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의 예술가를 만나다_아티스트 윤협

조회수 2019. 6. 10. 17: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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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문화를 흡수하고 페인팅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 윤협.

윤협은 뉴욕 브루클린을 베이스로 활동하며 재즈와 펑크, 도시와 스케이트보드 등 일상의 모든 것에서 받은 영감과 에너지를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작가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윤협의 독특한 표현방식은, 외부에서 받은 영감을 ‘손으로 재출력’하거나, ‘비주얼로 프린트’한다는 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짐작하게 한다. 그의 작품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중의적인 느낌을 주는데, 선과 점이 만들어내는 큰 움직임이 매우 리드미컬하다가도, 일순간 모든 세상이 숨을 죽인듯한 고요함이 엄습하기도 한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마치 어떤 메시지를 코딩해놓은 기호 같기도 하면서도 멀리서 보면 전체적인 파동과 궤적의 에너지가 느껴지니 신기할 따름이다.

윤협은 한마디로 핫하다. 스트리트 컬쳐와 잘 어울리는 그의 매력적인 아트워크에 사람들은 ‘sick’ ‘dope’이라는 단어로 쿨한 찬사를 보낸다. 그뿐인가. 윤협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외 많은 글로벌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며 숱한 러브콜을 받아온 바쁜 아티스트다. 그런 그가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뉴욕, 밀라노, 상해, 홍콩, 샌프란시스코, 빌바오 등 세계 여러 도시를 지나 고향에 돌아온 건 무려 7년 만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 일답.


Q. 이번 전시의 'I’m here' 'Are you there' 'Rooftop Jam' 등에서 뉴욕의 화려한 야경을 포현했다. 평소 도시의 어떤 모습에서 영감을 받는지.



서울과 뉴욕이라는 두 도시는 같은 밤이더라도 서로 다른 불빛과 에너지를 낸다. 특히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두 도시에 있을 때 처했던 나의 감정적 상황 등을 떠올리며 작업했던 것 같다. 주로 개인적인 경험이 머릿속에 오래 남는 경우 그때 기억하는 풍경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또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형태는 없지만 순간순간 느껴지는 마음속의 뭔가를 그려내기도 한다.


Q. 'Summer Poetry' 시리즈와 'Venice Beach'에서는 여름에 대한 낭만이 느껴진다,


계절 중에 여름을 좋아한다. 'Venice Beach'는 어릴 때부터 꿈꾸던 스케이트보드 스팟이 있었던 장소인데, 그곳이 사라진 후 흔적만 남은 여름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Q. 1세대 스케이트 보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도 스케이터들의 핫 스팟인 ‘브루클린 뱅크스’를 페인팅 한 보드를 전시했다.


지금 생각해도 흥분되고 두근거리는 곳이다. 캘리포니아의 스케이트보드 씬이 강세였던 시기에 브루클린 뱅크스는 동부 스케이트보드 씬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였고, 내게 있어서 뉴욕에 대한 환상을 강하게 준 장소다. 어릴 때 처음 스케이트보드 비디오에서 본 브루클린 뱅크스의 풍경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Q. 뉴욕 래그앤 본 매장 벽화, 페이스북 뉴욕지사, 경기도 미술관, 제주도의 복합문화공간 playce 등 유독 스케일이 큰 작업을 많이 했다.

대형 작품을 만들 때의 감회는 남다를 것 같은데.


큰 그림을 그릴 때 느껴지는 긴장감을 오히려 즐기기도 한다. 방대한 벽에 페인팅을 할 때 느껴지는 몰입감도 꽤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도시를 이동하거나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체력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유지가 관건이다.



Q. 나이키, 페이스북, HUF, 유니버셜 뮤직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협업을 할 때 꼭 지키는 원칙이 있나.


지금까지의 모든 프로젝트는 브랜드 측에서 먼저 제안이 온 것이다. 나만의 원칙은 이 프로젝트가 나 또는 내 가족의 일상과 관련 있고, 내 작품 활동 방향과 얼마나 유의미한 생각해보는 것이다. 어떤 커머셜은 좋은 시너지가 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열심히 노력해 쌓아온 작품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수도 있다. 단지 광고성과 시장성으로만 선택하지 않고, 내 삶과 자연스럽지 않은 프로젝트는 피하고 있다.


Q. 음악을 들으며 스케치 없이 즉흥적인 페인팅을 하는 작업 방식이 유명하다. 요즘 즐겨듣는 장르나 아티스트는 누구인지.


모두 언급하기엔 너무나 많지만, 그중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꼽자면 바비 허처슨(Bobby Hutcherson), 밀트 잭슨 (Milt Jackson), 칼 체이더(Cal Tjader), DJ 크러쉬(DJ Krush), DJ 쉐도우(DJ Shadow),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등이 있다. 가끔 90년대 뉴욕과 그 당시 Boom bap 힙합이 그리울 땐 ‘The Stretch Armstrong and Bobbito Show’ 라디오 방송을 듣곤 한다


Q. 오랜만에 들른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한 일은.


오랜 스케이터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스케이트 샵에도 가고, 갤러리에서 다른 전시를 보기도 했다. 도시가 점점 빨리 변하는 것 같아, 올 때마다 추억을 간직한 것들을 찾아 수집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처음 방문한 서울의 빈티지 비디오 게임 가게가 인상적이었다.


Q.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자주 바뀌기도 하고 계속 상상해보는 중이다. 가끔 큰 비행기에 내 작품이 입혀지는 상상도 하고, 뮤지컬이나 오케스트라 무대에 냐가 그린 도시나 풍경이 있는 상상도 하곤 한다.


Q. 양자역학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 10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지금 살고 있는 뉴욕의 집과 작업실의 렌트비가 10년 전 가격일 테니, 그 주소로 곧바로 이사 갈 것 이다.


Q. 하우디에서 가장 갖고 싶은 제품을 하나만 꼽는다면.


그래피티 아티스트 Kyne의 베어브릭. 개인적으로 아티스트 베어브릭을 수집하기도 하고, Kyne와 뉴욕에서 함께 전시했던 추억도 생각난다.


Q. 마지막으로 하우디가 던지는 공식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멋진 남자란.


트렌드에 휩쓸리거나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탐구하는 남자.

*윤협 작가의 개인전은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열린다. 


+ 위치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48길 14 

+ 시간 : 매일 AM 11:00~ PM 9:00 (월요일 휴무) 


www.everydaymooon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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