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에 낙찰된 치토스..'고릴라' 닮아서?
매년 칸(Cannes) 국제 광고제, 클리오(Clio) 광고제 등 세계의 저명한 국제 광고제에서는 주목할만한 작품들이 탄생하는데요. 작년에도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상작들이 많았습니다. 광고는 기업 홍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마치 치토스의 '치토스 뮤지엄' 캠페인을 시작으로 독특한 모양의 치토스 경매가 이루어지는 것처럼요. 과연 어떤 기업들이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요? 국제 광고제 수상작 중 신선하고 재미난 4가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치토스 뮤지엄
칸 국제광고제 금사자상 수상
다들 치토스(Cheetos) 한 번쯤은 드셔보셨죠? 치토스는 1948년에 프리토레이(Frito-Lay)에서 만들어진 과자입니다. 형광색의 짭짤한 이 과자가 어떤 마케팅을 진행했길래 광고계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칸 국제 광고제에서 금사자상을 받게 된 것일까요?
일반 과자와 달리 치토스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하늘 아래 똑같은 치토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2016년에 치토스는 이러한 특징을 활용하여 재미난 모양의 치토스를 공모하는 대회를 기획했습니다. 참가자들이 과자를 먹다가 특이한 모양의 치토스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설명과 함께 치토스 박물관 사이트에 응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투표를 통해 선발된 최종 우승자에게는 6만 달러(약 60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될 예정이었습니다.
치토스 뮤지엄이 종료된 이후에도 그 열기는 가시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인터넷을 통한 치토스 공모전이 계속해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요. 심지어 나무에 매달린 고릴라를 닮은 치토스는 경매에서 한화 약 1억 원에 낙찰됐다고 하네요.
게티이미지
뉴욕 페스티벌 FIRST PRIZE AWARD 수상
위 그림을 보고 혹시 2014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각나지 않으신가요? 사실 이 사진은 수백만 명의 이목구비를 합성하여 만든 가상의 인물입니다. 세계적인 이미지 소스 플랫폼인 게티이미지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수백만 개의 사진을 활용해 '무한한 가능성(Endless possibilities)'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캠페인 영상은 게티이미지에서 제공하는 수백만 명의 얼굴 사진을 하나씩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각각 다른 사람들의 눈, 코, 입 등을 콜라주 기법으로 합성하기 시작합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놀랍게도 영국의 찰스 윈저(Charles Windsor) 왕세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Dalai Lama) 등 유명인사와 흡사한 얼굴이 바로 나타났습니다.
게티이미지는 꾸밈이나 과장 없이 자사가 보유한 콘텐츠만으로 유명인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캠페인 덕분에 방대한 이미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SUNTORY 맥주
애드페스트(ADFEST) GOLD 수상
일본의 맥주회사 산토리(Suntory)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맥주를 즐기는 행태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음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인별 맞춤화된 맥주 잔은 제작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먼저 산토리는 특별한 장비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타액으로부터 DNA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DNA를 기반으로 주량, 맥주 향과 쓴맛에 대한 민감성, 성격 특성과 선호 사항 등을 맥주 잔 디자인에 접목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주량 특성은 유리 잔의 용량에 반영되고, 맥주 향에 대한 민감성은 잔 입구 크기에 반영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작은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진행됐는데요. DNA 맥주 잔을 이용하면 완벽한 맛과 향, 그리고 속도로 맥주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AP Thai
애드페스트 GRANDE 수상
태국의 부동산 개발 업체인 에이피 타이(AP Thai)는 기업 가치관인 '공간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Space can change one's life)'라는 기업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바로 놀이공간이 부족한 태국 슬럼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버려진 땅에 축구장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는데요. 상식대로라면 축구장은 곧은 직사각형 모양이어야 하죠. 하지만 에이피 타이는 그 편견을 뛰어넘었습니다.
방콕에 위치한 끌롱떠이(Khlong Toei) 지역은 밀도가 높은 도심이면서 빈민가 지역이기 때문에 넓은 공터 확보가 불가능했습니다. 고민 끝에 에이피 타이는 직사각형이 아닌 사다리꼴, 육각형 모양 등 규격화되지 않은 축구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축구장은 타임지가 선정하는 2016년 25대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놀 거리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창의성까지 부여하다니, 이 프로젝트 정말 상 받을만하네요.
* 이 글은 『2017 International Advertising Awards(나스미디어 저)』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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