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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서 호떡 팔던 서강대생, 400만 명 열광한 '이것'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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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매일 신용카드로 지출한 돈과 계좌잔고, 보유한 부동산과 자동차 시세에 이르기까지 내 모든 재산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알아서 관리해주는 시대가 왔다. 국내 모바일 개인종합자산관리(Personal Finance Management·PFM) 시장을 개척한 선두 주자는 대기업도, 금융회사도 아닌 20대 중반의 청년이 창업한 스타트업 레이니스트가 만든 '뱅크샐러드'다. 2019년 4월 기준 400만이 넘으면서 PFM 서비스 앱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9뱅크샐러드 주요 서비스 화면. 왼쪽부터 차례대로 '통합 자산조회', '자동 가계부', '금융비서' '맞춤상품 추천' 서비스다.)

출처뱅크샐러드 공식 사이트

뱅크샐러드는 6000종이 넘는 국내 모든 금융상품 정보를 바탕으로 유저 개인의 재무 상황에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뱅크샐러드 앱에서 공인인증서 인증만 하면 각종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내 금융재산 데이터를 한 번에 끌어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앱이 알아서 실시간으로 재산 변동 내역을 업데이트해주고 상황에 맞는 지출 관리와 자산 관리 솔루션까지 알려준다. DBR 273호에 소개된 '나만의 금융 비서' 뱅크샐러드의 성장 전략을 요약한다. ☞원문기사 보기

금융상품 참 많은데, 정작 나한테 맞는 상품 고르기 어려워...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35)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친구와 학교 앞에 만든 노점 '서태웅(서강대, 김태훈, 이주웅의 약자) 호떡'이 크게 성공해 호떡 파는 서강대 생으로 유명했다. )

출처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대학생 시절 길거리 호떡 장사로 일찍이 장사에 눈을 뜬 김태훈 대표는 생애 첫 신용카드를 고르다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신용카드 종류는 2000종이 넘는데 정작 나한테 맞는 신용카드가 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태훈 대표는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하면 금융상품 선택의 어려움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4년 8월 국내 최초로 개인화된 신용카드 추천 웹 서비스 뱅크샐러드가 탄생했다. 소비자들이 카테고리별로 본인의 소비 정보를 직접 입력하면 혜택이 가장 큰 카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였다. 웹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12월 뱅크샐러드 앱 1.0 버전을 출시했다. 야심차게 만들었지만 그야말로 폭삭 망했다. 유저들은 신규 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좋아했지만 자기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길 귀찮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2016년 10월 뱅크샐러드 앱 2.0 버전이 나왔다. 문자메시지에서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자동으로 끌어와서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신용카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였다. 유저가 직접 소비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수고를 줄였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 내역 알림 메시지는 카드사에 메시지 수신을 동의한 사람만 받기 때문에 고객 기반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지출뿐 아니라 다른 금융 자산도 앱에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유저들의 피드백이 늘었다.

(뱅크샐러드의 '금융 비서' 서비스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재치있는 푸쉬 메세지로 트위터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출처트위터 캡처

2017년 6월 레이니스트는 스크레이핑 기술을 활용해 공인인증서 인증 한 번으로 전 금융 계좌의 자산 내역을 끌어와 볼 수 있는 현재의 뱅크샐러드 3.0 버전을 출시했다. 스크레이핑 기술은 말 그대로 고객의 동의를 받고 데이터를 긁어오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사용자의 지출 상황에 맞는 조언과 격려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금융 비서’ 서비스를 추가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돈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뱅크샐러드 앱의 성장 과정 (다운로드 수 기준) )

출처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뱅크샐러드 3.0은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3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이듬해 3월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을 돌파했다.

데이터 트러스트 어떻게 구축했나  

많은 기업의 고민 중 하나가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해진 고객들이 데이터 제공을 꺼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개 스타트업인 레이니스트는 철옹성같은 금융 데이터 수집의 장벽을 뚫고 데이터 트러스트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유저들이 앱에 자발적으로 제공한 금융자산 데이터 규모만 약 87조 원으로 1인당 데이터를 연동해 관리하는 금액은 평균 2485만 원에 달한다. 유저들이 뱅크샐러드에 자발적으로 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뱅크샐러드가 데이터 활용의 목적이 고객을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샐러드는 유저가 제공에 동의한 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별로 혜택이 가장 큰 상품을 추천한다.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을 거쳐 상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뱅크샐러드가 의도적으로 특정 회사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는 구조다. 뱅크샐러드는 특정 금융사에 특혜가 가는 일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든 금융회사에 같은 기준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객은 특정 상품의 광고성 정보가 아닌 나한테 최적화된 객관적인 금융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회사에겐 밀레니얼세대 고객 확보하는 새로운 창구

금융회사들은 뱅크샐러드가 자사의 마케팅 채널 유입을 방해하는 데 대해 불만을 갖진 않을까? 놀랍게도 뱅크샐러드는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12개 금융사들과 MOU를 체결하며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들에 뱅크샐러드는 모바일 금융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 고객을 확보하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

(현재 뱅크샐러드 유저의 80% 이상이 20~30대 밀레니얼세대다.)

출처뱅크샐러드 공식 유튜브

뱅크샐러드를 통해 금융회사가 확보한 밀레니얼 고객은 특히 충성고객일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뱅크샐러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를 통해 발급된 신용카드의 경우 평균 가입 유지 기간이 3년 정도로 긴데다 이용 규모도 꾸준히 안정적이라고 한다. 뱅크샐러드가 개인의 소비패턴에 맞는 최적의 카드를 추천해주는 데다 지출 관리까지 조언해주기 때문에 생긴 부수적인 효과다.

데이터 간 연결 통한 '똑똑한 금융 생활'

(뱅크샐러드의 '신용관리', '대출협상', '보험설계' 서비스)

출처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뱅크샐러드는 보험 설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직접 활용해 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개인정보를 인증해서 건강보험공단의 최근 건강검진데이터를 앱으로 불러오면 검진 항목별로 결과를 정상·주의·위험으로 분류해 보여주고, 해당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보험료가 저렴한 순서대로 추천해준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본인 건강에 필요한 보험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다음에 설계사와 특약을 논의하는 식으로 능동적으로 보험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연금 조회 서비스도 새롭게 론칭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통합연금포털’에서 데이터를 끌어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본인이 적립하고 있는 공적·사적 연금 현황을 앱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두 서비스 역시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했다. 보험이며 연금이며 금융 상품을 선택·관리하는 데에 고객의 애로가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뱅크샐러드는 데이터 간 연결을 통해 또 어떤 가치를 창출할까. 김태훈 대표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료를 낮추는 데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나 자동차 연비, 가족관계 같은 다른 정보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금융 상품과 연계하면 더 합리적이고 똑똑한 금융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대표의 목표는 뱅크샐러드를 고객을 위한 금융의 ‘자비스’로 키우는 것이다. 블록버스터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아이언맨은 인공지능인 자비스를 장착하고 스마트한 파워를 발휘한다. 김 대표는 “고객이 뱅크샐러드를 장착하기만 하면 여느 금융 전문가 못지않게 똑똑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자비스’ 같은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이용의 법적 근거가 명확해지면 금융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뱅크샐러드를 통한 금융 서비스의 질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73호
필자 배미정 동아일보 기자

인터비즈 이슬지,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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