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인터비즈

"양심 어디?" 침구매장서 잠자는 중국인들...

617,620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DBR] 이케아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 매장에 자사의 경영 철학을 담고 있는 정책이나 서비스, 상품 등을 거의 동일하게 제공하는 이른바 '표준화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어느 곳이나 통하는 일관된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DBR에 실린 중국 상하이 이케아의 논란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원문 기사 더보기

"방문객들에게 잘해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드루아가 고통스럽게 말했다.

이케아 상하이 쉬후이(徐匯)구 지점장 제롬 드루아(Jerome Deloix)는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믿을 수 없었다. 매장 경비원이 그를 긴급 호출했다. 오전 9시 문을 연 이후로 계속 중장년 층이 레스토랑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드루아가 찾아갔을 때는 약 500여 명이 '이케아 패밀리 멤버 카드' 소지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고 밖에서 가져온 음식까지 먹고 있었다. 외부 음식을 먹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면 소리를 지르면서 투덜댔다.

(민폐 고객들은 이케아 매장에서 라디오를 틀어 놓은 채 다른 사람들을 큰소리로 불러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쉬후이 매장은 특히 이혼이나 사별한 노인들이 짝을 찾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노인 데이트 클럽이 이 매장을 미팅을 위한 정기 모임 장소로 선정한 것이다. 온통 노인들이 이케아 매장 안 카페를 차지하고 앉아 소개팅이나 데이트를 했다. 한 번은 클럽 회원끼리 싸우다 경비원에게 뜨거운 커피를 부은 적도 있다.


그렇다 보니 일반 고객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클럽 회원들이 오는 날마다 짜증을 내며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데이트 클럽 회원들이 오는 날에는 매장의 분위기가 망가졌고 매출도 악영향을 받았다. 그들 모두 상품은 구매하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파는 10위안(한화 약 1700원) 짜리 음식만 사 먹었기 때문이다. 이 데이트 모임이 점점 더 유명해지며 문제는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영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막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이케아의 독특한 매장 문화, 중국에서도 통했다

이케아 쉬후이 지점의 면적은 3만 5000평방미터에 달하는데 이는 유럽의 평균 매장 크기인 2만 5000∼3만 평방미터보다도 크다. (그럼에도 중국 내 이케아 매장 중에서는 작은 편이다.) 1년에 500만 명이 넘는 방문객 덕분에 쉬후이 지점은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지점 상위 10위에 들었다. 2003년 개점일 당시 사스(SARS) 전염병이 한창일 때도 8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는 점은 쉬후이 지점의 인기를 보여준다.

(이케아 중국 선전(深圳) 지점 (*본 포스팅과 무관))

출처위키미디어커먼즈

이케아의 콘셉트 중 하나는 고객들이 쉬면서 스웨덴 풍의 식사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넓고 깨끗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들을 더 오랫동안 가게에 머무르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레스토랑은 이익 창출을 위해 운영되지 않고 고객, 특히 여성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서 이용된다.


쉬후이 지점 레스토랑은 오전 9시부터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온 엄마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점심에는 날마다 다른 메뉴와 ‘해피 아워’ 스낵을 제공한다. 저녁때는 폐점 시간인 밤 11시까지 할인 메뉴를 제공한다.



이케아 패밀리 카드를 소유한 고객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에서 무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패밀리 카드는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만으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패밀리 카드가 없는 고객은 커피 한 잔당 5위안(약 800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스타벅스 같은 체인점보다 훨씬 싸고 무료로 리필도 가능하다. 2008년 불량 우유 파동 이후 우윳값이 비싸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우유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런데 이 '무료 커피' 제공 정책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이케아 피카 매장에선 무료로 커피를 제공했다. 피카는 '커피 브레이크'를 뜻하는 스웨덴어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피카타임이라 부른다.)

출처IKEA China

중국인들의 '이케아 사용법'

이케아의 비전은 고객, 직원, 사회를 아우르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삶을 만들자’이다. 그런데 중국에서의 ‘많은 사람’의 정의는 스웨덴과는 달랐다. 스웨덴은 900만 명의 시민이 있는 반면 중국에선 상하이 인구만도 2300만 명이다. 이전까지 프랑스에서 근무했던 드루아는 중국에서 10년간 근무하며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겪었다.


이케아 매장으로 피서를 온 중국인들은 휴식을 위해 설치된 침대나 소파에 아예 드러누워 제 집처럼 숙면을 취하고 큰 소리로 라디오를 틀어놓기도 했다. 가족 단위 고객들은 응접실 가구 코너의 판매용 식탁에 앉아 자신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고 엉망진창인 상태로 두고 떠났다. 그는 아이를 봐주는 보모들이 아이를 아기침대에서 아침나절 내내 재우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깨웠다가 오후에 다시 낮잠을 재우는 광경도 봤다.


이케아의 직원들은 이 모든 것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예를 들어 너무 오래 잠들었거나 부적절하게 팔다리를 뻗고 자는 사람들을 깨우기도 했고, 보모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어린이 방을 구경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케아에서 무료 커피를 뽑는 중국 방문자들.)

출처DBR

(매장에 디스플레이 된 침대에서 중국인들이 숙면을 취하고 있다.)

출처동아닷컴

몇몇 중국인들은 기업가정신(?)으로 드루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 여행사는 가이드가 마이크까지 착용하고 이케아 쉬후이 지점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운영했다. 이런 행동에 대해 이케아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다만 매장 안까지 들어와 호객행위를 하는 불법 택시 운전사들만큼은 경찰을 불러서 해결했다. 장거리 관광버스 기사들은 호텔이 준비되지 않은 이른 시간에 상하이에 도착하면 승객들을 편안히 쉴 수 있는 이케아 쉬후이 지점에 내려주기도 했다. 이케아 직원들이 ‘공짜 커피 데이트 클럽’이라고 이름 붙인 노인 데이트 클럽의 경우도 온라인에서 10위안(약 1700원) 씩의 등록비를 받아서 돈을 벌었다. 데이트 클럽은 중국에서 큰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얼굴 붉히지 않고 '진상고객'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드루아는 섣불리 움직였다가 SNS 상에서 악소문이 날 것을 우려해 기자들을 불러 모아 직접 두 눈으로 문제를 볼 수 있게 했다. 중국어 신문과 영어 신문, TV 같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이야기가 퍼져나갔다. 언론은 정부가 데이트 클럽의 행동을 제지해야 한다고 믿었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시민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케아 직원들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드루아는 패밀리 카드 멤버에게 제공하는 공짜 커피 서비스를 중단하고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사람에게만 커피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케아 중국 본사에서 ‘무료 커피 제도에 손대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무료 커피 제공 정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케아의 경영 철학이자 문화의 한 부분이었다. 동시에 고객이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모션 수단이기도 했다. 이런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이케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무너뜨릴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인테리어,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은 사람들에게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지만, 같은 서비스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출처IKEA China

이케아는 많은 나라에서 표준화된 제품을 만들고 또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행동은 지역마다 상당히 다르다. 드루아는 상하이 쉬후이 지역의 지점장으로서 이케아의 명성을 훼손하는 지역 내 특정 집단의 도전적 행동들을 방지하면서도 이케아 그룹의 문화가 담긴 서비스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한 창의적 방안을 생각해야 했다.


이케아는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그들 삶의 일부분이 돼야 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 측면에서 드루아는 아예 이케아가 직접 데이트 클럽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반대로 데이트 클럽을 내쫓아버리고 출입을 금지하는 것도 고려했다.


결국 드루아와 그의 팀이 선택한 방법은 레스토랑 내에 데이트 클럽 멤버들을 위한 장소를 따로 지정해 주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따로 만들어진 초록색 컵을 제공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모두 공짜 고객으로 남아 있으려 하는 사람들의 수를 제한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의 노력은 효과가 있었다. 레스토랑을 미팅 장소로 쓰는 데이트 클럽 회원 수가 감소했다. “우리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다루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드루아가 말했다.

이케아도 백기 들게 만든 중국 진상 고객들

'공간분리'라는 방안을 통해 진상고객을 내쫓지 않으면서도 다른 고객들에게 가는 피해를 줄이겠단 운영 방침은 훈훈한 미담으로 남을 뻔했지만 안타깝게도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정도 제재에도 중국인들의 비난이 일었고, 여전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노인들의 정기적 데이트가 열렸다.

(이케아 매장을 소개팅 장소로 이용하는 노인들로 인해 비난여론과 옹호여론이 들끓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결국 2016년 가을 이케아는 백기를 들었다. 정책을 고수하겠단 입장을 접고, 매장 식당 입구에 음식을 주문한 사람만 이케아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현지 SNS 상에서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SNS 사용이 활발한 중국 네티즌들은 "노인들은 죄가 없다" 며 대부분 이케아 측의 조치를 비난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노인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나. 그들은 그저 외로운 사람들일 뿐이다. 이케아는 이에 공감해야 하고 최소한 동정하기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 86세 노인은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도 찾아가 보지만 노인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외계인이 된 기분이다. 노인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다면 돈을 두 배로 내고서라도 찾아갈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어쩔 수 없는 조치였지만, 역시 우려한 대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이케아 측의 판단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이케아 매장 안 디스플레이 된 침대에서 자고 있는 사람의 사진이 올라오면 참을 수가 없다.", "제발 부탁이니, 노인들의 행동을 미화하려는 사람들은 매장이 돈을 지불한 고객들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공간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매장에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 다른 이들을 기다리게 하는 건 옳지 못한 행동” 등 다른 고객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처였다는 의견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32호 
필자 조슬린 프로버트·수멜리카 바타차리야·헬무트 슈트

비즈니스인사이트 김유정 정리
businessinsight@naver.com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