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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재테크

조회수 2020. 4. 7. 16: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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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위기는 기회다”


Writer 조성준 : 경제신문 기자. 소소한 재테크에서 재미를 느낀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다. 2400년 전에 살았던 철학자의 깨달음이 절절하게 와닿는 요즘이다. 코로나는 일상을 무너뜨렸다. 테러리스트처럼 글로벌 경제도 마구잡이로 헤집었다. 전 세계 증시가 유례없는 속도로 추락했다. 미국은 긴급조치로 과감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한국 역시 사상 처음으로 ‘0%대 금리’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제로금리의 임팩트는 ‘제로’였다. 세계 증시는 속절없이 고꾸라졌다. 코스피는 눈 깜짝할 새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식이라는 위험 자산이 약세일 땐 안전 자산인 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식도 통하지 않았다. 주식, 채권, 금이 동시에 폭락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확실한 것도 하나 있다. 모든 위기는 언젠간,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극복된다는 것.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1998년에는 외환위기가 있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경제 대공황이 있었고, 2차 세계 대전도 있었다. 코로나 역시 언젠간 물러나고,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제대로 숨을 쉴 것이다. 코로나 공포가 한창인 지금, 코로나 이후를 생각할 때다. 이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변화에서 어떤 기회를 잡아야 할까. ‘위기는 기회’라는 건 이제 누구나 안다. 행동하는 사람과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코로나가 끝나고 재택근무는 창궐한다

대한민국 전체가 거대한 ‘재택근무 실험실’이 됐다. 직장이 아니라 거실로 출근한 직장인들은 처음엔 ‘이게 된다고?’라며 낯설어했다. 하지만 금세 변화에 적응했다. 재택근무 장점은 많다. 출근길 지옥철에 몸을 욱여넣지 않는 것만으로 삶의 질은 확실히 올라간다. 조금 더 잠을 자고, 아침밥을 챙겨 먹으니 컨디션까지 개선된다. 불필요한 회의도 사라졌고, 당연히 회식도 없다. “코로나 덕분에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졌다”라는 웃픈 평가도 나온다. 기업과 관리자도 우려와 달리 재택근무 강점을 체감 중이다. 몇몇 대기업은 재택근무 상시화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재택근무는 종식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오히려 확대 전파될 것이다.


+ 투자 포인트 :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을 주목해보자

재택근무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IT 인프라가 탄탄한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비대면 업무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부하직원들은 주먹구구식 카톡 업무지시에 ‘차라리 회사가 낫겠네’라고 호소한다. 상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근무 집중도를 촘촘히 체크할 수 없어 곤란하다. 또한 기업과 비교해 가정용 인터넷망은 사이버 보안에도 취약하다. 재택근무의 빈틈을 메꾸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도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대기업뿐 만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도 앞다퉈 클라우드 근무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최근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떠들썩했던 콜센터 역시 클라우드 기반으로 인프라를 바꾸는 중이다.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모이지 않고도 PC만 있으면 어디서든 업무가 가능해진다. 클라우드 기술 수요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할 것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다.


‘방구석 1열’에서 다 즐기죠

여행은커녕 영화관조차 마음 놓고 찾지 못하는 시대다. 코로나 탓에 강제 ‘집콕’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집에 갇혀 있는 고객들을 바깥으로 끌어내는 건 애초에 포기했다. 그 대신 직접 집 안으로 들어오는 중이다. 콧대 높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어쩔 수 없었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 발길이 뚝 끊기자 연주 실황을 온라인 무료 생중계로 풀었다. 덕분에 거실에서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베토벤 교향곡을 감상할 수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동참했다.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을 위해 무료로 ‘카르멘’ 등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코로나 사태가 지나가더라도 바짝 얼어붙은 여행 심리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영화관, 공연장,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이참에 집에서도 제대로 놀고, 취향을 가꾸는 방법을 깨달은 사람들은 ‘집콕’을 자가 격리가 아닌 즐거운 일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 투자 포인트 : OTT 시장은 레드오션?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

코로나 이후 동영상 콘텐츠 시청 트래픽이 급격히 늘었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 동영상 OTT 기업에게 코로나 사태는 절호의 기회다. 왓챠플레이는 이참에 3일 무료 이용권 5천만 장을 뿌리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미국 증시가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페이스북 등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넷플릭스는 비교적 선방했다. 누군가는 OTT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넷플릭스가 꽉 잡은 이 시장에 디즈니, 아마존, 애플, HBO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에 진출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글로벌 OTT 기업들이 개척해야 할 영토는 여전히 넓다.


불안한 외식, 이젠 집밥이 대세

마스크를 끼고, 손을 열심히 닦아도 불안함은 가시지 않는다.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이상 한국 식당 대부분엔 공용 수저통이 놓여있다. 많은 사람이 만지작거렸을 숟가락과 젓가락을 집어 들고 밥을 먹고 있자면 ‘마스크와 손 씻기가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금속에서 최장 9일까지 생존하다. 식당 공용 수저통이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건 여러 실험으로도 입증됐다. 그렇다고, 매번 개인 식기 도구를 들고 식당에 가는 건 번거롭다. ‘유별나다’라는 오해를 받기도 쉽다. 상황이 이러니 가급적 외식을 자제하고 집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식품업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10명 중 8명이 “집밥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집밥이라고 해서 리틀 매번 식재료 하나하나를 손질해 음식을 차릴 순 없다. 그러기엔 가정간편식 시장이 눈부시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 투자 포인트 : 밀레니얼 세대는 어떤 음식을 먹을까

가정간편식 시장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코로나 이전부터 급속히 커지는 중이었다. 코로나는 이 시장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 코로나가 본격화한 2월 19일~3월 19일 피코크(이마트 가정간편식 브랜드) 매출은 전년도 대비 12% 급증했다. 순대국밥, 마라탕, 아구찜 등 가정간편식이 다루지 않는 음식은 거의 없다. 또한 간편하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며 식물성 고기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이 분야에서 대표 기업인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순식간에 주가는 공모가 대비 4배로 치솟았다. 현재는 코로나 사태 등으로 큰 조정을 받을 상태다. 하지만 푸드테크 시장은 막 첫발을 뗀 수준이다.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제품에 지갑을 여는 밀레니얼 세대 덕분에 식물성 고기의 앞날을 밝다. 글로벌 식품 기업인 네슬레, 켈로그도 식물성 고기 분야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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