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한국 라면 안 먹으면, 어디로 수출하나?

조회수 2019. 7. 1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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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차례 보도된 대로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사상최대치인 4억 1300만 달러(약 4617억원)를 기록했다. 그중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 라면 수출액은 9300만달러(약 1040억원), 미국 라면 수출액은 5035달러(약 563억원), 일본 수출액은 3168만달러(약 354억원)이었다.


하지만 중국 라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빠졌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라면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라면=국민식품’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를 방증하듯 1990년대 이래 중국의 라면 매출액은 18년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 라면 업계가 그리고 있는 그래프는 하강곡선이다.


2013년 이후 중국 라면 매출량은 3년 연속 감소했으며 2016년에는 연매출량 385억봉지로 라면이 가장 잘 팔리던 황금기(2013년 462억 봉)에 비해 80억 봉이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국민들의 소비 수준이 올라가면서 ①웰빙 식품을 찾기 시작했고, ②O2O 서비스의 성장으로 배달 앱이 확산돼 배달 음식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 와중에 다행히도 국내 한국 라면의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나 삼양라면 불닭볶음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6년, 2017년 상반기 연속 온라인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중국 라면 브랜드에 매운 맛을 보여줬다. 다른 국내 라면들 역시 선전하고 있다.

출처: 농심 홈페이지
(농심의 신라면)
출처: 삼양 홈페이지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

한국 라면의 인기는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내 라면 수출의 계속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 물론 중국 시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거나 국내 라면 수출량이 갑자기 바닥까지 추락할리는 없다. 단지 중국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중국 외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출처: 유튜브, GMA
(‘한국 라면의 매운 맛에 도전한다’는 취지의 ‘Korean spicy noodle challenge’ 트렌드)

필리핀에서는 약 2017부터 ‘Korean spicy noodle challenge’가 젊은이들 사이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한국 매운 라면 도전기를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 놀이문화가 됐다. 유튜브 뿐 아니라 필리핀 대표 방송 ABS-CBN, GMA에서도 한국 라면 도전 관련 쇼 프로그램이 방송될 정도였다. 한국 식품점 관계자들은 코트라를 통해 “최근 한국 라면을 구입하기 위해 한국 식품점을 방문하는 필리핀 고객이 크게 늘었으며 그 중에서도 불닭볶음면은 한때 유통업자들 사이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티마트 매장에 진열된 한국 라면)

경제 개방과 도시화로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미얀마에도 한국 라면 브랜드의 노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한국 라면은 현지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인 시티마트CityMart의 엔드 매대(통로측에 위치해 매출이 가장 높은 매대)를 차지할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코트라는 미얀마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매운 맛이 한국 라면에 들어가는 조미료가 비슷한 것, 현지의 한국 제품 선호 분위기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필리핀, 미얀마,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은 ‘입소문’이다. 유튜브나 SNS를 통해 ‘불닭볶음면 먹기 도전’ 영상이 유행처럼 번졌고(미국, 중국 등에서도 한차례 유행이 지나갔다.) 해당 영상을 본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했다. 거기에 면을 좋아하는 지역 소비자 특성과 한국 라면 특유의 매운 맛에 대한 호응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앞서 여러 차례 언급된 불닭볶음면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국 라면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선 SNS를 활용한 지속적 마케팅은 물론, 품질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도심 외 지역에서 한국 라면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 또한 주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비즈 황지혜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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