3년 연속 역성장했고 백화점 실적도 제자리걸음이었던 것.

이마트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고객들이 대형마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면 다시 오게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마트를 찾아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했다는 얘기다. 이 상황을 예견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마트를 혁신하라’, ‘새로운 마트를 개발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내부적으로 우선 대형 할인마트가 처한 현실부터 되짚었다. 대형마트의 경우 수년 전부터 출점 제한과 의무 휴일 등 각종 규제와 더불어 모바일 경제가 도래하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기본 취지였던 ‘Everyday Low Price’ 역시 이미 다른 여러 유통채널의 확장과 할인 정책으로 인해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까르푸나 월마트 등과 달리 ‘고속 성장’ 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 비즈니스가 눈에 들어왔다. 알디(Aldi)와 리들(Lidl)이었다. 두 회사 모두 독일에 본사를 둔 초저가 할인매장으로 유럽 전역으로 체인을 확장하고 있었다. 모든 구색을 갖추진 않지만 소비자들이 꼭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구비하고 ‘가성비’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다른 대형 할인마트나 창고형 매장에 비해 포장 단위도 작았다. 할인마트가 아닌 일종의 ‘초저가 슈퍼마켓’의 개념이었다. 하나의 질문이 던져졌다. “우리 이마트도 ‘어느 정도의 품질은 보증되지만 확실히 더 싼 제품’을 팔 수 없는 것일까?”


처음 사람들이 할인매장, 대형마트를 찾던 이유인 ‘똑같은 제품인데 싸고 쇼핑하기 편하다’라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갔다. ‘질 좋은 제품을 더 싸게 팔아보자’라는 다소 싱거운 듯한 결론이 나왔지만 사실 이는 엄청난 혁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이미 ‘싼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커왔던 게 바로 할인매장, 대형마트였다. 여기에서 다시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완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이미지는 저렴한 가격의 품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제품이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 Private Brand)’ 확장 전략이 대두됐지만 예전과는 달라야 했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은 각자 나름의 PB(PL)를 만들어 판매해왔지만 전혀 위기 돌파의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PB 제품을 ‘싸구려’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 제품의 질도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었고 가격 차이는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트에서 카트에 가득 담기에는 뭔가 찜찜하고 부끄러운 제품. 그게 바로 지금까지 PB(PL) 제품의 이미지였다. 예전에는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게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했다. 제조부터 바꿔야만 좋은 품질을 유지한 상태에서 훨씬 싼 가격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브랜드가 없다, '노브랜드'의 탄생

'브랜드와 가격 거품' 빼고 '가성비'를 얻다


2014년 12월, 1차적으로 ‘자체 상품 개발’ 프로젝트 TF(Task Force)팀이 꾸려졌다. TF팀은 일본의 무지(Muji)와 캐나다의 ‘노네임’처럼 특별한 브랜드 없이 제품 구색을 갖춰 판매하는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억지로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할 필요 없이 정말 필요한 기능과 포장으로만 내놓고 굳이 ‘네이밍’과 ‘브랜딩’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들이 PB 제품을 다소 찜찜하게 생각하거나 겉으로 내보이기 창피해 한다는 점을 고려해 사용 시 브랜드 노출이 거의 필요 없는 제품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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