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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려서 단종된 라면, 고객 요청에 부활해 4개월만 300억 매출 ‘대반전’

소비자들의 요구에 재등장한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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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작성일자2018.09.14. | 828,550 읽음

최근 유통가 트렌드로 떠오른 것 중 하나는 레트로 마케팅, 일명 복고 마케팅이다. 과거의 추억을 간직한 소비자들이 제품에 담긴 ‘향수’를 함께 사는 것이다. 최근의 소비트렌드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이 ‘향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꾸준히 존재해왔다.


이미 많이 알려진 오레오 오즈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인 동서식품의 시리얼 제품 오레오 오즈는 뜻밖에도 미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오면 꼭 사가는 대표적인 한류 제품이다. 

(국내 마트에서 오레오 오즈를 구매하는 미국인 관광객)

출처 : JTBC 방송 화면

오레오 오즈는 원래 1998년 미국 크래프트 산하 시리얼 부문 업체인 포스트가 크래프트의 유명 과자 오레오를 응용해 출시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크래프트와 포스트가 2002년 분리되면서 제품 생산도 중단됐다. 전세계적인 단종 제품이 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인 동서식품은 크래프트와 포스트 양쪽 모두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었고, 그 덕에 오레오 오즈를 생산할 수 있었다. SNS 등을 통해 “한국에서 오레오 오즈를 판다”는 소식이 퍼지자 추억의 맛을 그리워하던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는 그야말로 ‘열풍’이 불었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에는 오레오 오즈를 싹쓸이하는 관광객들도 생겼고, 이베이나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많았다. 미국 포스트 역시 이 같은 자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이해했던 걸까. 2017년 뉴 오레오 오즈를 출시했지만 과거 제품과 달리 마시멜로우가 빠진 형태여서 아쉬움을 사고 있다.


바다를 건넌 오레오 오즈의 인기처럼 단종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추억은 큰 힘을 갖는다. 기업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마케팅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처럼 소비자들의 목소리 때문에 단종됐다가 부활한 제품들이 많다. 

토마토마

2006년 단종된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토마토마는 소비자들의 요청 때문에 재출시가 결정된 제품이다. 사실 2005년 처음 시장에 나왔던 토마토마는 첫 출시 당시에도 3개월 만에 170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다른 주력 아이스크림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출시 1년만인 2006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그때의 맛을 기억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토마토마를 다시 먹고 싶다”는 요청을 계속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이 맛을 알려줘 놓고 생산을 중단하나. 애초에 이 맛을 모르게 하던가’라는 글이 올라와 하루만에 9만 회 가량 조회되기도 했을 정도다. “5년 전부터 회사 고객센터로 전화해 재출시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고객들의 요구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재출시하게 된 것”이라는 해태제과 관계자의 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마침내 2017년 3월 해태제과는 추억의 맛과 포장 그대로 토마토마를 재출시했다. 토마토마를 단독 판매했던 세븐일레븐에서는 입고 한달여동안 아이스크림 판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부대찌개면 & 감자탕면

국민 음식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국내에는 수 많은 종류의 라면이 존재한다. 그 중에는 신라면처럼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 받아온 제품도 있고, 경쟁 제품에 밀리거나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아무도 모르게 시장에서 사라진 것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실패한 제품이라고 그 부활 가능성까지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 때 그 맛이 그립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신(新)출시보다 더 나은 재(再)출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출처 :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CF 캡처, 농심 홈페이지

농심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은 재출시 이후 오히려 과거보다 더 큰 인기를 끌었다. 2016년 하반기 라면 시장의 부대찌개 라면 대유행을 이끈 부대찌개면은 사실 1999년 출시됐다가 2011년 단종됐던 보글보글 찌개면의 리뉴얼 제품이다. 농심이 밝힌 2011년 찌개면의 생산 중단 이유는 판매량 저조. 하지만 과거의 맛과 추억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은 꾸준히 찌개면의 재출시를 요구해왔다. 이에 농심은 2016년 기존 찌개면의 맛을 업그레이트 시킨 부대찌개면을 내놓았고, 출시 50일 만에 100억 원, 4개월 만에 300억 원을 넘기는 누적매출을 기록했다.

출처 : 농심 홈페이지

2009년 단종됐던 농심의 감자탕면도 2017년 리뉴얼해 부활했다. 감자탕면은 지난 2006년 출시됐다가 3년만에 국내에서 단종됐지만 일본, 중국 등 국외에서는 계속 판매되며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재출시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농심 측도 이를 언급하며 “국외에서 감자탕면을 먹어 본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있었다”고 재출시 이유를 밝혔다.

포카칩 구운김맛

한때 ‘밥에 비벼 먹는 과자’로 SNS에서 인기를 끌었던 오리온의 포카칩 구운김맛 역시 소비자에 성원에 힘입어 재출시된 제품이다. 2003년 첫 출시됐을 때의 이름은 포카칩 알싸한 김맛.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해 단종됐지만 오리온은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에 집중했다. 거기에 2년간의 국내외 시장조사를 통해 김맛 과자의 성공 가능성도 확인했다.

(2017년 다시 단종된 포카칩 구운김맛(왼쪽)과 이에 대한 고객 문의)

출처 : 오리온 블로그, 네이버 지식인 캡처

결과는 훌륭했다. 출시 6주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 SNS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잘게 부순 과자를 밥과 비벼 주먹밥을 만들어 먹거나, 김 대신 과자로 밥을 싸먹는 독특한 레시피가 화제가 된 것이다. 아쉽게도 포카칩 구운김맛은 현재 다시 단종된 상태지만 온라인에서의 인기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듯 하다.

815콜라

그런가하면 코카콜라, 펩시가 점령하고 있던 콜라시장에 “콜라독립 8.15”를 외치며 도전장을 내밀었던 815콜라도 단종과 재출시를 통해 소비자의 추억을 꾸준히 자극하는 제품이다.


1998년 815콜라를 출시했던 범양식품은 코카콜라컴퍼니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코카콜라를 생산하던 회사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코카콜라가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직판 체제에 나서자 범양식품은 토종 콜라를 생산·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것이 바로 815콜라의 시작이다. 815콜라는 민족정서를 자극하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1999년 시장 점유율을 13.7%까지 끌어올렸으나, 위기감을 느낀 기존 강자들의 물량·할인공세에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애국심 마케팅만으로 코카콜라, 펩시의 거대한 벽을 넘기엔 맛이나 품질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거기에 제조사였던 범양식품과 유통사 건영식품이 잇달아 부도가 나자 2004년 9월 단종되고 말았다. 

(왼쪽부터 차례로 범양식품, 프로엠, 웅진식품에서 선보인 815콜라. 웅진식품에서는 815사이다도 함께 출시했다.)

하지만 콜라 독립을 향한 국내 기업들의 도전은 계속됐다. 2014년 편의점 음료 납품업체 프로엠은 동부팜가야로부터 라이선스를 임대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815콜라를 선보였으나 1년이 채 못 돼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후 2015년 상표권을 갖게된 웅진식품이 다시 815콜라를 출시하면서 토종콜라의 두 번째 부활이 이루어졌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815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간직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해 다시 시장에 선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편의점 콜라 점유율이 4%까지 상승하는 등 추억의 815콜라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콜라 독립’을 응원하고 있다.


*건영식품은 부도 이후 동부그룹 계열사로 편입돼 동부팜가야가 됐고, 2014년 동부팜가야는 웅진식품에 인수됐다. 

(815콜라의 재출시에 반가움을 표하는 소비자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검색

이 같은 단종 제품의 재출시는 몇 가지 측면에서 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먼저, 추억의 맛을 기억하는 소비자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켜 자연스러운 입소문 마케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출시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에도 용이하다. 또, 한 차례 시장에 선보였던 제품이기 때문에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물론 장점만을 보아선 안된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소비자들의 추억에 기댄 반짝인기를 꾸준한 인기로 어떻게 전환하는가다.

인터비즈 황지혜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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