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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아동 모델 논란, 문제 있다 없다?!

조회수 2019. 7. 1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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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베스킨라빈스는 공식 SNS 등을 통해 여아를 모델로 한 신제품 핑크스타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아동 모델이 핑크빛 메이크업에 어깨가 드러나는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밝은 색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입술이 클로즈업 되기도 했다.

광고가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아동 모델이 성인 모델처럼 연출됐다며 아동을 성 상품화했다는 논란을 제기했다. 아동을 성인 같아 보이도록 꾸며 성인 여성처럼 소비하게 만들었고,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립스틱 바른 입술이 클로즈업되는 부분이 소아성애적 코드를 노렸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광고 촬영을 위한 메이크업일 뿐 과도한 반응이라고 주장도 존재한다. 성 상품화는 논리적 비약이고 아동 모델의 화장 또한 일반적 키즈모델의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일부는 이 광고를 성 상품화라 단정 짓는다면 광고를 통한 표현의 자유가 과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배스킨라빈스 측은 광고가 개재된 지 하루 지난 29일 광고를 삭제하고 자사의 공식 SNS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사과글에서 광고는 아동모델 부모님·소속사와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제작된 것이고, 촬영 또한 부모님의 참관하에 이뤄졌다는 것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 광고를 계기로 아동 모델 기용에 대한 기준 마련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출처: 베스킨라빈스코리아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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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동모델 화보가 국민 청원에 오르기도

이번 논란 이전에도 아동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촬영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 속옷 모델과 관련해 처벌 규정과 촬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아동 런닝을 홍보하는데 왜 아이가 의자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또 다리를 벌린 후 손으로 가리는 사진을 넣어야 하느냐"며 "나라 차원에서 이런 식의 아동 상품 홍보를 처벌해야 한다. 그전에 가이드라인부터 제정해야 한다"라고 아동모델 촬영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대한민국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또한 지난 2월에는 한 유명 아동복 쇼핑몰이 제품에 '인형 같은 그녀랑 연애할까', '섹시 토끼의 오후'. '갖고 싶은 그녀의 따스한 시간' 등의 이름이 붙은 아동 의류를 올렸다가 여아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해당 상품의 이름을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

해외에선 국내에 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 만들어 규제하고 있어

아동모델의 성 상품화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한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아동 모델의 성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프랑스에서는 패션잡지 '보그' 프랑스판에 실린 소녀의 사진이 논란이 됐다. 10세 소녀가 짙은 화장에 원피스와 하이힐을 착용하고 누워있는 모습이었다. 이를 계기로 아동 성 상품화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프랑스 정부는 2013년 관련 법을 제정하고 아동 성 상품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규제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마크제이콥스 향수 '오! 롤라'의 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11년 선보인 해당 광고에는 당시 16세이던 배우 다코타 패닝이 향수병을 다리 사이에 갖다 대고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게다가 향수 이름이 아동을 성애화하는 소설 '롤리타'의 별칭이란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됐다. 영국 광고 자율심의기구(ASA)는 “패닝은 외모보다 훨씬 어려 보여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는 대중의 눈에는 13~16살 정도로 보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광고는 성적으로 자극적이라며 상영이 금지됐다. 광고주의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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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외국 기업들은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보이게 하는 화보를 찍지 않는 것을 넘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2월 유튜브가 어린이 보호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AT&T·네슬레·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구글에서 광고를 철회한 적도 있다. 유튜브는 더 나아가 지난달 "앞으로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만 14세 미만 아동의 라이브 방송을 금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소아성애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아동·청소년의 동영상을 악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잇따르자 내린 조치이다.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콘텐츠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해외 광고 속 아동 모델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자기 연령에 맞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앞서 논란이 되었던 베스킨라빈스의 아동 모델은 다른 해외 의류 광고에서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이다. '타미힐피거' 화보 속 그녀는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모습이었다. '갭' 화보도 이와 유사했다. 후드집업,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 편한 자세로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멍한 표정, 수동적인 자세 대신 역동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화장 또한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를 정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출처: 유니클로 키즈 공식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망고 키즈, 자라 키즈 등 해외의 다른 유명 아동 브랜드 화보도 이와 비슷하다. 진한 화장도, 몸매를 강조한 포즈도 없었다. 노출이 거의 없는 옷에 미소와 활동성 있는 분위기를 부각한 화보가 대부분이다.


이번 베스킨라빈스 광고로 다시금 점화된 아동모델 논란. 광고가 중단되고 사과문도 내려간지 며칠이 지났으나 여전히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 측과 반대 측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기업은 미성년자 아동을 브랜드 모델로 고용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판매하는 제품군에 초점을 맞추고, 아동모델이 성인 같은 모습보단 아이 같은 자연스러움을 한껏 표현하며 광고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광고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이해되고 소비될지에 대한 맥락을 충분히 고려해 제작해야 할 것이다. 설령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평가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이므로 광고를 내보내기 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소아성애라는 범죄가 실제로 발생하는 만큼, 기업은 건전하게 아동 모델을 연출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인터비즈 강명지,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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