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취미

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펜은 손글씨를 더 잘 쓰게 할 수도, 못 쓰게 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손글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어떤 펜을 쓰는지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고 써보기도 하죠.

좋은 펜에 대한 판단은 꽤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서 누군가에게는 잘 써지는 펜도 내게는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글쓰기에 편한 펜의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볼이 없고 글씨를 쓸 때 적당히 마찰이 있는 펜’입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펜들은 이런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필기구입니다.

악필 교정을 장비빨로 빠르게 이루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등장하는 필기구를 눈여겨 봐주세요!

연필은 손글씨를 연습하기에 아주 적합한 필기구입니다. 글씨를 쓸 때 마찰이 적당해서 획을 컨트롤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글씨를 쓸 때마다 나는 사각사각 듣기 좋은 소리는 덤입니다.

글씨 연습을 할 때는 심이 진하고 무른 B심을 추천합니다. HB심은 B심에 비해 단단해 글씨를 쓸 때 더 힘이 들고 그나마 쓴 글씨도 연하게 써져 교정할 부분이 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만년필로 글씨를 쓰면 더 잘 써진다는 말을 꽤 들었을 겁니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만년필은 잉크를 촉으로 흘려보내 종이를 적시며 선을 긋는 원리로 글자가 써지는 펜입니다. 그러다보니 볼펜 끝에 있는 동글동글한 볼이 만년필에는 없습니다.

360°로 돌아가는 볼이 없으니 내가 긋는 방향대로 선이 그어집니다. 뾰족한 펜촉 때문에 마찰이 생기는데 이 마찰 덕분에 글씨가 잘 써집니다(처음에는 마찰이 익숙하지 않아 글씨가 잘 써지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대개 그림을 그리는 데 쓰기 좋은 펜으로 알고 있는데 글씨를 쓸 때도 정말 좋습니다. 여러 회사의 피그먼트 라이너 중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0.3'를 추천합니다. 볼이 없어서 획을 원하는 대로 그을 수 있고 사각사각한 필기감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