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전문가가 답한다

조회수 2019. 6. 24. 15: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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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시즌이 왔다. 바다와 서핑 숍이 문을 활짝 열고 서퍼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궁금한 건 많고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서핑에 대한 아주 현실적인 질문들만 모아봤다.

1. 서핑을 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동해안에서 서핑의 메카로 알려진 지역은 양양이다. 양양에서도 죽도 해변에 많은 인구가 편중되고 있다. 주말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린다.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죽도 해변에는 라이딩에 적합한 파도가 형성되고, 근처에는 서프 문화를 실내 장식에 녹인 식당, 카페, 펜션도 많다. 사람들이 죽도 해변을 찾는 이유다. 그러나 하나의 파도를 수십 명이 함께 탈 수는 없다. 서핑에 집중하고 싶다면 좀 더 한적한 해변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양양에는 남애 3리, 인구, 기사문, 동호, 설악, 물치 해변 등 매우 다양한 서핑 포인트가 있다. 부산 송정 해변, 제주도 중문 해변도 긴 역사를 가진 서핑 포인트다. 서해의 태안 만리포 해변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서핑 포인트다. 최근에는 새로운 서핑 포인트를 경험하려는 서퍼들이 고흥 남열 해변을 많이 찾는다.


2. 비가 와도 서핑을 할 수 있나요?

좀 이상한 질문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가 와도 서핑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 당연히 할 수 있다. 때때로 비가 오면 바다가 차분해진다. 바람이 사그라지고 깨끗한 면을 가진 파도가 형성된다. 서프보드 위에 앉아서 비 오는 바다를 바라보는 기분도 좋다. 시야를 가릴 정도의 폭우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적당한 비는 서퍼들에게 반가운 손님이다.


3. 파도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서핑을 하려면, 당연히 파도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바다는 너울이 거의 생기지 않는 날도 많다. 주말 나들이를 떠나기 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하듯이, 서핑을 하기 전에는 파도를 확인해야 한다. 윈드파인더(Windfinder)는 서퍼들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앱 중 하나다. 파도의 방향과 높이,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표시된다. 국내에서는 서핑 매거진 이 웹 캠을 통해서 전국 약 20개 서핑 포인트의 파도를 실시간 영상으로 공유하고 있다. 물론, 입문자라면 무조건 큰 파도를 타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작은 파도에서도, 아니 때로는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4. 서핑에 필요한 장비는 무엇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장비는 서프보드다. 서프보드는 길이에 따라서 롱보드, 미드랭스, 숏보드로 나뉜다. 입문자에게는 크고 부력이 뛰어난 롱보드를 추천한다. 소프트 서프보드를 이용하면 보다 안전하게 서핑을 배울 수 있다. 서프보드는 길이뿐만 아니라 부력, 형태, 핀의 개수에 따라서 깊고 넓은 라이딩 스타일을 구현한다. 서핑을 배우면서 점차 본인이 지향하는 라이딩 스타일이 생길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퍼포먼스에 특화된 서프보드를 고를 필요는 없다. 서핑의 기초부터 숙련하기 위해서는 클래식 스타일의 롱보드가 적합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하와이나 발리와는 달리 거의 모든 시기에 웨트수트를 입는다. 기온은 높아도, 수온은 낮기 때문이다. 입문자라면 초겨울 전까지 범용적으로 입을 수 있는 3mm 두께의 전신 웨트수트를 권한다.




5. 서핑 강습은 꼭 받아야 하나요?

모든 서핑 입문자는 서핑 숍에서 실시하는 강습을 받은 뒤에 서프보드를 들고 바다에 들어가야 한다. 바다는 조류, 바람, 조수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변한다. 서핑 숍에서는 서핑의 기초는 물론 에티켓, 안전수칙, 해변의 특징 등을 알려준다. 말하자면 서퍼들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서퍼들은 서핑 숍에서 제공하는 부대시설을 이용해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몸을 씻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거주지와 서핑 포인트의 거리가 먼 경우는 서핑 숍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핑숍은 단지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은 아니다. 서핑 숍을 통해 다른 서퍼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하다 보면, 서핑이 더 즐거워질 것이다. 서핑은 단순히 파도를 타는 행위를 넘어서 음악, 영화, 그림, 생활양식을 향유하는 취미이기 때문이다.


6. 서퍼들끼리 지켜야 할 에티켓은 무엇이 있나요?

바다에서 서퍼들을 만나면 모르는 사이라도 서로 인사를 한다. 쑥스러워 하지 말고 “안녕하세요”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파도는, 한 명의 서퍼만 탈 수 있다. 여럿이 함께 달려들다 보면 서로 충돌하면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핑은 기록과 경쟁이 없는 스포츠다. 파도의 우선권이 있는 서퍼에게 파도를 양보할 수 있는 여유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파도의 우선권은 파도의 피크(파도가 부서지는 지점)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서퍼의 것이다. 이외에도 바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티켓이 있다. 해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풍랑주의보 시 입수 신고서를 작성하는 것,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 것 등이다. 때때로 해변의 특성에 따라서 룰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해수욕 구역과 서핑 구역이 엄밀하게 나뉜 해변도 있다. 처음 방문하는 해변이라면, 서핑 숍을 방문해 서핑 포인트의 특징에 대해 먼저 물어보는 것이 옳다.


7. 수영을 못해도 서핑을 할 수 있나요?


7. 수영을 못해도 서핑을 할 수 있나요?

서핑을 시작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수영을 못한다. 수영을 못해도 서핑을 시작할 수는 있다. 서퍼와 서프보드는 리쉬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서프보드를 잃어버릴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리쉬는 소모품이고, 언제든 끊어질 수 있다. 점점 큰 파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수영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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