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구멍가게 '사리사리'.. 경제의 중심이 된 이유

조회수 2018. 7. 26. 17: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필리핀의 사리사리(Sari-Sari)는 일부 부촌을 제외한 필리핀 거리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네 잡화점이다. 필리핀어로 '다양함' 또는 '모든 것'을 의미하는 사리사리는 주로 음료, 통조림, 라면, 인스턴트커피, 치약 등을 취급하는데, 이 제품들은 대부분 소포장 형태로 판매된다. 뿐만 아니라 핸드폰 선불카드 충전 서비스 등 사리사리는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필리핀 국민들의 터전, 사리사리

출처: flickr
필리핀의 사리사리 점포

공식적인 통계 자료는 없으나 사리사리 점포는 소매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사리 점포의 매출액은 필리핀 전체 소비재 매출의 약 46%를 차지하며 대형마트인 하이퍼 마켓이나 슈퍼마켓보다 높은 매출을 보인다. 그중 식품 매출액은 필리핀 총 식품 소매매출의 60%에 달하며, 약 269억 달러(28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사리사리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요인이자 필리핀 경제의 핵심인 것이다.


필리핀은 일부 대도심과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 아직 대형 슈퍼마켓과 편의점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사리사리는 비록 일반 슈퍼마켓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어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고, 외상도 가능해 서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사리사리 점포는 생활 필수품을 주로 낱개 또는 소량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최저임금(하루당 최대 약 1000원) 이하로 생활하고 있는 대다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리사리 점포는 유형도 다양하다. PC방 겸용 사리사리는 PC 4대 정도의 소규모 인터넷 환경을 제공한다. 심지어 저렴한 코인노래방 기계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노래방 겸용 사리사리도 있다. 흥이 많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필리핀 국민들의 문화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 핀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리사리

출처: flickr
간판 양옆에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로고가 그려져 있다

지역 곳곳에 분포돼 있는 사리사리는 기업 홍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점포 소유주들 대부분은 화려한 외관을 원하기 때문에 기업 측이 제공하는 포스터 및 배너를 설치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사리사리 점포의 간판을 제작해주는 대신 자사 로고나 제품을 간판에 함께 그려 넣기도 한다.


핀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리사리 점포도 있다. 필리핀에서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분증 2개를 제출해야 하고, 최소 예치금이 있어야 하는 등 은행 문턱이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전국에 약 100만 개 정도 분포되어 있는 사리사리는 은행을 대신하여 결제 및 송금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트루 머니
사리사리 점포와 협업한 트루 머니 홍보 사진

예를 들어 태국 핀테크 기업인 '트루 머니(True Money)'는 간단하고 저렴한 POS 단말기를 사리사리 점포를 대상으로 판매하거나 대여해주고 있다. 덕분에 사리사리 점포는 쉽게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송금 수수료는 약 2% 정도로 아주 저렴한 편이다.


대형 유통업체도 사리사리 점포와 손을 잡고 있는 추세다. 필리핀의 대형 유통업체인 퓨어골드(Puregold)가 사리사리 점포 창업자들에게 자본을 제공하면, 창업자들은 그 대가로 퓨어골드를 통해서 물품을 공급받는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 투자금과 안정적인 유통경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출처: flickr
소포장으로 판매되는 사리사리 내 제품들

필리핀 정부는 소매업의 경우 외국자본의 투자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외국인은 사리사리 점포를 정식으로 등록하여 운영할 수 없지만 대신 사리사리에 제품을 납품하는 방법으로 투자진출할 수는 있다. 유통분야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사리사리 점포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소포장 가능 여부'가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한다. 그는 "네슬레와 같은 외국계 기업도 필리핀 시장을 위해 별도의 소포장 상품을 만들어 유통하고 있다"며 "필리핀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 화장품의 경우 소포장으로 판매한다면 사리사리 점포에서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리사리는 아직 우리 기업이 진출하지 못한 미개척지이지만 송금 서비스, 핸드폰 충전 서비스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출처: 위키피디아

*이 글은 KOTRA 해외시장 뉴스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