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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팔아서 '2조 4천억'매출, 비결은 자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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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자동판매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대부분 동전을 넣으면 종이컵에 담겨 나오는 믹스 커피나 탄산음료 등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실제 상당히 오랫동안 자판기는 '동전으로 음료 뽑아먹는 기계'로 여겨졌다. 담배 자판기나 과자류 자판기 등이 일부 있었지만 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자판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해외를 중심으로 자판기를 통한 유통채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화장품, 심지어 자동차 자판기까지 등장하며 그 활용 영역도 넓어지는 중이다.​​ '싸구려 커피'를 뽑아먹는 기계에서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받기 시작한 자판기.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사물인터넷(IoT) 자판기에서 파는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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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의 '파머스 프리지(Farmer's Fridge)'는 자판기로 샐러드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2013년에 창업해 현재까지 무려 300개가 넘는 자판기를 설치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샐러드를 제공한다. 1,400평 규모의 생산시설에서 매일 아침 샐러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5~8 달러(약 6천~9천 원)의 가격에 판매된다. 이들은 매일 신선한 재료를 납품받아 48시간 이내에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버려지는 음식물 양은 전체에서 5%에 불과하다. 자판기에 인터넷을 연결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자판기 별 공급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IoT 기술을 통해 물류 및 재고를 조절함으로써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것이 파머스 프리지의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풀무원, 스타트업 '샐러드판다' 등 IoT 기술을 활용한 샐러드 자판기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어디서든 화장할 수 있게... 뷰티 자판기

세포라와 베네핏의 뷰티 자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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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도 자판기 도입에 적극적이다.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Sephora)는 2009년부터 화장품을 자판기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판기 안에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수 등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의 아이템 50여 종이 엄선되어 있다. 세포라는 미국의 백화점 제이씨페니(J.C.Penney)에서 시작해 공항이나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집중공략했다. 덕분에 세포라는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고, 적은 비용으로 고객과 접점을 늘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세포라 외에도 더바디샵(The Body Shop), 베네핏(Benefit) 등 다양한 해외 뷰티업체들이 자판기 판매를 도입했으며, 국내에서는 이니스프리가 '미니숍'이라는 이름의 화장품 자판기를 2017년부터 운영 중이다.

공항에 내렸더니 추워? 그럴땐 유니클로 다운 재킷!

자판기로 옷을 파는 회사도 있다. 일본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다. 유니클로는 2015년 미국에 진출했지만 디자인이나 스타일이 밋밋하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는 이유로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호불호 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점이 미국인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이런 부진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17년 특별한 실험을 진행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휴스턴 공항 등 10곳에 자판기 '유니클로 투 고(Uniqlo to go)'를 설치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품목은 딱 두 가지, 히트텍 내복 상의와 경량 다운 재킷이다. 날씨를 예측하지 못하고 비행기에서 내린 여행자들을 타깃으로 삼기 위해서다. 쌀쌀한 날씨 탓에 얼른 입고 나갈 수 있는 옷을 찾던 소비자들은 '다른 옷과 쉽게 매치할 수 있고 보온성이 뛰어난' 유니클로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IT 기업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벤처 투자자들이 공항에서 구매한 유니클로 조끼를 입는 경우가 많아 '비공식 유니폼'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자판기의 월 평균 매출은 1만 달러(약 1천2백만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실험 덕분에 유니클로는 미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제품의 장점까지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매장도, 딜러도 없이 자판기에서 자동차를?

장난감 자동차가 아니라 진짜 자동차를 뽑을 수 있는 자판기도 있다. 미국 온라인 중고차 매매 기업인 '카바나(Carvana)'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미국 테네시 주에 자동차 자판기를 세웠다. 5층 규모의 투명한 건물에는 자동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다. 이 자판기로 어떻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을까? 물론 동전을 넣어 뽑는 것은 아니다. 우선 카바나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구매를 마친다. 이때 소비자에게는 두 가지 옵션이 주어진다. 집으로 배송받거나 혹은 직접 자판기로 찾으러 가거나. 직접 찾으러 갈 경우, 소비자는 카바나에서 제작한 특수 동전을 받게 되고 이 동전을 자판기에 투입하면 자신이 미리 구입한 차량을 받을 수가 있다.

동전을 넣으면 나오는 자동차
출처카바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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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나가 자판기를 만든 이유는 구매자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카바나는 오프라인 매장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직접 자동차를 배송해줘야 하는데, 미국 땅이 넓어 그 비용이 한 대당 1,681달러(약 200만 원)에 가깝다. 그래서 배송료를 절약하고 동시에 고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주기 위해 자동차 자판기를 도입했다. 카바나의 시도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덕분에 카바나는 2015년 약 2억 달러(약 2천4백억 원)에서 2018년 20억 달러(약 2조 4천억 원)으로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루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는 총 18 개의 카바나 자동차 자판기가 운영 중이다.

저비용으로 24시간 운영가능하고, 이색 마케팅 수단으로 제격

기업들이 자판기 도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효율적으로 고객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자판기는 분명 오프라인 유통채널이지만 일반 매장과 달리 임대료 부담이 적고, 입지로 인한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다. 또 인건비에 대한 걱정 없이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영업시간에 제한이 없다. 덕분에 기업들은 자판기를 일종의 '무인매장'으로 활용하며 시간과 공간의 측면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언택트(un+contact, 접촉이 없는 소비) 문화의 확산이다. 언택트는 굳이 직원과 대면으로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부담스럽게 직원과 마주하거나 직원의 설명을 듣기 싫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언택트는 이미 시장 전반에 만연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무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셀프 계산대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전통적인 언택트 채널 자판기에 대해 기업들은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니숍을 운영하는 이니스프리는 "미니숍이 뷰티업계에서 언택트 트렌드를 대표하는 사례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하며 미니숍의 도입 배경에 언택트 트렌드가 있음을 밝혔다.

세 번째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색적인 자판기는 수익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밝힌 자동차 자판기의 경우에도, 판매 과정만 놓고 본다면 그냥 창고에서 중고차를 꺼내주는 것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고객에게 자판기에서 자동차를 뽑는다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한 홍보효과가 발생했기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ATM', 돌(Dole)코리아의 '바나나 자판기' 등이 이색 자판기를 활용한 대표적인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최근 자판기는 단순한 음료 기계에서 새로운 유통채널로 진화하는 중이다. 자판기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분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자판기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아직 자판기에 대한 수요가 확실하지 않고,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해서는 IoT기술과 물류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인화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커질수록 자판기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자판기의 진화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인터비즈 이태희, 장재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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