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홍역을 이겨낸 포근이와 햇살이 드디어 집으로

조회수 2020. 5. 13. 15:1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포근이와 햇살이 이야기 2부를 보시기 전에, 가시덤불 속에서 구조했던 1부를 안 보셨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

2부 : 홍역을 이겨낸 포근이와 햇살이, 드디어 집으로 ~


​강아지들에게는 치명적인 홍역을 이겨낸 포근이와 햇살이는 당시 막 설립된 강서구 화곡동의 팅커벨 입양센터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홍역은 앓고 난 이후에도 몸의 털, 배변, 땀 등에서 그 잔존물이 나와서 입양센터의 다른 강아지들에게 전염을 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에 기존에 반려견을 키우지 않았으면서도 포근이 햇살이를 가정임보해줄 회원님을 수소문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포근이와 햇살이를 위해 열심히 응원해주셨던 한 회원님께서 두 아이를 입양 갈 수 있을 때까지 임보를 하기로 했습니다.

홍역에서 살아난 후 임보 가정에서 잘 지내고 있던 포근이(왼쪽)와 햇살이


홍역이라는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병원의 케이지에서 벗어난 포근이와 햇살이는 임보 가정에서 정말 행복하게 잘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했던 시간은 한 달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두 강아지들 중에서 더 심하게 홍역을 앓았었던 포근이에게서 후유증 중 하나인 신경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후과로 뒷다리로 서지 못하고 보행도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일이었습니다.

포근이의 증상을 검진한 협력동물병원에서는 홍역 후유증인데 치료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정말 하늘이 까맣게 변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포근이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을 백방으로 알아봤습니다.


그렇게 수소문을 한 결과 회원 중에 한 분이 ‘한방동물병원’ 한 군데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양방치료로 불가능한 것을 한방으로도 치료한 사례가 있다는 것입니다. 입양센터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그 병원에 가서 원장님과 상담을 받았습니다.


원장님은 뇌병변과 척수 등 장애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MRI를 촬영해보고 판단해보자고 했습니다. 동물의 MRI는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포근이의 장애를 치료하는 데 필요하다면 병원비를 아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MRI 촬영을 하고 난 일주일 후 결과를 보고 포근이의 한방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치료의 내용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한방 침치료와 뜸치료, 그리고 투약 치료의 세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근육이 너무 이완되지 않도록 꾸준히 주물러주며 물리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방동물병원에서 침치료를 받고 있는 포근이


그렇게 포근이의 홍역후유증으로 인한 후지 보행장애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우선 포근이를 동물병원에 내내 입원시키면 아이도 많이 힘들어하고, 병원비용도 큰 부담이 되어서 통원 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포근이의 임보맘은 운전을 하지 못했고, 저희 집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제가 그곳으로 가서 포근이를 데리고 와서 다시 치료를 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는 것을 반복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부담이 됐습니다. 그래서 포근이를 저와 함께 이동하기가 수월한 팅커벨의 다른 회원님 댁으로 임보를 옮겼습니다.


그렇게 10주간 매주 한 번씩 포근이의 한방동물병원 치료가 시작된 것입니다. 포근이는 다행히도 침치료와 뜸치료를 잘 견뎌주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적처럼 조금씩 호전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전혀 뒷다리를 쓰지 못했던 포근이가 완벽하진 않지만 차츰 뒷다리를 쓰기 시작하더니 걷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통원 치료를 마친 후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더 좋아지더니 마치 홍역 후유증을 앓지 않은 아이처럼 제대로 보행을 했습니다.

후지 마비 치료가 된 후 뚱아저씨 집에 잠깐 놀러왔던 포근이와 햇살이. 빨간 옷 입은 아이가 포근이. (이제 잘 걷죠?)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포근이는 입양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때 우리 팅커벨 프로젝트 회원님들은 한마음으로 그 추운 겨울에 험한 가시덤불 숲에 버려져서 서로를 함께 의지하며 견뎌내고, 홍역이라는 죽음의 병마와 싸워서 이겨낸 포근이와 햇살이를 한 집에 꼭 같이 입양 보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이야기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팅커벨 회원들의 소망이 닿았습니다. 신혼부부께서 포근이와 햇살이의 사연을 듣고 본인이 꼭 입양해서 잘 돌봐주고 싶다고 하며 입양신청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입양자 댁에서 낮잠 자는 포근이와 햇살이


너무도 기뻤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입양을 보내기 전에 좀더 꼼꼼하게 입양신청자와 면담을 하고 단순히 동정심으로 입양을 하겠다는 것인지, 평생의 반려견으로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입양을 하겠다는 것인지를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 포근이 햇살이 입양신청하신 그 신혼부부께서는 두 아이에 대한 동정과 연민하는 마음이 물론 있지만 그 것을 넘어서 반려견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정말 강했습니다.


그렇게 포근이와 햇살이는 한 집에 함께 입양을 가게 된 것입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그동안의 간절했던 마음과 포근이와 햇살이를 홍역과 홍역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애썼던 그 모든 시간이 보상받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 포근아, 햇살아. 그동안 많이 고생했지? 앞으로 귀염과 사랑 듬뿍 받으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 우리 팅커벨 아이로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사랑해 ~ ”


P.S. 포근이와 햇살이 입양 그 후의 이야기

입양자 댁에서 행복한 포근이

입양자 댁에서 행복한 햇살이

입양자 댁에서 행복한 포근이와 햇살이~


포근이와 햇살이가 입양간지가 벌써 2년 반이나 됐네요. 두 아이를 입양하신 부부는 ‘포근햇살가족’이라는 닉네임으로 팅커벨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종종 포근이, 햇살이가 행복하게 사는 소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씩 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매체에서 물어보는 것이 있습니다.


“ 유기견 구조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쁠 때가 언제인가요? ”


“ 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될 때는 우리가 죽음의 사선으로부터 어렵게 구조한 아이가 좋은 새 가족을 만나서 그 집에서 사랑 듬뿍 받으며 지내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그때는 그동안 고단했던 모든 과정은 다 잊게 되고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1부와 2부에 걸쳐서 쓴 포근이와 햇살이의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작년 6월에 있었던 팅커벨 프로젝트 ‘유기견 입양자의 날’에 참석했던 포근이, 햇살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드리면서 마무리 인사드립니다.


​그때 오랜만에 만난 포근이와 햇살이가 저를 보고 깡총깡총 뛰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마음이 뭉클할 정도였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팅커벨 프로젝트 유기견 입양자의 날~

유기견 입양자의 날에 오랜만에 만난 포근이와 함께~


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http://cafe.daum.net/T-PJT)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