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산책하고 오는 길에 구조대 도움받는 이야기

조회수 2020. 2. 4. 16: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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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뮤트 보담이는 작년 5월에 동물구조관리협회(약칭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체중이 62kg이나 나가는 대형견입니다.


덩치가 큰 녀석이 견사에 갇혀 있으면 많이 답답할 것 같아서 가능하면 입양을 보낼 때까지 자주 산책을 시켜주려고 합니다. 뚱아저씨만 보면 멀리서부터 알아보고 산책가는지 알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오늘도 말라뮤트 보담이 산책을 시켜주러 다녀왔는데, 기존에 다니던 코스가 아닌 위탁 시설 부근에 있는 새로운 좋은 산책로를 찾다가 마침 아파트 단지 옆 한가한 공원을 찾아 1시간 정도 산책을 시켜주고 왔습니다. 보담이가 무척 좋아하더군요.

산책 하기 위해 승합차에 탄 보담이. 뚱아저씨 승합차만 타면 산책 나가는 줄 알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늘 보담이와 함께 산책한 아파트 옆 그린 공원

공원과 아파트 단지 옆을 크게 돌면서 산책~

산책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보담이~

그렇게 1시간 정도 보담이를 산책시켜주고 난 후 다시 위탁 시설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위탁 시설 옆으로 야산 쪽으로 콘크리트가 타설 된 새로난 도로가 있습니다. 그 도로가 마을로 연결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 길로 한 번 가볼까 하고 차를 타고 새로 난 도로로 해서 갔습니다.


한참을 들어가다 보니 콘크리트 타설 된 길이 끊어지고 그냥 흙길이었습니다. 그래도 길은 이어지는 거니까 계속 차를 몰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길이 끊어진겁니다. 차가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좁은 협로가 있었습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가 안 되었던겁니다.


"아뿔싸.. 이렇게 도로가 끝나다니 ~ "


할 수 없이 조심스럽게 후진을 해서 빠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도로 폭도 좁고 옆에는 경사각이 60도는 됨직한 낭떠러지가 있었습니다. 자칫 운전을 하다 실수를 하면 차량 전복사고가 날 것 같은 그런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나오다가 왼쪽 뒷바퀴가 움푹 패인 곳에 빠졌습니다. 앞으로도 못가고 뒤로도 못가는 상황입니다. 혼자서 이 난관을 헤쳐나가볼까 생각했는데 자칫 잘못해서 옆의 낭떠러지로 전복되면 생명까지도 빼앗길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야산의 좁은 길 도랑에 바퀴가 빠져버린 팅커벨 붕붕이~

그때 생각난 것이 119 구조대였습니다. 그분들이라면 도와주실 것 같아서 혼자서 너무 무리를 해서 차를 그곳에서 빼내는 것을 포기하고 119에 연락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위치를 물어보고 또 제 휴대폰 위치 추적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10분쯤 후에 양주 소방서 119 구조대 분들이 오셨습니다. 제 차와 낭떠러지 사이에 겨우 차 한 대가 빠져나갈까 말까 한 아주 좁은 길을 기가 막히게 빠져나가서는 그 앞에서 붕붕이에 로프를 몇 겹으로 매더니 차로 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팅커벨 붕붕이에 견인용 로프를 걸고 있는 119 구조대원

견인줄을 걸고 앞에서 끌어주고 저는 차에서 천천히 시동을 밟아서 움푹 패인 도랑 같은 곳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는 뒤에서 계속 수신호로 안내를 해줘서 후진으로 조심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 어찌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는지.. 그 위기에서 탈출시켜준 119 구조대원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는 인사를 몇 번 하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말로만 고맙다고 한 게 영 마음에 걸려서 과일 선물이라도 하나 사들고 소방서로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편지 한 통을 써서 한라봉 상자 안에 넣어서 직접 양주소방서로 찾아갔습니다.


갔더니 119 구조대 팀은 다른 곳에 위급한 상황이 있어서 또 출동했다고 다른 소방대원이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그래서 찾아온 사연을 이야기하고 과일 박스를 내놓는데,


그분께서 "앗.. 우리 이건 받은 걸로 하겠습니다. 저희는 받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김영란법 때문.. )


그래서 5만 원 이하입니다. 오늘 너무 고마워서 제 성의입니다. 했더니 극구 사양하시더군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과일 상자는 들고 오고 편지만 남겨놓고 왔습니다. 소방대원 분이 편지는 119 구조대원께 잘 전해드리겠다고 하시더군요.


평소에도 119 구조대를 포함한 소방대원들에게 늘 고맙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적인 도움을 받으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오늘 도와준 119 구조대원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오늘 양주시 남면 두곡리 000번지 윗 야산에 빠진 스타렉스 승합차를 꺼내주시느라 출동하신 양주소방서 119구조대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평소 안 지나다니던 두곡리 000번지 옆에 콘크리트가 타설 된 도로가 새로 나있기에 새로운 길도 알 겸 그길로 갔다가 도로가 야산 중간에 끊겨서 곤란을 겪었습니다.


조심해서 후진으로 빠져나온 다는 것이 산길 옆 도랑에 빠져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옆에는 낭떠러지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무리해서 차를 빼려고 혼자서 하다가 자칫 낭떠러지로 차가 전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119에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전화를 건지 10분 만에 근처에 도착한 출동대원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자세한 장소를 알려드려서 다행히 제가 갇혀있던 곳에 금방 와주셨고 도랑에 빠진 승합차를 견인해주셔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조심스럽게 후진하는 것까지 도움을 주셔서 안전하게 그곳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출동 대원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은 드렸지만 다시 생각해도 위기의 상황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금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 무리를 했다면 차량 전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먼저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119를 찾아 도움을 청하게 되었고, 생각했던 대로 빠른 출동과 요긴한 도움을 주셔서 안전하게 위기 상황을 벗어나게 됐습니다.


저는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에 사는 54세 남성이고, 이름은 황동열입니다. 지금 하는 일은 유기동물 구호단체인 사단법인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입니다. 저만 믿고 생명을 의지하는 수많은 유기견들과 우리 단체 1만여 명 회원들에게도 오늘의 119 구조대원님들의 도움은 크게 감사할 일입니다.


고마움에 대한 작은 성의로 한라봉을 보내드리오니 식사 후 입가심이라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0년 1월 29일​


황동열 올림

오늘 기분 좋게 산책한 말라뮤트 보담이의 환한 웃음으로 마무리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

오늘 새로 개척한 산책로로 산책하고, 간식도 먹어서 기분 좋은 말라뮤트 보담이~

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http://cafe.daum.net/T-PJT)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원글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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