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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댁에 수영장 놔드려야겠어요” 가정용 수영장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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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작성일자2018.07.05. | 711,973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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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사고의 대가로 ‘수평적 사고’ 개념을 만든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는 “창의성이란 이전에는 없던 무엇인가를 존재하도록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누구나 이 말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고정관념에서 속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영택 성균관대 교수는 DBR에서 거꾸로 뒤집어 보는 ‘역전’에 주목하면 이러한 사고의 관성을 타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역전 사고를 습관화하는 방법으로 이동체 역전(Moving Object Reversal), 장단점 역전(Merits and Demerits Reversal)을 제시한다. 

이동체 역전: 나는 러닝머신 대신 ‘스위밍머신’탄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바닥이 뒤로 움직이는 러닝머신은 ‘이동체 역전’의 대표적 사례다. 달리는 주체가 실제로는 이동하지 않더라도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굳이 트랙을 찾아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작은 수영장에서도 오랫동안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수중 모터를 이용해 물살을 만들고 사용자의 능력과 요구에 따라 모터의 회전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이를 실제로 구현한 것이 미국인 제임스 머독(James Murdock) 부자(父子)가 개발한 ‘끝없는 수영장(Endless Pools)’이다. 

끝없는 수영장은 ‘이동체 역전’의 사례다. 쉽게 말해 수영계의 러닝머신인 셈

출처 : Endless Pools · Endless Pools Introductory Video

최초 아이디어는 창업자 제임스의 아버지가 미국 애리조나 주(州)의 한 용수로에서 수영하던 때 등장했다. 미국 콜로라도 강의 물을 피닉스(Phoenix)로 흘려보내는 용수로에서 수영하던 그는 좁은 공간에서도 마음껏 수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출처 : Endless Pools 홈페이지

그리고 아들 제임스와 몇 년에 걸쳐 좁은 공간에서도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가정용 기계를 고안한다. 그리고 1988년 여름, 콜롬비아 대학의 수영장 덱에서 첫 번째 ‘끝없는 수영장’이 만들어졌다. 맞춤형으로 제작 가능한 이 수영장은 현재까지 2만여 개 이상이 전 세계에 판매됐다.


첫 모델인 ‘오리지날 엔드리스풀(Original Endless Pool)’ 외에도 더 넓고, 모터 수를 늘려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는 ‘퍼포먼스풀(Performance Pool)’ 시리즈, ‘엘리트풀(Elite Pool)’, 두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얼-프로펄젼풀(Dual-Propulsion Pool)’ 등 가짓수를 늘려 판매 중이다. 가격은 일반 수영장에 모터만 추가할 경우 7400달러(약 792만 원)부터 시작되며, 수영장 조성, 수중모터, 수질관리 시스템, 수중 에어로빅 바, 수온 조절장치 등 추가 옵션에 따라 23900달러(약 2558만 원)를 상회한다.

영국의 브라운리 형제는 끝없는 수영장으로 재활 및 훈련을 진행해 2012 런던올림픽 트라이애슬론 종목에서 금, 동메달을 차지했다

출처 : 올림픽 공식 유튜브

해당 제품은 수영선수부터 노약자까지 넓은 고객층을 타겟팅하고 있다. 끝없는 수영장 홈페이지에 따르면 엘리트풀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 1280여 개 대학이 가입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와 올림픽 선수들이 훈련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수온을 직접 조절할 수 있고, 기구에 따라 러닝머신처럼 물속에서 걷거나 뛸 수도 있어 노약자나 재활치로가 필요한 사람들의 근력 강화를 위한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트라이애슬론 종목에서 금, 동메달을 딴 알리스태어, 조나단 형제(Alistair and Jonathan Brownlee)는 인터뷰를 통해 끝없는 수영장으로 재활과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서 느끼지 못하지만 이동체 역전은 20세기 생산성 혁명의 원동력이었다. 대량 생산 시스템이나 자동화된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컨베이어와 무인운반차(AGV)도 모두 이동체 역전의 산물이다. 

출처 : 키바시스템스 페이스북

2012년부터 아마존이 물류센터에 배치한 키바(Kiva) 로봇은 이동체 역전의 힘을 잘 보여준다. 아마존의 물류센터는 마치 거대한 도서관처럼 선반이 나열돼 있다. 이 로봇이 배치되기 전에는 휴대용 단말기로 필요한 품목이 어떤 선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찾은 후 이를 가지러 작업자가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키바 로봇은 원하는 상품이 있는 선반으로 이동한 후 선반 자체를 들어 올려서 담당 작업자가 있는 곳으로 가지고 온다.


포장은 사람 손으로 해야 하지만 멀리 있는 선반까지 작업자가 왕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작업효율이 2∼3배 높아졌다. 또한 예전에는 작업자들이 선반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했지만 키바 로봇은 선반 밑으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통로의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장단점 역전: 춥다고 동물원 문을 닫아야만 할까?

출처 : 아사히야마동물원 페이스북

많은 역전코드의 유형 중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장단점 역전’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재정의 코드의 예로 소개한 아사히야마동물원의 사례를 보자. 이 동물원이 자신들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입지 조건이다. 날씨가 추우면 사람들이 실내에 머물기 때문에 겨울에는 동물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사히야마동물원은 이러한 불리한 조건을 차별적 경쟁력으로 활용했다.


1967년 동물원을 개장한 이래 30년 동안 겨울에 휴장을 했으나 1999년부터는 겨울철에도 문을 연다. 추운 겨울에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그들이 내세우는 구호는 “일본에서 만나는 남극 동물원”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은 TV로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한 남극의 정취를 동물원에 와서 마음껏 즐기라는 것이다.

출처 : 아사히야마동물원 페이스북

남극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릿속에 펭귄을 떠올린다. 이에 착안해 아사히야마동물원은 눈 덮인 하얀 설원 위에 펭귄이 줄지어 걷도록 하는 ‘펭귄 산보’를 도입했다. 겨울철 입장객의 대다수는 뒤뚱거리면서 눈밭을 걷는 펭귄들의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왔다.


펭귄 행렬을 보고 사람들은 조련사의 지도를 받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펭귄은 원래부터 먹이가 있는 곳까지 줄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들의 본능적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동전시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펭귄들의 겨울철 운동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출처 : 아사히야마동물원 페이스북

일본 마쓰시타그룹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는 가난하고, 허약하고, 못 배운 것이 자신에겐 성공의 원천이었다고 했다. “가난은 부지런함을 낳았고, 허약함은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고, 못 배웠다는 사실 때문에 누구로부터라도 배우려 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수많은 제품이나 서비스, 사업, 더 나아가 인생에 있어서도 성공의 이면에는 역발상이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239호
필자 박영택

필자 약력

-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단장

- 영국 맨체스터경영대학원 명예객원교수

-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대학 객원교수


인터비즈 박성준 정리

inter-biz@naver.com

커버이미지 출처 : Endless Pool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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