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휩쓸었다"는 한국의 '이것'..

조회수 2019. 7. 2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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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하면 삼겹살, 목 보호에 삼겹살, 소주에도 삼겹살, 무한리필 삼겹살,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한국인들의 삼겹살 사랑은 세계적으로도 남다르다. 해외에서는 값싼 부위 취급인 반면 한국에서는 하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 '금(金)겹살'이라 불릴 정도다.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삼겹살 무한리필집도 그러한 문화의 소산이라 볼 수 있겠다.


뜻밖에도 최근 필리핀에서 한국식 삼겹살 무한리필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높다. 현재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대기줄을 길게 늘어설 정도로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필리핀에 최초로 '무한리필 BBQ'개념을 도입한 '삼겹살라맛'이 현지인들에게 크게 히트를 쳤다.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현재 '삼겹살라맛'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등장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필리핀 삼겹살 무한리필의 세 가지 인기 요인

출처: 삼겹살라맛 제공 / 낭만돼지 공식 페이스북
출처: 삼겹살라맛 제공 / 낭만돼지 공식 페이스북

재밌는 건 필리핀에 처음 삼겹살 무한리필 아이템을 도입한 '삼겹살라맛' 고영훈 대표도 처음부터 무한리필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주말동안 학생이 없는 대학가 특성 상 모객을 위해 주말 한정으로 무한리필 정책을 운영해봤는데 주말매출이 평일보다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평일까지 확대하게 됐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식 무한리필 삼겹살집의 어떤 포인트가 마음에 들었던 걸까? 단순히 필리핀 사람들에게 '숯불 맛'이나 '연기를 빨아들이는 후드'처럼 한국의 신기한 문화라는 이유만은 아닐 테다. 한국식 삼겹살 무한리필 아이템이 필리핀에서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교민, 관광객 증가로 인한 한식 수요 증가

출처: tvN 드라마 '식샤를합시다'

우선 필리핀 내 한국인이 증가했다. 필리핀은 예전부터 비교적 저렴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국가로 어학연수 국가로 인기가 높았다. 실제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에 의하면 필리핀 내 재외국민 수는 2016년 말 기준 9만 3,093명으로 2015년 대비 5% 증가했다.

관광지로서도 인기가 높다. 필리핀은 한국에서 편도로 서너시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으며 물가도 저렴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건 물론이다. 이러한 이유로 필리핀 내 한인 관광객은 2017년 12월 한 달 기준으로 15만 명, 국가별 관광객으로는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한식에 대한 수요 자체를 늘렸다.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필리핀 내 한식당은 2017년 기준 241개로 2009년 대비 3,342.9% 증가하여 대만에 이어 2번째로 큰 증가율을 보였다. 한식당은 필리핀 수도권(메트로마닐라), 세부와 클락 등의 주요 도심과 관광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2) 필리핀 내 한류의 꾸준한 인기

출처: SBS

필리핀 현지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본격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통로는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 등 '한류(韓流)'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류의 열풍은 예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왔고, 최근에는 생활 전반적인 부분까지 확대되어 식문화에 대한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치맥, 김치, 삼겹살 등의 한국 로컬음식이 필리핀에 소개되어 인지도와 호기심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은 건강하고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인식이 있어 건강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식 무한리필 레스토랑은 특히 필리핀 외식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군인 필리핀의 '밀레니얼 세대'를 흔들고 있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15~34세)는 현재 필리핀의 소비를 이끌고 있는 세대다. 30~50대 노동인구가 가장 많은 한국과는 달리 필리핀은 15세~34세 노동인구가 전체 노동인구 비율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이들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에 중요한 가치를 두는 편인데,한국식 무한리필 레스토랑은 이 점을 잘 공략하고 있다. 예컨대 삼겹살과 상추로 쌈을 싸보고 소주도 마셔보는 행동 하나하나가 한국 드라마의 장면의 체험이다. 한국식 무한리필 레스토랑에서만 해볼 수 있는 식문화 체험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3) 삼겹살 무한리필 아이템과 접점이 많은 필리핀의 문화

일반적으로는 아시아 권에서 삼겹살 수요가 많은 국가가 중국과 한국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 또한 돼지고기 자체에 대한 수요도 높을 뿐더러 삼겹살에 대한 선호도 높게 나타났다. 필리핀의 연간 육류 소비량이 2017년 기준 1인당 28.89Kg이다. 이 중 약 49%를 돼지고기가 차지할 정도다.

출처: flickr.com
필리핀의 삼겹살 구이 '리엠뽀'

필리핀에는 양념된 삼겹살을 구워서 간장에 찍어먹는 '리엠뽀(Liempo)'라는 대표적인 삼겹살 음식이 있다. '리엠뽀'는 구이요리라는 점, 그리고 밥과 함께 반찬처럼 먹는 음식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삼겹살 구이와 유사한 면이 많다. 이러한 식문화 차원의 유사성도 한국 삼겹살 문화가 쉽게 녹아드는 요인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유대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필리핀의 문화와도 맞아 떨어졌다. 필리핀에서는 부모 혹은 조부모, 친인척 등이 모두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의 형태가 많다. 더 나아가 직장동료, 친구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공동체 문화가 발달해 있는 편이라 유대관계 유지를 위해 함께 식사하는 걸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한국식 삼겹살집에서는 하나의 불판앞에서 여러명이 둘러앉아 함께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친밀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가족식사나 회식 장소로 적합하다.

무엇보다도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중요

무한리필 삼겹살 레스토랑은 현재 필리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현재 필리핀에는 '삼겹살라맛', '돈데이', '소담', '낭만돼지' 등 한국식 무한리필 아이템을 채택한 현지 프랜차이즈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슷한 컨셉의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되면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향후 필리핀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하여 입맛이 고급화될 경우 현재의 인기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무한리필 삼겹살 아이템 역시 한 때 유행으로 끝나게 될 수도 있다. '삼겹살라맛'의 대표 고영훈 대표는 이에 대해 향후 프리미엄 브랜드 런칭과 사이드 메뉴 개발 등 신메뉴 개발로 차별화 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현지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필리핀은 기본적으로 소매업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 획득이 사실상 불가능 하기 때문에 현지 로컬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필리핀 현지의 치안이나 한국인과는 다른 서비스 마인드도 극복해야 할 조건 중 하나다.

* 이 글은 KOTRA 해외시장뉴스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인터비즈 오종택,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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