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고, 뜯기고.. 끊이지 않는 나이키 '품질 논란'

조회수 2019. 3. 20. 2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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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품질이 별로면 정품이고 너무 정교하면 짝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공연히 도는 이야기다. 그저 몇몇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다.



2017년 한국 소비자원이 브랜드 운동화 중 13종을 대상으로 미끄럼 방지, 충격흡수, 내구성 등의 품질을 비교 시험한 조사에서 나이키는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나이키의 루나템포 2는 12만 9000원이라는 싸지 않은 가격을 보였지만 품질 등급에서는 가장 낮은 등급인 보통 판정을 받으며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던 나이키에 큰 타격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얼마 전 미국 남자농구 대학 더비 경기에서 일어난 나이키 밑창 사건이다.

'His shoe broke!'..통째로 뜯어진 밑창에 쓰러진 NBA 유망주

출처: 출처 채널 A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과 듀크 대학의 경기에서 나이키 신발의 밑창이 뜯어지며 부상을 당해 쓰러진 자이언 윌리엄슨)

2월 20일(현지시간)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남자농구 동부 최고의 라이벌 더비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과 듀크 대학의 경기가 열렸다. 2차 마켓에서 경기 입장권이 슈퍼볼 입장권에 맞먹는 가격을 자랑하며 팔렸고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찾을 정도로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던 경기였다.

관심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은 내년 6월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고 알려진 듀크 대학 소속의 자이언 윌리엄슨(Zion Williamson)이었다. 그러나 이날 자이언 윌리엄슨의 활약은 경기 시작 33초만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드리블 도중 방향 전환을 위해 급제동을 걸던 과정에서 윌리엄슨의 왼쪽 농구화 밑창이 통째로 뜯어지며 오른 무릎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NBA의 전설인 케빈 듀랜트가 ‘한 세대에 한 번 나오는 선수’라고 극찬을 보낸 윌리엄슨이 경기를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게 되면서 나이키의 품질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찢어지고, 뜯기고..브랜드 값 못하는 나이키 제품

나이키의 품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NBA 선수들의 농구화 가운데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나이키 제품이지만 내구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16년에는 올랜도 매직의 포워드 포지션으로 뛰고 있는 애런 고든의 나이키 농구화의 앞 부분이 찢어졌고, 2014년에는 남미의 스포츠 스타 마누 지노빌리의 나이키 농구화 밑창이 터지는 등 잇달아 사고가 발생했다.

출처: ESPN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찢어진 르브론 제임스의 유니폼)

농구화뿐만이 아니다. 나이키는 아디다스와의 입찰 경쟁 끝에 2017~2018시즌부터 NBA 유니폼 공식 스폰서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2017년 첫 시즌 개막전부터 스타 르브론 제임스(당시 클리블랜드)의 유니폼이 찢어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NBA 유니폼이 정규 시즌 도중 찢어지는 일은 처음이었기에 8년 동안 100억 달러의 공식 유니폼 공급 계약을 맺은 나이키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터져나왔다.

이후에도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 벤 시몬스(필라델피아), 케빈 러브(클리블랜드), 타일러 에니스(LA 레이커스)의 유니폼이 찢어지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빈축을 샀다.

에어쿠션 대신 공기가 매운 빈자리

출처: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나이키 하이퍼덩크 X TB(기사 내용과는 무관))

나이키는 2017년 중국에서 허위 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이유는 바로 '에어쿠션'이 없는 신발을 팔았기 때문. 매년 3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편성한 CCTV 채널의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서는 나이키가 '하이퍼덩크 08' 모델에 '줌 에어(zoom air)'라는 에어쿠션 기술을 사용했다고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에어쿠션이 장착돼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소비자들이 운동화를 절단한 후 다른 운동화와 비교한 사진을 공개하며 허위 광고 사실을 입증했다. 논란이 커지자 나이키 측은 에어가 없는 하이퍼 덩크 08 모델이 약 300여 켤레 유통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소비자들과 연락해 보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사업 초창기 육상화 품질 등을 앞세워 시장에서 경쟁하던 나이키의 정체성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제조업체가 아니라 디자인 업체라는 것이다. 사실 나이키가 성장한 배경엔 탁월한 브랜드 전략과 선도적인 디자인 덕분이라는 점을 부인할 순 없다. 하지만 신발, 의류 브랜드로서 기본기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 순간 다른 역량들도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경쟁업체들도 나이키의 부실한 제품 제조 역량과 품질관리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나이키의 라이벌로 꼽히는 패션 브랜드 퓨마가 제로 자이언 윌리엄슨의 신발 밑창이 뜯어진 사건이 벌어진 직후, 트위터에 “퓨마를 신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과도한 흠집내기라는 비판이 나오자 퓨마는 해당 글을 삭제했으나 제품 품질을 놓고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자이언 윌리엄스의 부상 이후 나이키의 주가는 약 1% 하락했고 주가 총액으로 환산 시 11억 달러(약 1조2386억원)가 증발했다.

인터비즈 신유진,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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