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안 남았어요~" 박사가 말하는 '사면 안 되는 이유'

조회수 2019. 2. 9. 23: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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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철의 Biz-Library


어떤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손에 넣고 싶어 안달을 내다가도 정작 손에 넣는 순간 이전의 설레임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매 전과 구매 후에 전혀 다른 심리 효과가 발생하는 거죠.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해보셨을 텐데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이와 관련, 미국 미시간대의 에드 오브라이언(Ed O’Brien) 및 피비 엘즈워즈(Phoebe C. Ellsworth) 교수가 초콜릿을 가지고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험자들을 A와 B, 두 개 그룹으로 나눠 각 사람에게 5개 씩 허쉬 초콜릿을 순차적으로 제공했습니다. 불투명한 바구니에서 초콜릿을 순차적으로 꺼내 연속적으로 맛보게 하면서, 매 초콜릿을 먹을 때마다 방금 맛 본 초콜릿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평가하게 했습니다.

출처: 허쉬초콜릿 홈페이지

이때, A그룹(Next Condition)에는 “이것은 당신에게 드리는 다음번(next) 초콜릿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5개의 초콜릿을 순차적으로 제공했습니다. 반면, B그룹(Last Condition)에는 1~4번째 초콜릿까지는 A그룹에 했던 것처럼 “이것은 당신에게 드리는 다음번 초콜릿입니다”라고 말했지만, 마지막 5번째 초콜릿에 대해서는 “이것이 당신에게 드리는 마지막(last) 초콜릿입니다”라면서 ‘마지막’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두 그룹 간 맛에 대한 평가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첫 번째부터 네 번째 초콜릿까지는 A그룹(Next Condition)과 B그룹(Last Condition)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5번째 초콜릿에 대한 평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A그룹은 평균 6.26점을 매긴 반면, B그룹은 8.1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통제권의 유무 때문입니다.

B그룹의 경우는 내가 더 이상 먹고 싶다고 해도, 먹을 수 없는 조건입니다. 방금 전까지는 초콜릿을 먹을지 말지 자신의 선택사항이었지만, 마지막이란 메시지를 받는 순간 이제 더 이상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처럼 내 통제권 밖에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그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대폭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작 그 제품을 소유하게 되면 통제권은 내게 들어오게 됩니다. 통제권이 돌아오면, 초콜릿을 먹을지 말지 내가 결정하면 됩니다. 조금 전에는 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이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조건으로 바뀐 것입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그렇게 갖고 싶던 제품도 정작 소유하게 되면 설레임이 사라지게 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뇌는 끊임없이 소유를 추구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것이 음식이든 물이든 전자제품이든 스마트폰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내 통제권 아래 들어오면 과거와 같은 열망은 사라지고 이내 다른 탐색대상을 찾게 됩니다. 유능한 세일즈맨은 이 제품을 소유하지 못했을 때 느끼게 될 후회를 자극합니다. 그러면 열망은 더 커지겠지요.


물건을 판매하는 자와 물건을 구매하는 자로 나눠 레슨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을 위한 레슨입니다. 소비자에게 이 제품이 마지막이란 점을 강조하면, 소비자의 선택 욕망은 그대로 높아질 것입니다. 시간에 한정을 두든, 수량에 제한을 두든, 더 이상 이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려주면 구매 욕망은 높아질 것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레슨은 그 반대가 되겠죠. 즉, 그 제품이 아무리 마지막 제품이라 하더라도, 구매하고 나면 곧 흥미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미리 고려하는게 좋겠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정작 구매하고 나면 시들해질 것을 미리 생각해보면, 뜨거웠던 열정이 허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필자 신병철 중간계캠퍼스 학장

* 참고문헌: O'Brien, E., & Ellsworth, P. C. (2012). Saving the last for best: A positivity bias for end experiences. Psychological Science, 23(2): 163-165.


신병철 박사의 중간계캠퍼스에서는 다양한 강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간계캠퍼스의 강좌들은 세계 톱 클래스 논문을 읽고, 토론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는 체화 습득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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