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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커피값 안 올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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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도 새벽까지 '소맥(소주+맥주)'으로 달린 당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 간절하다. 하지만 과음으로 늦게 일어난데다 출근길 차까지 막혀 커피 한잔 사서 들어가기 애매한 시간이다. 말할 때 어제 먹은 술 냄새가 날까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잠시 고민하던 당신은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 스타벅스 앱을 활용해 '사이렌 오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을 주문한다. 터치 몇 번에 결제까지 손 쉽게 해결한 당신은 빠른 걸음으로 매장에 들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커피를 들고 부리나케 사무실로 뛰어 들어간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이렌 오더)

출처스포츠동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사이렌 오더는 2014년 5월 모바일 앱으로 미리 커피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처음 시작한 시스템이다. 간단하지만 혁신적인 이 기능은 편의성을 바탕으로 하루 평균 8만 건의 주문을 책임지고 있으며,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스타벅스 매장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대상이다.  


지난해 커피빈, 파스꾸찌, 이디야커피, 빽다방, 엔제리너스 등 주요 커피 브랜드 들은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커피값을 인상했다.반면 스타벅스는 커피 값을 올리지 않았는데 스타벅스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에도 값을 올리지 않은 것은 인건비가 올랐지만 사이렌 오더 등의 IT를 도입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이렌 오더로 노동력을 감축할 수 있었던 것.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카카오톡의 스마트 오더 시스템)

출처이디야 홈페이지, 애플 스토어, 카카오톡 캡쳐

사이렌 오더의 효과가 입증되자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일명 '스마트 오더(Smart order)'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2017년 11월 '이디야 멤버스 앱'을 통해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도입한 이디야는 경품, 할인 이벤트 등의 노력을 통해 회원들의 스마트 오더 이용을 꾸준히 독려 중이다. 이디야는 3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스마트 오더 이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나 탐앤탐스 등 커피전문점들이 올해부터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임을 밝힌 바 있으며, 카카오톡 역시 '챗봇주문'을 통해 소규모 카페 스마트오더를 확대할 전망이다.

고객과 업체, 양측의 수요를 만족시킨 스마트 오더

모바일 앱 기반의 '스마트 오더 시스템'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고객의 만족도와 카페 매출을 동시에 올려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은 과거 주문 방식과 달리 원하는 메뉴를 몇 번의 클릭만으로 주문, 결제한 뒤 찾으러 가기만 하면 된다. 그동안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선다거나 밀린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불필요하게 낭비했던 시간을 줄여주는 서비스인 것이다. 특히 직장인들은 바쁜 출근시간과 소중한 점심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 오더 서비스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언택트(Untact) 서비스'라는 점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소비 트렌드 가운데 하나인 언택트는 굳이 콘택트(Contact)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종업원과 이야기를 섞지 않고 편하고 조용하게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 오더는 전형적인 언택트 서비스 가운데 하나이다. 종업원에게 마시고 싶은 음료가 무엇인지, 회원가입은 되어있는지, 포인트를 적립할 것인지 등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불편한 소통'보다 '편한 단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스마트 오더에 대한 선호도도 더 높아지는 추세다.

(언택트 기술에 익숙해진 소비자들)

출처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스마트 오더는 고객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카페 매장의 매출 상승에도 기여한다. 매장에서 줄을 서지 않는다는 것은 매장의 혼잡을 줄여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바쁜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직장인의 입장을 생각해보자. 아무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해도 당장 시간이 부족하다면 고객은 다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동시에 매출도 그만큼 감소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오더는 이러한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매장의 회전율을 높임으로써 매출 상승에 기여한다.

(카페 매장 내에 줄을 선 고객들)

출처동아닷컴

스마트 오더가 발생시키는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도 한몫하고 있다. 자물쇠 효과는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의 재화 및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와 유사하거나 더 나은 것이 있어도 브랜드를 바꾸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 오더는 주로 멤버십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최초 1회 로그인하고 결제 수단을 미리 등록해놓기만 하면 그 이후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은 해당 브랜드 멤버십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다른 브랜드 카페를 이용할 가능성을 줄인다. 또한, 스마트 오더를 사용하기 위해 충전해둔 현금과 멤버십을 통해 받는 혜택도 소비처를 옮기는 데 드는 전환비용으로 작용하며 고객을 묶어두는 역할을 한다. 앱 결제가 많은 스타벅스의 경우, 2016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1조 4000억 원에 이르는 현금을 선불카드와 앱을 통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 오더를 비롯한 앱 기반 결제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금액이 멤버십에 묶이게 되어 자물쇠 효과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 확대되는 카페와 IT의 결합

최근에는 스마트 오더를 넘어 더 다양한 IT 기반 서비스들이 카페에 도입되는 추세다. 스타벅스는 2018년 사이렌 오더의 온라인 주문 서비스에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추가해 운영 중이다. 이 추천 서비스는 단순히 구매 내역 분석을 통해 음료를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구매 이력은 물론 매장 정보, 주문 시간대, 날씨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전체 수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주로 출근길에 마실 수 있는 커피류가 추천된다면, 저녁에는 저녁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샌드위치류가 추천되는 식이다.

작년 6월 출시된 스타벅스코리아의 '마이 DT 패스(My DT Pass)'도 IT 기술을 이용해 출시한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서비스다. 일반적으로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려면 음료를 주문한 뒤 지갑을 꺼내 결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갑을 꺼내는 게 불편하다는 드라이브스루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동차 번호를 미리 멤버십에 등록하는 마이 DT 패스 서비스를 론칭했다. 매장에 진입하자마자 차 번호가 인식돼 자동으로 결제까지 진행되는 편리함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게다가 마이 DT 패스가 멤버십과 연동돼 있어 사이렌 오더 이용 여부, 쿠폰 보유 여부도 자동으로 확인된다. 실제 서비스 런칭 후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가입자 50만을 넘었고, 현재 드라이브스루 이용자의 절반이 마이 DT 패스를 이용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마이 DT 패스)

출처동아닷컴

IT 기술을 이용해 카페의 형태를 획기적으로 바꾼 브랜드도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는 2018년 1월 인천공항을 시작으로 로봇카페 프랜차이즈 '비트(b;eat)'를 운영 중이다. 고객이 미리 앱 또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면 비트의 로봇팔과 커피 머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커피를 제조해놓는다. 로봇 설치비용은 높은 편이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적어 음료는 대부분 2000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비트는 출시한 지 약 1년 만에 사내 카페, 쇼핑몰, 대학교 등 40곳으로 확대됐으며 매장당 하루 평균 약 500잔의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달콤커피는 올해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19(MWC19)'에서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비트 2E'를 선보이며 로봇카페 산업이 더욱 고도화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삼성생명 본사 사내에 설치된 비트카페)

출처다날 공식 홈페이지

눈을 돌리면 어디서든 카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커피전문점의 공급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이러한 레드오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맛, 친절, 인테리어 등 기존 경쟁 영역을 넘어 IT 기술과 같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속도와 편리함이 당연한 시대에 과거의 카페 운영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브랜드 확장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커피전문점 사업은 이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시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 IT 기술과 결합하여 변화할 카페의 모습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지도 모른다.

인터비즈 이태희, 장재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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