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40톤 사료 기부하고 칭찬받고 싶었던, 올라펫의 편지

조회수 2019. 9. 5.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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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펫과 그 회원들은 유기견과 길고양이를 위한 사료 기부량이 40톤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유기견 보호소에 들어오게 된 강아지들의 사정은 참 다양합니다. 썰매를 끌고 있을 것 같은 허스키는 보신탕집에 팔려 가는 중에 구조되어 들어오고, 길거리에서 구조된 푸들은 무슨 연유인지 똑같은 제자리 뛰기를 반복합니다. 분명 다리가 길어 잘 뛰었을 것 같은 한 아이는 처음 보는 자동차에 멋지고 긴 다리 하나를 잃었습니다.

이 친구들의 신기한 점 가운데 하나는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손길을 즐긴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사람을 두려워했던 친구들도 결국은 마음을 열고, 다시 사람 곁에 서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쩔뚝이는 다리로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을 보면 울컥하는 감정까지 느껴지지요. 강아지들 천성일까요?

조금만 신경 쓰면 주변에 고양이들도 참 많이 보입니다. 요즘에는 아파트 단지 내에도 길냥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지요. 가끔 운이 좋으면, 꼬물거리며 호기심 가득 찬 얼굴로 주변을 서성이다 사람을 만나곤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길고양이가 자꾸 늘어나니 밥을 주지 말라 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니 밖에 내놓지 말고 잘 숨겨두라고 합니다. 시끄러우니 밥줄을 끊고, 더럽혀지니 먹을 수 있는 모든 걸 빼앗습니다. 어쩌라고..?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유기동물의 숫자가 10만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14.5%가 원래 반려인에게 돌아가고, 30% 정도가 새로운 가족을 찾습니다. 또 27%가 자연사, 20.2%가 안락사를 당합니다. 절반 정도가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4.5%, 약 4천여 마리의 동물이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9월 1일, 올라펫과 회원 여러분이 힘을 합쳐 기부한 사료의 양이 40톤을 넘어섰습니다. 기념할만한 날이라 생각하며 자축하려 했는데, 매해 늘어나는 유기동물을 숫자를 살펴보니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만 더 커집니다.

얼마 전 한 유기견 쉼터에 사료 기부차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관리자께서 말씀하시길 "30마리 강아지가 한 달에 300kg 정도 사료를 먹는다"라고 합니다. 물론 대형견이 좀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양이는 그보다 더 적게 먹겠지요.

그동안 여러분과 올라펫이 40톤이나 되는 '엄청난' 사료를 기부했는데, 대략 4천여 마리의 유기견과 길냥이가 1~2달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양 밖에 되지 않네요. 매년 보호되는 유기동물의 숫자와 비슷하니 기뻐할 수도 있지만, 매해 2만 마리 유기동물이 안락사를 당하고, 그다음 해에 또 10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질 거라 생각하니 자축할 생각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올라펫은 지난 2014년 동물행동권 카라와 같은 보호단체와 처음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16년 6월 정식으로 자체 기부 캠페인인 '행복한 기부플랜’을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9월, 대략 3년 만에 40톤을 기부할 수 있었죠. 너무 느린가요?

최근 참 행복하게도 기부에 참여해주는 분의 숫자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불과 몇 달 전에도 방문자의 50% 정도가 기부에 참여했었는데, 최근은 90%에 가까운 분이 매일 기부를 해주고 계세요. 요즘 하루하루 올라가는 기부량을 보며 눈치채신 분도 계시죠? 매달 1톤이 넘는 사료를 나르려니 봉사자분들도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계실 겁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힘을 모아 기부량을 계속 늘리고,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을 높여 유기율을 낮출 수 있다면 어느 날인가 모든 유기동물에 조금 더 좋은, 그리고 맛있는 사료를 먹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건강하고 예쁜 모습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날까지 말이지요. 함께 뚜벅뚜벅 걸어갑시다.

ps. 오늘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올라팸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오늘 기부는 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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