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감사합니다"했더니 고장률 낮아졌다?

조회수 2018. 7. 1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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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이 없어서 감사합니다
출처: DBR

2011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직원들이 기계에 감사 스티커를 붙이면서 "고장나지 않아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기계가 말을 알아들을 리 없었기에 직원들은 감사 인사를 하면서도 기계 고장률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거짓말처럼 기계의 고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 0.23%였던 기계고장률은 감사운동이 시작된 2011년 0.17%, 2012년에는 0.12%로 고장률이 2년 만에 52%가 감소했다. 갑작스런 고장으로 야간에 호출을 받는 직원 수(돌발호출 건수)도 2010년 899명에서 2012년 320명으로 대폭 줄었다. 정말 기계가 고맙다는 말에 보답이라도 한 것일까?

출처: DBR
포항 제철소의 기계(설비)고장률 감소

자체 조사 결과 비결은 따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설비를 관리하는 현장 직원들이 감사 인사를 붙인 기계에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고장률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은 감사 운동을 생활화 하면서부터 정비를 할 때 마다 더 애정을 가지고 기름칠을 하고 설비 체크도 꼼꼼히 했다. 기계에 감사하는 운동이 좋은 성과를 내자 직원들은 기계의 부품 하나하나에도 감사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기계를 분해하여 청소할 때 밸브에 '가스를 잘 찾아내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직원 행복도를 높이는 긍정언어

출처: 동아일보

긍정적인 언어를 듣고 자란 식물이 부정적인 언어를 듣고 자란 식물에 비해 더 잘 자란다는 실험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기계에 감사 스티커를 붙이기 전에 긍정적인 언어의 중요성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양파를 두 개씩 준비한 뒤 하나에는 '감사합니다'와 같은 긍정적인 말을, 다른 하나에는 '짜증난다' 등의 부정적인 말을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긍정적인 말을 들은 양파는 싹이 빨리 자랐고, 부정적인 말을 들은 양파는 싹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포스코는 이러한 실험 결과를 이용해 긍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행복도를 높이고자 했다.


포스코는 기계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활동 외에도 '직원 간 감사 편지 전하기', '감사한 일을 노트에 작성하기' 등의 감사 운동을 전개했다. 그 효과는 포스코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나는 내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낀다", "나의 직장 생활은 매우 행복하다", "우리 회사에서 나의 장래 기회는 밝은 것 같다" 등의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에서 포스코 임직원들의 행복지수는 감사 운동 도입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감사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감사를 실천한다는 것은 얼핏 보면 쉬울 수도 있지만 사실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관찰한 뒤, 감사할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그렇다면 역으로, 이러한 부분들이 기업의 생산성을 해치지는 않을까? 또한 억지로 감사를 강요하면 직원들의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 포스코 역시 감사 운동의 실효성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감사 운동을 직접 실천해본 임직원들은 "긍정적인 생각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이 된다"고 전했다. 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하고, 타인에게 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편안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내부를 스스로 치유해야 하기 때문에 힐링 효과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 직원들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하게 된다. 물론 고객 만족도도 당연히 같이 상승한다. Sears Roebuck & Co.(세계적인 미국계 유통업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직원 만족도가 5포인트 오를때 고객 만족도가 1.3포인트 따라 오르며, 이는 소폭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숀 아처(굿싱크 CEO)의 <행복의 특권>이라는 책에서도 직원 만족도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기업은 직원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길 때 생산성이 30%가량 향상됐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또 인간의 뇌는 긍정적인 감정이 충만해지면 자연스럽게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분비해 학습능력과 창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만들며, 스트레스와 짜증스러운 순간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준다고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긍정적인 뇌를 개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업무나 일상에서 일어났던 감사한 일들을 하루에 3가지씩 꾸준히 적어볼 것을 권유한다. 타인을 도와주거나 적극적으로 칭찬을 해주는 일도 좋다. 물론 가장 중요한 사안은 이러한 활동들을 반복적으로 지속해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긍정적 감정을 자극받고 업무 열정과 효율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큰 성과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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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26호
필자 김선우 기자

인터비즈 박근하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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