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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만에 금호 품 떠나는 아시아나항공,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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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스타트를 끊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달 25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1%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CS증권은 이달초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서(Information Memorandom·IM)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애경그룹, SK, 한화, CJ 등이다. 현재 인수 참여를 공식화한 기업은 애경그룹과 KCGI(강성부 펀드)뿐이지만 후보군으로 꼽히는 기업들도 인수전 참여를 위한 물밑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 단계에선 관심을 보일 경우, 인수가만 높아지기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규모의 거래로 꼽히는 이번 매각은 지분 31%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할 신주 모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금호산업과 CS증권은 9월 초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적격한 예비인수후보를 추린다는 계획이다. 그후 10~11월에 매수자 측의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거쳐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경영권을 넘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창립 후 31년 만에 금호그룹의 품을 떠나는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까?

인수 후보 누가 있나...인수전 참여 공식화한 애경 두고선 '글쎄?' 반응

아시아나항공은 전 세계 22개국, 64개 도시에 76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2위 국적 항공사다. 꾸준한 현금 창출이 가능한 항공운송산업 면허는 진입장벽이 높아 이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재계에서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못 살 매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쪽은 애경그룹이다. 매각설이 불거진 후 꾸준하게 공식적인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이들은 10여년동안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운영해 온 경험이 있다. 항공사업에 뛰어든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제주항공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국내 LCC 1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다면 미주, 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까지 운항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출처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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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계에선 애경그룹의 자금력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애경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애경산업은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1537억 원,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181억 원에 한참 모자란 60억 원을 기록해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또한 믿었던 제주항공마저 LCC간 경쟁 심화로 인해 2분기 영업손실 274억 원을 기록하며 20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걸림돌은 또 있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다면 부채비율이 급등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는 1조5000억~2조5000억 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AK홀딩스의 유동자산은 1조 3833억 원으로 현금성 자산은 355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부채는 무려 8조원이 넘는다. 이러한 상황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애경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1조원이 넘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칫 제주항공마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먹다 체한다"는 경고음마저 들린다.

KCGI 공식 홈페이지

애경그룹 외에도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곳이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KCGI다. KCGI는 현재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칼의 2대 주주(지분 15.98%)로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단독 입찰이 어려운 재무적투자자(FI)의 입장이라 주요 대기업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마저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를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 2곳의 경영에 모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에도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불투명하고,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오히려 2.5%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의구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잠재적 후보군 SK, 한화, GS, CJ...인수에 관심없다는 입장과 달리 눈치싸움 중?

인수 참여를 공식화한 두 곳을 제외하고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여러 기업들이 언급되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인수설을 부인하며 관심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기업들 간 눈치싸움은 진행중이라는 해석이다.

대표적으로 SK와 한화가 자금력과 계열사 간의 시너지 발휘 두 가지 측면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SK그룹의 막강한 자금력뿐 아니라 최태원 회장의 '투자형 지주회사'체제를 표방한 공격적 M&A 경영방식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최태원 회장과 카타르항공을 보유한 카타르투자청의 고위 관계자와의 만남 소식으로 이들의 아시아나항공 공동 인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SK 측은 해당설에 대해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나, 시장에선 SK가 잠재적 후보자중 하나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역시 M&A를 통해 SK그룹의 품으로 들어온 기업이다.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정유업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과 이동통신사업을 맡고있는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좌)과 카타르 항공(우)
출처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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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역시 인수 후보군에 들어와 있다. 그룹 차원에선 공식적으론 최근 컨퍼런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가 없으며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인수설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이긴 하다.

그러나 항공기 엔진 부품 생산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고 지난 2017년 신규 항공면허에 도전했던 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SK그룹과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른다.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두고 있는 만큼 항공업과의 시너지도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가 군침을 흘릴만한 매물임에는 틀림없다는 시각이다.

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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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GS, CJ그룹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신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GS그룹의 주력 산업인 정유화학, 건설업 등의 전망이 밝지 않아 새로운 기회 창출이 절실하다. 또한 자금력도 충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는 평이다. CJ그룹 역시 내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그레이트CJ' 비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몸집 키우기가 필요해 인수전에 깜짝 등장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호반건설이 깜짝 후보군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최근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다.

연내 매각 가능할까...불확실성 키운 1분기 어닝쇼크, 부채 7조, 통매각 방식

유력 후보가 아직은 인수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는 것을 두고, 매력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인수전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탐색전이 아니라 실제 반응이 미적지근한 것일 수 있다는 것.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 어닝쇼크와 거액의 부채, 통매각 방식, 항공업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 이러한 해석을 부채질한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89%나 감소한 72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1분기 부채는 9조 70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895%였다. 10조 원 가까이 되는 부채때문에 매각가는 사실상 11조 원에 달하는 셈이다. 아무리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이더라도 이는 인수주체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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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통매각' 방식 역시 연내 매각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를 포함한 자회사 6개까지 함께 거래하는 통매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통매각 원칙은 잠재적 인수 후보 기업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인수 시 투입할 자본뿐 아니라 인수 후 추가적으로 투자해야 할 자본 또한 고려한다면 통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에 매각 과정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각각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분리매각 방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산업의 전망과 국내외 환경 또한 연내 매각 성공의 발목을 잡고있다. 비록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긴 하지만 항공업은 환율과 국제유가, 그리고 외부 요인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크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일본행 여객수요가 감소하는 것도 최근 등장한 악재다.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누가 인수하느냐가 아니라, 매각 자체가 성공하느냐로 관전 포인트가 달라진 것 같다"는 말로 시장의 반응을 전했다. 물론 이와 같은 반응과 분위기조차 어쩌면 눈치작전일지도 모르지만.

인터비즈 신혜원,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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