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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나온 신문지로 커피 감싸서 팔았더니 대박났다?

조회수 2018. 6. 22. 18: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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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포장이 엉망이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사람의 심리다. 반대로, 포장만 마음에 들면 내용물은 어떻든 일단 사고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제품 포장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핵심 열쇠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디자인만 잘해도 기업은 커다란 브랜드 자산을 얻는 것이다.


포장 디자인을 제품에 잘 적용하면 매출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디자인의 틀을 깨고 차별화를 통해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자. 

① 신문지로 커피를 포장한다?  
카페 펠레(Cafe Pele)

출처: Café Pelé 페이스북

맛있는 커피의 핵심은 커피콩의 신선도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당일 가공해 유통된 신선한 커피콩을 바로 살 수 있다면 소비자들의 제품 선호도와 만족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브라질의 커피 브랜드 '카페 펠레'는 바로 이 커피 콩의 신선도에 초점을 맞춘 이색적인 포장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샀다.


카페 펠레는 조간 신문사 '에스타도 드 상파울루(Estado de São Paulo)'와 손을 잡고 커피 박스에 조간신문의 1면을 인쇄한 뒤 유통했다.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각, 다음날 시민들이 읽게 될 신문 1면의 디자인을 미리 받아 포장 디자인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신문의 광고 칸에는 광고 대신 식품 성분, 로고, 맛있게 커피 내리는 방법 등을 기재했다. 

출처: frontpagepack 홈페이지

카페 펠레는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마트와 슈퍼 등에 납품하는 제품이었다. 소비자들은 마트에서 구매하는 커피콩의 신선도에 대해 커피 전문점에서 구매하는 것 보다 낮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 그리고 카페펠레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출처: http://www.fabio-santoro.com


제품을 감싼 조간신문은 ‘이 커피콩이 매우 신선할 것 같다’는 인식을 불러왔다. 판매대에는 "이 커피는 오늘 진공포장 되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것(당일 조간신문 1면)이 그 증거 입니다"라는 문구도 빼놓지 않았다. 바로 옆에는 그날의 신문까지 함께 배치했다. 조간신문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제품 매출은 400%, 페이스북 팬페이지의 노출도는 179% 증가했으며, 3일 동안 10만 건이 넘는 SNS 공유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은 카페 펠레의 신선함을 가장 직관적으로 목격하고 믿게 되었다.

출처: Café Pelé 유튜브 캡처

② 성분 표시만 제대로 알리자 
RX 프로틴 바 (단백질 바)

출처: Rx bar 홈페이지

운동이 끝난 후 건강을 생각하며 가볍게 먹는 프로틴 바. 포장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문득 생각해보면 대체적으로 갈색 혹은 검정색 포장지에 곡물 사진이 인쇄되어 있는 모양이 떠오른다. 실제로 프로틴 바를 사기 위해 매장에 들리면 비슷하게 생긴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프로틴 바를 먹기 시작한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품 종류만 무려 2000여 가지가 넘는다. 수많은 프로틴 바 속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선 어떤 디자인이 효과적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었다. 2013년, 단 두 명이 협업하여 만든 Rx 바(Rx bar)는 광고 문구를 싹 빼고 포장지에 대문짝만하게 성분만 표시해 매출 대박이라는 결과를 냈다.

출처: freckledfoodie.com
Rx 바의 오리지널 디자인과
출처: Rx bar 홈페이지
바뀐 디자인

두 창업자는 Rx 바가 천연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것임을 알리기 위해 체육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홍보했다. 그러던 중 기존 포장지에 큰 결함이 있음을 깨닫고 말로 설명하던 제품의 특징을 포장지에 그대로 간결하게 담아냈다. 기존 포장지 전면을 가득 메우던 로고는 눈에 잘 띄지도 않을 정도로 크기를 줄였다. 그러자 '포장지에서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소비자의 평이 이어졌다. 결코 멋을 부린 포장이 아니었음에도 Rx 바는 한 달 평균 판매량 17만 5000개라는 기록을 세우며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의 입지를 굳혔다.


세계적인 패키지 디자이너들은 "데커레이션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한 포장지가 성공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제품의 핵심 혹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닿지 못하면 제품 디자인은 브랜드 자산으로 이어질 수 없다. 또한 소비자들은 포장을 곧 브랜드 이미지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앞서 소개된 카페펠레, Rx 바의 사례처럼 타사의 동일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포장 디자인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소비자의 머릿속에 제품 디자인이 각인되면 그 다음부터는 포장을 바꾸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이미 특정 디자인에 길들여진 소비자는 그 익숙함 때문에 새로움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뀐 디자인을 소비자들이 알아보지 못하거나 거부감을 느껴 매출 급감을 겪은 기업도 있었다. 

출처: Swedbrand group 홈페이지
트로피카나는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포장 디자인을 바꿨다가 매출 20% 감소라는 큰 타격을 입고 포장 디자인을 원래 것으로 되돌렸다.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는 것도 곤란하다. 일본 대표 패키지 디자인 업체 ‘브라비스 인터내셔널’의 사사다 후미 대표는 녹차의 패키지 색을 흰색, 노란색으로 내놓았다 외면 받은 경험을 얘기하며 잘못된 패키지 디자인은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인터비즈 박근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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