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진행할 때 수의사의 마음

조회수 2019. 8. 14.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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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락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집도하는 수의사의 기분과 안락사 과정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안락사는 반려견이 심한 고통을 겪는데, 호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시행됩니다.


안락사 전에 아이의 상태가 정말 가망이 없는지 면밀하게 알아봅니다. 상황에 따라 혈액, X-ray 등의 검사를 진행하고요. 만약 검사 없이도 전혀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검사를 생략합니다.

안락사가 결정되면 먼저 마취를 합니다. 미리 보호자 분과 얘기를 하고 아이가 가는 모습까지 보고 싶어 하시면 마취 후 약물을 투여하고요. 아이가 가는 모습이 보기 힘들다고 하시면 따로 처치실이나 수술실에서 진행합니다.


안락사 약물을 혈관이나 심장으로 투여하고 1분~3분 정도 있으면 심장이 멈추죠. 이후 솜과 하얀 천으로 염을 진행합니다. 염이 끝나면 하얀 천을 두른 상태로 보호자분에게 아이를 안겨 드립니다.

안락사를 진행할 때마다 솔직히 수의사인 저도 정말 많이 울어요. 너무 고통스러워하던 아이가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게 하는 건 솔직히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생물이든 정해진 수명이 있고 태어났으면 죽음을 피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물론 인간의 존엄성을 찬성하는 입장이고요.


저는 그 아이가 떠나서 슬퍼서 우는 게 아니에요. 아이를 보내는 보호자의 마음이 너무 애틋하고 슬프더라고요. 마치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이랑 비슷하다고 할까요? 보호자분의 애절한 감정이 많이 느껴지거든요.


또한 아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괜찮아지겠지 하시다가 치료시기를 놓쳐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이상 없어서 안락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진짜 슬프고 화도 좀 나기도 해요. 기회가 있었던 아이였으니까요.

안락사 하는 분위기는 많이 슬퍼요. 그래도 한참 전부터 아이의 상태를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분들은 정말 그나마 덤덤하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하지만 눈물이 없으신 분은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우리 아이들 수명이 인간보다 짧으니까요...

그러니 아이들이 건강할 때 산책도 잘 시키고 이곳저곳 같이 여행도 가고, 되도록이면 행복한 추억을 많이 들고 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아이들이 떠나게 될 때는 꼭 후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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