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내 정치' 하는 비결

조회수 2018. 8. 22. 09: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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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팔지 맙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내 정치’라는 단어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공정하지 않은, 어떠한 (정치적) 이유로 회사의 시스템이 좌지우지된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그때부터 회사의 모든 것이 부당하게 느껴진다. 당연하게도, 회사 구성원들이 회사를 정치적인 공간이라 여길수록 참여도와 생산성이 떨어지며 퇴사율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본래 정치적 동물’이라고 말했듯 회사 내에서도 정치는 불가피하다. 사내 정치에 참여하든 안 하든 정치가 회사 구성원, 팀, 프로젝트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고려하면 관심을 두지 않기란 어렵다.


때문에 구성원의 정치 참여야말로 사내 정치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역설이 성립한다. 사내 정치에 불평을 늘어놓기보다 직접 참여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세계적 경영저널 HBR은 “다행히 모든 정치 행위가 나쁜 것은 아니며, 영혼을 팔지 않고도 게임을 할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좋은 정치와 나쁜 정치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나쁜 정치는 식별하기 꽤 쉽다. 나쁜 정치는 다른 사람이나 조직의 희생을 바탕으로 출세하기 위해 심하게 다투고 조작을 일삼고 아부하고 뒤통수를 치고 루머를 퍼뜨리는 일을 포함한다. 근본적으로 어떻게 해서든 필요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승진하는 것을 말한다. 나쁜 정치는 교활하며, 심한 경우 사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타인을 해치는 부도덕한 일이다.


반면, 좋은 정치는 타인의 권리와 회사의 이익도 챙기는 동시에 개인의 이익도 늘린다. 자신의 공헌을 회사에 적절한 방식으로 호소하고,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회사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다. 이기적이거나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없어서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동료를 험담하는 일도 좋은 정치에 해당한다. 더 높은 차원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 한, 개인의 이익 증대 역시 정당하다. 흔히 좋은 정치 행위를 가리킬 때 요령 있거나, 인맥이 두텁거나, 세상 물정에 밝다고 표현한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해관계자를 잘 관리하는 능력 역시 좋은 정치다. 

사회과학에서는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이뤄졌다. HBR에서는 플로리다 주립 대학 제럴드 페리스Gerald Ferris 교수팀의 연구를 인용해 4가지 차원의 정치적 수완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적 통찰력social astuteness: 타인의 마음을 읽고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파악하는 능력과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자기 인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능력의 핵심은 타인에 의한 자기 인식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내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는 것이다.

대인관계 영향력interpersonal influence: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방식을 좌우할 수 있는 설득력. 먼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가장 신경 쓰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맞춤형 메시지를 만드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인맥관리 능력networking ability: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 냉소적인 사람들은 인맥을 관리하는 네트워킹networking과 일을 하지 않은 낫워킹not-working은 철자 하나 차이뿐이라 말하곤 한다. 하지만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 ‘관계 쌓기가 실적 쌓기다contacts mean contracts’라는 격언이 있지 않은가.

외형적 진실성Apparent sincerity: 정직하고 개방적이고 솔직한 사람으로 보이는 능력. 진정성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다. 다른 사람들이 얼마만큼 나를 정직하다고 여기는지가 나 스스로 얼마나 정직하다고 여기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이 네 가지 능력을 상당한 수준까지 갖춘다면 업무능력과 사내 영향력, 리더십이 향상되고 출세도 빨라진다. 또, 개인의 인품이나 지능과 상관없이 커리어에 크게 영향을 준다. 또 자기 자신이 외향적이지 못하거나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할 때도 이 정치적 기술들을 보완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정치 기술이 부족한 사람은 아무리 총명하며 정직하고 부지런하다고 해도 사내 커리어에서 탈선해 버릴 수 있다. 정치적 기술의 유무는 또한 부하들로부터의 평가도 좌우한다. 이런 기술이 있는 사람은 부하들로부터 ‘내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피드백도 잘 주는 상사’라는 평을 받을 것이고, 이런 기술이 없는 사람은 고압적인 상사라는 평을 받을 것이다.

고매하고 순수한 마음에서 정치에서 손을 떼든 혐오감에 주먹을 움켜쥐든, 직장에서 정치 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지나치게 순진할 뿐 아니라 크게 손해 보는 짓이다. 우리는 사내 정치라는 암묵적 규칙을 활용해 조직의 이익에도 공헌하면서 내 이익도 늘리고 명예와 품위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8년 1-2월호

필자: 데릭 러스크, 로버트 B. 카이저,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치

인터비즈 황지혜 정리
inter-biz@naver.com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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