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반다이 "다마고치" 기억하시나요?

조회수 2019. 2. 28. 19: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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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달걀을 닮은 동그란 몸체에 흑백 네모 화면. 3개의 버튼을 번갈아 눌러 화면 속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놀아줄 수 있다. 일본의 장난감 기업 '반다이'사가 출시한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다. 다마고치는 90년대 후반을 풍미한 히트작이자, 최근까지도 신제품이 출시되는 반다이의 효자상품이다. 이런 다마고치도 초반엔 600억 원대의 손실을 냈었다. DBR 49호에서는 위기의 다마고치를 살려낸 반다이의 기업 문화를 '동기부여 보이스(VOICE) 모델'에 기반을 두어 분석하고 있다.

출처: 반다이남코, 응답하라 1997 홈페이지 사진 편집
(다마고치)

손실 안기던 다마고치 어떻게 부활했나

1996년에 반다이가 출시한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는 말 그대로 '붐'이었다. 발매 6개월 만에 500만 개가 판매되었다. 다마고치는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예약제, 추첨제로 판매되었는데, 경쟁률이 200 대 1 정도였다고 한다.


엄청난 인기도 잠시, 모방 제품이 우후죽순 출시되었고 반다이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다마고치의 단순함에 금방 싫증을 느꼈다. 대량 생산된 다마고치는 판매되지 않고 그대로 재고로 남았다. 1999년, 반다이는 약 250만 개의 재고를 처분해야 했고, 손실은 무려 60억 엔(약 613억 2000만 원)에 달했다.

출처: 다마고치TV 공식 유튜브 캡쳐

2000년대에 들어 반다이는 다마고치 부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그리고 60억 엔의 손실이 났을 당시의 프로젝트 리더에게 부활 프로젝트를 맡겼다. 그의 도전 정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2004년 반다이는 통신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다마고치를 출시했고 2007년까지 약 300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에 기능과 컬러를 다양화하고 포켓몬스터 등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최근까지도 신제품을 출시하며 꾸준히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을 일궈낸 선배들이 많다는 것은 반다이의 가장 큰 자산이다. 주변에 존경할 만한 선배가 있는 조직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롤모델로 삼을 선배가 없어서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지 모르는 조직이 훨씬 많다. 반다이에서 전해지는 전설들은 후배들에게 동기부여의 원천이 돼 다시 다음 시대의 전설과 영웅들을 만들어냈다.

일에 대한 5가지 욕구

반다이의 다마고치 부활 사례는 직원 동기부여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발표한 '일에 대한 5가지 욕구'는 다음과 같다.

과거 경제성장 및 완전 고용의 시기에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욕구와 같은 ‘결핍 욕구(deficiency needs)’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정 욕구나 자기실현 욕구와 같은 ‘성장 욕구(growth needs)’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동기부여 저하 현상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젊은 직원들의 새로운 욕구는 무시한 채 '요즘 사람들은 달라졌다'며 한탄해야할까? 혹은 '직원 만족(Employee Satisfaction) 경영’을 표방하며 포퓰리즘적 복지 제도를 내세우면 되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직원들의 일에 대한 욕구를 직시하여 일의 본질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노무라종합연구소는 5가지 접근 방법론인 ‘VOICE 모델’을 체계화했다.

1. ‘가치 관점의 접근(Value Approach·공유 가치관 디자인)’

직원이 사회에 공헌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접근법이다. 기업의 비전이나 행동 규범을 설정함으로써 실천할 수 있다. 기업의 가치관을 공유하므로 높은 동기부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때 기업의 성장 전략과 조직 구성원의 인생 전략을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조직 가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사례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또, 가치와 관련된 규범을 인사 평가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좋다.

2. ‘기회 관점의 접근(Opportunity Approach·성장 기회 디자인)’

직원이 기업을 ‘성장 무대’로 바라보게 하는 접근법이다. 학습과 성장, 도전 기회가 풍부하게 제공되는 조직에 사람들이 모이고 높은 동기부여 수준이 유지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설계해야 한다. 또, 개인의 성장을 고려한 업무 포트폴리오와 커리어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3. ‘혁신 관점의 접근(Innovation Approach·창조하는 즐거움 디자인)’

조직 내에 개선, 개혁, 창조 등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와 시스템을 만드는 접근법이다. 아래로부터의 아이디어 제안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부적절한 아이디어는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다. 또한 성공은 충분히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제공해야 한다.

4. ‘커뮤니케이션 관점의 접근(Communication Approach·열정 순환 디자인)’

직원 간의 대화를 통해 일에 대한 열정을 나누는 접근법이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향상시킬 수 있다. 대신 잡다한 의사소통이 남발하지 않도록 의사소통 주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최고경영자(CEO)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증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권한 위임 관점의 접근(Empowerment Approach·능력 발휘 환경 디자인)’

직원에게 유연한 업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자율성을 높이는 접근법이다. 각 개인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리적 환경 뿐만 아니라 정보 환경이나 복리 후생 환경 등 근로 인프라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반다이는 이중 어디에 해당할까? 다마고치의 사례에서도 보이듯이 가치와 혁신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통한다. 반다이엔 ‘반다이 가치(BANDAI Value)’라고 하는 3가지 행동규범이 존재한다. ‘도전가(Challenger) 정신’, ‘혁신가(Innovator) 정신’, ‘엔터테이너(Entertainer) 정신’이 그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사람, 창업가 정신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 일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반다이에서 할 일이 없다. 반다이는 이 3가지 ‘반다이 가치’를 조직 문화로 철저히 배양했다.

출처: 반다이몰 공식 홈페이지
(건담 프라모델)

이처럼 기업 특성을 반영하는 동기부여 향상법은 조직의 잠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된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타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49호
필자 사이토 요시아키 노무라 종합연구소 컨설팅 사업 본부 사업기획실장 / 남동완 노무라 종합연구소 서울지점 팀장 / 임연숙 노무라 종합연구소 매니징 컨설턴트

인터비즈 임혜민,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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