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등 이야!" 같은 광고가 망하는 이유

조회수 2018. 8. 23. 09: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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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삼성은 ‘역사는 1등만을 기억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광고 시리즈를 방영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삼성은 그 말을 지켰지만, 1등이라는 명예가 달콤하지만은 않은듯하다. 시장에서의 위치가 올라간 만큼 소비자의 기대치도 올라간 탓일까. 삼성의 신제품 발매 소식을 전하는 기사 댓글에는 “실망”이라는 소비자들의 질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삼성전자 공식 페이스북

# 2007년 도요타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했을 때, 조 후지오 전 회장은 “1위로서 가장 큰 걱정이 무엇이냐”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1위라는 것이 걱정”이라고 답했다. 1위 기업으로써 가져야 할 책임감이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와 시장이 1위 기업에게 갖는 어떠한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였는지 모른다. 

소비자들은 1등 기업, 1등 제품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갖는다. 우리가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예전 같은 혁신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혁신’ 분야에서 첫째로 손꼽히는 아이폰에 대해 소비자들은 언제나 ‘완벽한 혁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이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혁신이 없다'는 기사 메들리가 이어진다)

이 같은 ‘1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마케팅 전략 수립에 참고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실패하는 제품과 실패하는 마케팅 전략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리고 높여 둔 소비자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도 그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다.


다른 제품을 디스 하는 비교 광고나 ‘우리 제품이 최고!’라는 식의 제품 포지셔닝 활동은 소비자에게 최고를 지향하는 심리(maximizing mind-set)를 유발한다. 이러한 심리 상태에 놓인 소비자는 스스로 1등이라고 자신하는 해당 제품에 대해 큰 기대치를 갖게 되고, 구매한 제품이 완벽하지 않을 경우 돈을 낭비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 마징징과 닐 J. 로즈는 세계적 경영 저널 HBR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로 적당함에 만족하는 성향을 나타내지만, 이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비교광고나 ‘최상’, ‘최고’ 등의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들은 최고지향심리를 갖게 되고, 제품에 완벽함을 기대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을 간과한 채 최고지향심리를 유발하는 마케팅 문구를 사용하면 기대보다 못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후회가 커지거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이들이 진행한 연구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최고지향심리를 갖게 한 그룹에 원하던 제품을 제공하지 못했을 때, 타 그룹에 비해 지불의향 수준은 낮아지고 다음번에는 다른 브랜드의 과자를 먹겠다는 욕구가 상승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광고와 매장 디스플레이 전략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비교 광고를 하거나 ‘최상급’을 강조하고 싶다면 자사 제품이 모든 면에서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전략을 개의치 않고 펼칠 수 있는 기업은 별로 없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간발의 차이로 최고의 선택 사항을 놓쳤을 때 가장 크게 후회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제품에 자신이 있더라도 비교 광고를 삼가고 ‘최고’라 강조하는 문구를 줄이는 편이 경영진으로서는 골머리 아픈 일을 피하는 길이 될 수 있다.

※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최고’를 강조하는 홍보 전략의 덫] 기사를 참고, 발췌하였습니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4년 10월호

마징징(Jingjing Ma), 닐 J. 로즈(Neal J. Roese)

인터비즈 황지혜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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