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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매장' 후줄근하게 가야 대접 받는다?

조회수 2019. 3. 16. 09: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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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는 중요한 투자자 모임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후드티와 청바지를 입고 다녔다. 현장에서는 그 모습을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몇몇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는 것은 미숙함의 상징"이라며 손가락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 사람들의 반응에 불과했다. 

출처: flickr
(마크 저커버그)

명품 매장에 갈 때는 오히려 후줄근하게 입고 가라?

하버드 경영대학의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교수는 자리에 맞지 않는 옷을 입거나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는 것이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를 더 많이 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후줄근한 모습의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지노 교수가 2013년에 발표한 '빨간 운동화 효과(red sneakers effect)'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턱수염에 허름한 차림으로 운동화를 신은 교수와 멀끔하게 정장을 입은 교수에 대해 학생들이 각각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지 조사했다. 학생들은 턱수염의 허름한 복장의 교수가 사회적 지위와 능력이 더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정장을 입은 교수보다 더 존경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지노 교수는 "우리는 규범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진 고위 계층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실험은 명성 있는 일류 대학에서 행해진 실험이었다. 일류 대학이 아닌 경우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격식을 갖춰서 옷을 입은 교수일수록 (미미하지만) 조금 더 사회적 지위가 높을 것이라고 평가됐다. 다시 말해 관행이나 규범을 무시하는 것이 '멋진 자율성의 행위'로 보이는 순간은 반드시 격식을 차려야 하는 상황에서뿐이었다. 다시 말해 평범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슬리퍼를 신고 부스스한 차림으로 갔다고 해서 고위 계층이라고 오해받을 걱정(?)은 없을 것이다. 원래부터 그런 곳은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출처: 영화 <아저씨(2010)>와 <007스카이폴(2012)> 스틸컷
(원빈과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또한 연구진은 밀라노의 명품 매장 점원들에게 두 고객의 이미지를 평가하도록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한 고객은 체육복을 입었고 다른 고객은 우아한 드레스를 입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비교적 덜 비싼) 스와치 시계를 착용한 고객과 명품 롤렉스 시계를 착용한 고객을 비교했다. 실험 결과 체육복을 입거나 스와치 시계를 찬 고객이 돈을 더 많이 쓰고 비싼 아이템을 살 것 같다고 생각하는 점원들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진행된 실험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출처: 컨버스(converse) 홈페이지

빨간 운동화 효과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자신의 역량을 뽐내기 위해 단지 중요한 미팅에서 일부러 캐주얼한 옷을 입어야 한다는 뜻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빨간 운동화 효과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만약 친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고위 계층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었다면 이 이론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당신의 진짜 지위를 타인이 모를 때 빨간 운동화 효과가 제대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고: Silvia Bellezza, Francesca Gino, Anat Keinan 공저, <The red sneakers effect : inferring status and competence from signals of nonconformity>(Journal of consumer research(2013)


※이 글은 DBR 143호 [사회적 규범 무시하는 '빨간 운동화 효과'] 기사의 일부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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