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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가워! 나는 닌자학과 19학번 김분신이라고 해!

조회수 2018. 11. 1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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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는 단 3명..日대학이 '닌자학과' 만든 까닭

"이번에 수능 본 학생인데... 이 정도 성적이면 어느 대학 갈 수 있을까요?" 한 수험생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인터넷에 질문을 남깁니다. 그러자 "제주 감귤 포장학과"라는 답변이 달립니다. 이렇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전공을 가상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 한때 유행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런 학과가 정말 있다면 어떨까요? 국내에 없는 세계 이색 전공 5가지를 아래에서 소개합니다. 

1. 일본 - 닌자학 전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8월, 일본의 미에(三重) 대학은 세계 최초로 '닌자학'을 대학원 과정에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미에 대학이 있는 미에 현은 닌자의 고향인데요, 매년 약 3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 지역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닌자 박물관은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꼽힙니다. 미에 대학은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닌자학과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듬해인 2018년, 실제로 닌자학 입시가 치러졌습니다. 일본 주니치신문에 따르면 총 3명의 남학생이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닌자와 닌주쓰(닌자가 쓰는 기술)에 관한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논술과 면접도 통과해야 했습니다. 닌자학 전공자들은 닌자를 다룬 고대 문헌을 공부하며 관련 주제들에 대해 토론하게 됩니다. 또한 포괄적인 교육을 위해 일본 역사와 고고학 등 다양한 과목도 이수해야 한다고 하네요. 물론 대학원 과정이니만큼 학위논문도 필수입니다. 

2. 스위스 - 요들송 전공

출처: 네이버 영화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 스틸컷)

우리나라에 아리랑이 있다면 스위스에는 요들송이 있죠. 경쾌한 멜로디의 요들송은 알프스 산골짜기에서 양을 치는 목동들이 서로 생각을 주고받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스위스의 공립대학인 루체른 대학(The Lucerne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and Arts)은 2018년에서 2019년 즈음 요들송 전공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전공은 학사 과정 3년과 석사 과정 2년으로 이루어지는데요, 요들송과 관련해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스위스에서 이 대학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은 전통적인 보컬 기술뿐만 아니라 역사와 경영 과목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 측은 3-4명의 학생에게만 입학을 허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요들송을 전공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겠네요. 

3. 미국 - 동성애 전공

출처: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홈페이지
(2017년 LGBT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 이들이 목에 건 무지개 목걸이는 성 소수자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San Diego State University)는 2009년부터 동성애 관련 과목을 적극적으로 개설하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2년, 대학은 동성애 전공을 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정식 영어 명칭은 'LGBT(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인데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 전환자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샌디에이고 주립대는 뉴욕의 호바트 앤드 윌리엄 스미스 대학(Hobart and William Smith Colleges)에 이어 미국에서 동성애 전공을 만든 두 번째 대학이 됐습니다. 에스더 로스블럼(Esther Rothblum)교수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진 지원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해당 전공자들은 어떤 산업이든지 수월하게 취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 영국 - 비틀즈 전공

출처: 네이버 뮤직
(비틀즈의 음반 '애비 로드(Abbey Road)'의 앨범 아트)

역시 최고의 밴드 비틀즈는 영원한 걸까요? 영국의 리버풀 호프 대학(Liverpool Hope University)은 2009년에 비틀즈 전공을 개설했습니다. 리버풀은 비틀즈의 고향이기도 하죠. 27개월 수료과정인 이 석사 과정의 정식 명칭은 'The Beatles, Popular Music & Society'인데요, 가수 비틀즈뿐만 아니라 대중가요와 사회학 등 다양한 방면에 걸친 연구가 목적이라고 합니다.  


비틀즈학과의 첫 졸업생은 비틀즈의 엄청난 팬이었던 캐나다 여성이었는데요, 그녀는 "이 전공이 완전히 학문적"이었으며 "당시의 정치, 사회, 문화적 환경이 어떻게 비틀즈를 탄생시킬 수 있었는지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5. 이탈리아 - 젤라또 대학

출처: flickr

마지막 사례는 전공이 아니라 무려 대학입니다. 2003년에 설립된 '깔피쟈니 젤라또 대학(Carpigiani Gelato University)'은 유명한 젤라또 기계 제조사인 '깔피쟈니'가 만든 학교입니다. 세계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이 대학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젤라또 대학의 목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진짜 이탈리아 젤라또의 맛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교육 과정은 초, 중, 고급과 인턴십으로 나뉘는데요, 만약 모든 과정을 전부 이수하면 총 4주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젤라또 대학을 졸업하기 전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배우는 것은 '젤라또 가게를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맛있는 젤라또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죠. 


앞서 소개한 전공들은 언뜻 보기엔 그저 우스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지역 사회의 경제 발전이나 현장 밀착형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상아탑에 갇혀 현실과 동떨어진 연구만 하는 대학으로 남기보다는 관광업, 엔터테인먼트 산업, 요식업 등 구체적인 비즈니스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커리큘럼을 혁신하는 것이라 볼 수 있죠. 지역사회, 기업들과 협력하려는 대학들의 이런 노력들이 결국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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