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만 빼꼼히 내놓은 채 보호소 앞에 버려진 '하루'

조회수 2020. 12. 21. 14: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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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원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오늘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팅커벨 입양센터 앞에 박스에 담겨 다리가 부러진 채 버려졌던 폼피츠 하루의 사연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날씨가 추웠던 아침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출근길에 입양센터 아이들을 돌보려고 서둘러 계단을 오르는데 복도 앞에 박스가 놓여있었습니다.


그 박스 겉에는 사연이 담긴 쪽지가 있었고 강아지 한 마리가 목만 빼꼼히 내놓은 채 낑낑 거렸습니다.


“아.. 또 입양센터 앞에 버려진 업둥이구나”


너무 추운 날씨였기에 망설일 사이도 없이 입양센터 간사는 그 아이가 담겨진 박스를 들고 따뜻한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박스를 개봉해보니 약간의 사료가 담긴 그릇과 도라에몽 인형이 웃고 있었습니다. 4 ~5개월 정도 돼 보이는 그 강아지는 폼피츠였습니다. (포메라니언과 스피츠의 혼종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강아지의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보였습니다. 다리를 딛고 서지 못하고 한쪽 다리가 힘이 없는 것입니다.

강아지를 박스에서 꺼내어 보니 세 다리로만 서고 한쪽 다리는 전혀 딛지 못합니다. 다리가 부러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순간.. 아.. 이 강아지가 왜 밤새 목만 삐죽 내밀고 박스에서 나오지 못했나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오른쪽 앞 다리가 부러진 그 강아지는 그 혹독한 겨울밤의 추위에도 양발을 다 쓰지 못하니 박스에서 나올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컴컴한 겨울밤이 얼마나 추웠을까?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박스에서 낑낑 울던 강아지는 마치 오래전부터 자기를 돌봐줬던 주인이라도 만난 것처럼 간사의 품에 안겼습니다.


동물병원의 업무 시간이 시작되고 강아지가 어떤 상태인지 검진을 하러 갔습니다.


그 강아지에게는 ‘하루’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검진 결과 하루는 다른 질병은 없었는데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오른쪽 앞다리가 두 동강이가 나서 똑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 다리로는 딛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정상 보행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수술 일정을 잡아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됐습니다. 수술을 집도하신 동물병원장님 말로는 2개월 정도 보행 제한을 해야 하지만, 수술핀을 뽑고 나면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하답니다. 정말 잘 됐습니다.


작은 강아지 하루는 그렇게 혹독했던 추운 겨울밤을 이겨내고 팅커벨의 품에 안겼습니다.


하루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자기를 예쁘다고 분양받았다가 다쳤다고 버린 주인을 원망하고 있을까요?


버리는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그 버린 강아지를 구해서 치료하고 다시 입양을 보내기까지에는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합니다. 


1백만 원이 넘는 하루의 수술비는 팅커벨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감당했습니다.


물론 많은 수술비와 병원비가 들었지만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리는데 큰 보람을 느끼는 팅커벨 회원들은 하루가 무사히 완치되어 새 삶을 찾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 :


다행히 하루는 수술 후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버려졌을 때부터 무사히 치료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지켜보던 한 회원에게 입양이 됐습니다.

구름이아빠라는 닉네임을 가진 그 회원은 아빠, 엄마, 두 따님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집인데 5년 전 버려졌던 구름이를 입양해서 돌보고 있던 분입니다.


이번에 하루를 입양해서 두 아이를 함께 돌보게 된 것입니다. 

지금 하루는 가족의 껌딱지가 되어 사랑을 듬뿍 받으며 구름이와 함께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네는 남양주에 별장도 있답니다. 주말마다 공기맑은 별장으로 놀러다닌데요.

어쩌면 하루에게는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것이 오히려 견생역전의 기회가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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