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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스토랑의 직원, 모두 '노숙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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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가 만든 타코 요리)

출처파밍 호프 인스타그램

보통 노숙자들은 무료 급식을 해 줘야 하는 사람들로 여겨진다. 하지만 노숙자가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주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실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런 식당이 있다. 바로 비영리 스타트업 파밍 호프(Farming Hope)가 운영하는 팝업 레스토랑이다.


파밍 호프 레스토랑은 매주 목요일에만 문을 연다. 시에서 운영하는 문화시설(civic center) 공간을 빌려, 애피타이저, 수프, 메인 요리, 디저트 등으로 구성된 근사한 저녁 식사를 4만~5만 원에 내놓는다. 이곳에선 일반인과 노숙자가 함께 어울려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한 가지 차이라면, 일반인들은 돈을 내고 식사를 하지만 노숙자들은 무료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노숙자를 힘들게 하는 건 지독한 가난 말고도...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파밍 호프의 팝업 레스토랑)

출처파밍 호프 페이스북

파밍 호프의 창업자인 제이미 스타크(Jamie Stark)와 케빈 마드리갈(Kevin Madrigal)은 대학 동창 지간이다. 지난 2015년 미국 스탠퍼드대 디자인 스쿨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숙자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노숙자가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스타크와 마드리갈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홈리스(homeless) 문제를 해결하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노숙생활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며 홈리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스타크와 마드리갈은 노숙이 단지 경제적 가난을 의미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가난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즉, 소득이 없어서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것만큼 가족이나 친구로부터도 멀어져 소외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스타크와 마드리갈은 경제적 가난과 사회적 가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음식'이라고 봤다.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유한 사람은 물론 가난한 사람도 편하게 와서 함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를 원했다.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간 중심적인 공간 말이다. 마침내 2016년, ‘노숙자들의 경제적 가난과 사회적 가난을 모두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파밍 호프가 설립됐다. 

노숙자들의 안식처가 될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다

(파밍 호프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전문가에게 새로운 텃밭을 가꾸는 법을 배우고 있다)

출처파밍 호프 인스타그램

파밍 호프는 노숙자들을 종업원으로 채용한다. 채용 기준은 단 한 가지. 홈리스 생활에서 벗어나 직업을 갖고 싶어 하는 강한 열망이 있는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노숙자들은 지역 사회에 있는 공공 텃밭을 활용해 직접 과일과 채소 등 식재료를 재배한다. 여기서 수확된 과일과 채소는 파밍 호프 팝업 레스토랑의 식재료로 납품되기도 한다. 텃밭에서 일하는 노숙자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외에 다른 사람들과 텃밭에서 함께 일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는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고독한 노숙생활로부터 잠시 벗어나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출처파밍 호프 인스타그램

파밍 호프는 요리 교실도 운영한다. 요리 수업은 공동 창업자이자 셰프인 케빈 마드리갈이 주로 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식재료를 준비해두는 법과 음식을 만드는 법, 심지어는 음식을 서빙하고 손님을 대하는 태도까지 교육한다. 어느 정도 훈련된 노숙자들은 앞서 언급한 팝업 레스토랑의 요리사로서 활약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노숙자 요리사들은 그 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안정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파밍 호프는 노숙자들의 안식처가 될만한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노숙자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선사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파밍 호프는 이렇게 훈련된 사람들이 안정된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한다. 실제로 2017년에 파밍 호프 팝업 레스토랑 프로젝트에 참여한 8명의 사람들 중 4명은 정규직으로 고용됐다. 노숙자였던 제시 풀러(Jesse Fuller)는 파밍 호프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현재는 미국 식품업체 홀푸드에서 식재료 준비 파트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파밍 호프가 운영하는 점심 식사 부스)

출처파밍 호프 홈페이지

최근 파밍 호프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주 점심 식사 부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 이를 통해 파밍 호프의 노숙자들은 매주 일정한 시간에 안정적으로 일을 하며, 지속적인 수입도 얻고 있다.


* 이 글은 2018년 4월 30일에 작성된 <FastCompany>의 기사 'At These Pop-Up Dinners, The Chefs (And The Guests) Are Homeless'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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