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은 귀찮을 때 지갑을 연다? 구독 서비스로 보는 男女 차이

조회수 2018. 10. 1.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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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성에게 면도기는 필수품이자 주기적으로 새것으로 교체해 줘야 하는 귀찮은 소모품이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든, 슈퍼로 사러나가든 귀찮기는 매한가지. 그런데 한 번 신청만 하면 알아서 매달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게다가 가격도 더 저렴하다면 어떨까. 

2011년 설립된 미국의 스타트업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 이하 DSC)은 남성들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어 성공했다.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 방식을 면도날 사업에 접목한 것이다. 소비자가 DSC 구독을 신청하면 첫 달에는 면도기, 면도날, 면도 크림이 들어있는 제모용품 세트를 5달러(약 5380원)에 받게 되고 두 번째 달부터는 6달러(4중날 4개), 9달러(6중날, 4개) 옵션 중 선택할 수 있다.

출처: 달러쉐이브클럽
(현재 웹사이트에서는 제모용품뿐 아니라 샤워용 제품, 여행용 제품, 스킨케어, 구강 제품 등도 개별적으로 판매하며 제품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DSC의 등장 당시만 해도 면도날 시장은 P&G의 질레트(Gillette)와 쉬크(Schick) 등의 대형 글로벌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면도기는 싸게 팔고, 교체 면도날은 비싸게 파는 이른바 "면도날 마케팅"으로 많은 수익을 얻어왔다. 그러나 편리함과 저렴함을 내세운 DSC가 나타나면서 지각변동이 생겼다. DSC는 창업 4년 만에 미국 면도기 시장의 10%를 차지하더니, 온라인 판매에서 질레트를 앞서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320만 명의 클럽회원을 확보해 연 매출 2억4000만 달러(약 2,584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Unilever)는 2016년 DSC를 10억 달러(약 1조 762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DSC는 경쟁업체 P&G가 장악하고 있는 면도기 시장을 공략 중이다.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

DSC의 비즈니스 모델인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 ·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신문처럼 특정 기간 동안 일정한 구독료를 지불하고 주기적으로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를 정기 구독하는 모델을 말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앤 컴퍼니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는 주로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시간과 돈을 아끼는 '보충'을 위한 구독이다. 비타민이나, 면도기 등 일상 용품들을 사는 경우다. 둘째는 '큐레이션'을 위한 구독이다. 전문가들이 선정해주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경험해보려는 소비자들이 구독한다. 마지막으로는 '특권'을 위한 구독이다. 구독을 통해 멤버십을 획득해 VIP 혜택을 얻기 위함이다. 


사실 장기 구독 방식의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미리 한 달 치 또는 몇 달치 비용을 선 지불해야 하는 신문 구독을 떠올려보라.) 그러나 구독 서비스로 얻을 수 있는 편리함, 맞춤화,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이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가치로 다가가고 있다.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브랜드 버치박스. 2012년부터 남성 화장품으로도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1개월 당 약 10달러(약 10800원)의 구독 비용이 든다)

2010년 이후 화장품 구독 서비스 업체 버치박스(Birchbox)와 같이 매달 다른 제품을 다양하게 골라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형의 구독 서비스가 성행하게 됐다. 미국에서 현재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구독 서비스는 'Amazon Subscribe & Save(아마존에서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물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으며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구독 서비스는 뷰티 제품에서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있다. 서비스 기업들은 구독 품목뿐만 아니라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아이템들을 선별해 배송해주면서 소비자들을 위한 큐레이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주 고객층은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젊은 세대이며, 구독 서비스는 제조업체가 직접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출처: 각사 홈페이지
(왼쪽은 꽃을 구독할 수 있는 국내 꽃집 꾸까. 2주마다 꽃이나 녹색 식물을 받을 수 있다. 오른쪽은 도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베티움'. 20명의 도서 전문가가 영유아의 성장 발달에 맞춰 책을 추천한다.)

남성과 여성이 각자 애정하는 구독 서비스를 보니...

맥킨지 앤 컴퍼니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공통적으로 아마존과 DSC의 구독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때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성 구독자가 '입시(Ipsy)', '버치박스(Birchbox)', '세포라 플레이!(Sephora Play!)' 등의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 반면, 남성 구독자는 면도용품, 식료품, 애완동물용품, 게임 상품 등 다양한 품목을 구독 서비스를 통해 구입한다.

(식료품 구독 서비스 블루에이프런(Blue Apron)과 애완동물 용품 구독 서비스 바크박스(Barkbox))

여성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을 탐색하는 소비자를 겨냥하는 구독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반면 남성들은 필요한 생활 물품을 계속해서 보충하는 소비자를 위한 구독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생활 물품들을 빠르게 보충해 물품을 구매하는 데 들어가는 쇼핑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이려는 것이다.

현재 전체 구독 서비스의 대다수는 여성들이 차지한다. 그러나 남성 이용자는 한번에 3개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확률이 여성보다 더 높았다. 남성들은 한 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른 용품들도 구독 서비스로 구매할 가능성이 여성보다 높다는 뜻이다. 

앞으로는...남성도 패션 뷰티 산업으로

리서치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남성 그루밍 제품의 온라인 시장 매출은 7억3200만 달러(약 7886억 원)이며, 그루밍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에 걸쳐 태어난 세대)와 Z세대(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자신을 가꾸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적다.  

(남성 패션 관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SprezzaBox(왼쪽). 월별 28달러(약 3만 원)에 5~6가지 남성용 패션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오른쪽은 속옷 구독 서비스 업체 Me Undies. 속옷 한 장 당 월별 16달러(약 1만 7천 원))

그에 따라 개성 있고 세련된 패션 액세서리를 구매하려는 젊은 남성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타이 바Tie Bar'(넥타이나 양말 등의 의류 구독 서비스를 제공), '스프레짜Sprezza'(패션 아이템 구독 서비스 제공) 등 제품을 손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여러 패션·뷰티 구독서비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인터비즈 홍예화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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