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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강아지까지 공유? 줄도 '대신' 서 드립니다!

조회수 2019. 1. 7.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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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르고 뻗어가는 '공유경제'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등장하기 전까지, 내 집과 차를 공유해 돈을 번다는 개념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두 기업이 활짝 열어젖힌 공유 비즈니스 영역은 지금도 무한히 확장되고 있다. 집과 차 공유를 넘어 조금 더 색다른 공유 비즈니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주차장도 공유.. 내가 안 쓸 땐 대신 쓰세요

서울이나 부산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뜻하지 않은 위기에 봉착할 때가 있다. 바로 '주차'다. 특히 주택가로 들어가면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 곤란할 때가 많다. 유료 공용 주차장을 찾을 수도 있지만 가격이 부담된다.


주차장 검색 및 예약 애플리케이션 '모두의 주차장'은 각 지역에 등록된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을 공유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구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자기 배정 구역을 어플에 등록하면, 본인이 사용하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이 주차할 수 있도록 공유할 수 있다.  

출처: 동아일보
(주택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선으로 구분된 영역이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요금도 일반 유료 주차장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1시간에 1200원 정도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어플을 키고 가까이 있는 주차장을 선택해 주차 시간, 차량 번호 등을 기입 후 해당 금액만큼 결제하면 된다. 만일 주차장을 찾아갔는데 다른 자동차가 불법 주차를 하고 있다면? 앱 콜센터에 전화하면 다른 구역으로 안내를 해주며, 주민센터에 연락해 단속을 요청한다.

출처: 사용화면 캡처
(모두의 주차장 어플을 이용해 주차장을 찾고 있는 모습. 파란색 1200원 '공유' 표시가 떠 있는 주차장이 공유 주차장이다)

반려동물, 대신 돌봐 드립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 바로 내가 집을 비웠을 때 우리 애기는 누가 돌봐주냐는 것. 무작정 친구, 혹은 친척들에게 맡기기도 하루 이틀이지 집을 비울 때마다 부탁하려니 눈치도 보인다. 그렇다고 애견호텔에 맡기자니 며칠 동안 케이지에 넣어 둔다는데 걱정이 앞선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공유 비즈니스가 나왔다. 주변 이웃에게 반려동물을 잠깐 맡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로버(Rover)다.

로버는 '반려동물 버전 에어비앤비'로 이해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집 주인)가 자신의 빈 집을 공유하는 것처럼, 로버에 등록된 '펫 시터(pet sitter)'들은 자신의 집 또는 시간을 빌려준다. 이들은 로버의 직원이 아닌 주변에 사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신청자 요청에 따라 낮 시간 반려동물 산책, 장기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버 회사 차원에서는 고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일종의 안전장치들을 마련해 놓았다. 시터를 선정할 때 범죄 경력 등을 확인해 신청자들이 안심하고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게 했다. 또,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치료비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시터가 돌봄 가이드라인을 어겼을 경우엔 환불 신청을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펫 시팅 서비스 제공 이틀 뒤 시터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라 가능한 일이다. 

출처: 구글 앱스토어 Rover 페이지
(Rover의 서비스 화면)

국내에서도 펫 시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하나 둘 생기고 있다. '도그메이트'나 '펫플래닛' 등이 대표적이다. 운영방식은 로버와 비슷한다. 2015년 10월 오픈 당시 도그메이트에 등록된 펫 시터는 10여 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310여 명으로 늘어났다. 누적 회원 수도 1만 6000여 명에 달한다.

출처: 도그메이트 공식 홈페이지
(도그메이트의 우수 펫시터 후기)

한편 일본에서는 개를 빌려주는 '렌털 독(Rental Dog)' 서비스가 등장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지만 키울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을 잠시 대여해 준다. 주로 일본 애견 카페들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이푸들, 골든 레트리버 등 낯을 가리지 않으면서 온순한 견종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가격대는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에 3600엔, 1박에 8000엔 수준이다.

사실 개 렌털 산업은 2007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이후 런던 같은 유럽 대도시로 확산됐다. 그러나 '동물 대여' 산업은 곧바로 엄청난 반발을 맞았다. 런던 진출 직후인 2008년, 영국에서는 반려동물 대여업이 '동물 소유권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를 양산한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법적 조치는 미국에서도 이어졌다. 보스턴 시의회는 동물 대여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메사추세스 주 역시 '동물을 일회용으로 취급하도록 조장한다'며 동물 대여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한국에서 역시 2018년 3월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 '도박을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하거나 상품 또는 경품으로 동물을 제공하는 행위, 영리를 목적으로 동물을 대여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안 쓰는 물건 있나요? 빌려주고 돈 벌자

마음잡고 대청소를 하려 집 구석구석을 뒤적이다 보면 여기저기서 숨어 있던 물건들이 튀어나온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집에 두려니 짐만 되는 것들. 이런 '쓸데없는 짐'을 노린 공유 비즈니스 업체가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옴니(Omni)'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대신 보관해줌과 동시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여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용방법은 다음과 같다. 옴니 어플을 설치하고 맡길 물건을 올린다. 이때 브랜드, 크기, 이용기한 등 물건 관련 사항들을 기입하고, 대여 기간(하루, 일주일, 1달 등)에 따른 대여료를 설정한다. 그러면 24시간 내 옴니에서 사람이 찾아와 물건을 직접 받아간다. 보관 비용은 따로 들지 않는다. 대신 누군가 물건을 빌려갔을 때, 수익을 옴니와 50%씩 나눈다.   

출처: 옴니 공식 홈페이지
(옴니가 대여하는 '하루 $25 미만' 물건들. 물건 사진과 종류, 가격, 정보 등이 간단하게 표기되어 있다)

물건을 대여하려는 사람 역시 옴니 홈페이지와 어플을 이용해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클릭해 가격과 상품 정보를 확인한 뒤, 대여 기간을 설정해 결제하면 옴니에서 배달해준다.

출처: 옴니 홈페이지
(옴니 이용 화면. 어떤 유저가 집에 있는 '아크릴 그림'을 옴니에 보관하며, 하루 1달러 가격으로 빌려주겠노라 내놓았다. 1주일을 빌리면 25%, 28일 이상 빌리면 50% 할인해 준다는 셀프 가격 정책이 인상적이다)

옴니가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물건은 벌써 15만 개에 이른다. 헤어드라이어, 자전거, 유모차, 휠체어, 그림, 어글리 스웨터(크리스마스 때 입는 촌스러운 스웨터) 등 종류가 다양하다. 최근에는 기업들까지도 재고 관리 차원에서 옴니를 이용한다. 


현재 옴니는 샌프란시스코와 포틀랜드 지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 총 3700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출처: 옴니 공식 인스타그램
(옴니의 운송 차량과 직원)

재능과 취미도 공유할 수 있다

꼭 유형(有形)이 아니더라도 공유 가능한 재화가 있다. 바로 재능과 취미다. '재능은 계속된다'는 의미로 이름 지었다는 '탈잉(Taling, Talent+Ing)'은 그런 나만의 재능과 취미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탈잉에 따르면설립 이후 1년 반동안 1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5만7000여 시간 서로의 재능을 가르치고 배웠다. 

출처: 탈잉 공식 홈페이지

탈잉에 있는 강좌는 엑셀이나 디지털 마케팅 등 회사 실무 역량에 관한 것부터, 외국어나 음악, 미술 등 취미 생활에 이르기까지 넓고 다양하다. 특히 2030 젊은 층들에게 인기가 많다. 튜터 역시 대학생이 70%라고 한다. 2017년 11월 기준 2000명의 튜터와 5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탈잉은 창업 이후 2년간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약 4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월평균 30%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이 '취미와 재능' 제공자의 범위를 조금 더 좁혀서 '어른 강사'들에게 집중한 플랫폼도 있다. '쉐어러스'는 시니어(어른)가 가진 경험을 오프라인 수업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대단한 업적을 이룬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시니어의 경험과 연륜을 강의로 나누자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미중 무역전쟁의 미래는?' 같은 거창한 주제를 다루는 건 아니다. 오카리나 배우기, 민화 그리기, 꽃차 만들기, 명상으로 행복해지기 등, 꼭 본업이 아니더라도 오랜 세월 가꿔왔던 취미 생활을 나눌 수 있게끔 했다.

출처: 쉐어러스 공식 홈페이지
(쉐어러스가 제공하는 강의들)

줄 대신 서 드립니다! 물건도 대신 사드려요

꼭 사고 싶은 한정판 옷이 나왔다.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지 않으면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동도 트기 전부터 줄을 설 열정은 없다. 포기해야 할까? 만약 나 대신 줄을 서주는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어떨까?

출처: 채널A 뉴스
(작년(2017년) 11월, 한정판으로 출시된 '평창 롱패딩' 판매를 맡은 백화점에는 판매 개시 전날 저녁부터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인파에 경찰이 출동해 감독하는 등의 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태스크래빗(Task Rabbit)'에선 손쉽게 대신 할 사람을 찾을 수 있다. 태스크래빗은 IBM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리 부스케(Leah Busque)가 강아지 사료를 사러 가기 귀찮아 심부름을 대신해 주는 사람을 구하려고 만들었다는 '노동력 공유' 서비스다. '미국판 알바몬'으로도 불리는데, 이 '알바'의 범위와 종류가 우리나라의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넓고 다양한 게 특징이다.


태스크래빗의 초창기 이름은 '내 심부름을 해줘'라는 뜻의 '런 마이 애런드(Run My Errand)'였다. 심부름이란 말 뜻 그대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기는 귀찮은 일들을 대신해줄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태스커(Tasker)'로 불리는 심부름꾼들은 줄 대신 서주기는 물론, 물건 사 오기, 사무, 수리, 심지어 집안일까지 모든 서비스를 대신해준다.

출처: 태스크래빗
(태스크래빗 공식 로고)

2017년에는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IKEA)'가 태스크래빗을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케아는 고객과 '태스커'를 연결함으로써 태스크래빗을 가구조립과 설치 서비스 조직처럼 활용하고 있다.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inter-biz@naver.com

※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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