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선생님의 아내를 사랑하다, 슈만-클라라-브람스의 관계

조회수 2021. 7. 27. 18:1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다시 주목받는 슈만-클라라-브람스 세 사람의 이야기. 낭만적인 사랑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겹쳐져 더욱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슈만이 사랑하게 된 클라라는 스승의 딸이었습니다. 스승인 프리드리히 비크의 집에 거주하며 도제식 교육을 받았기에 슈만과 클라라는 서로 마주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들이 진지한 사랑을 시작한 것은 슈만이 25살, 클라라가 16살 때입니다.

출처: Robert Schumann in 1839, lithograph by Josef Kriehuber

스승인 비크는 제자로서 슈만을 좋아했지만, 자신의 딸과 만나는 것은 탐탁지 않아 했습니다. 슈만의 집안사정도 좋지 않았고, 뒤늦게 음악을 시작했기에 아직 성공하지 못한 남자에게 딸을 맡길 수 없었죠. 클라라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졌기에 더욱 둘을 결혼시키기 아까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슈만과 클라라는 비크의 눈을 피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이를 계기로 만들어진 곡이 바로 <어린이 정경>입니다. 클라라가 ‘가끔 당신이 어린아이 같아 보여요’라고 쓴 편지에서 착안된 곡으로, 제목과 달리 ‘어린이를 위한 음악’은 아니었던 것이죠.

출처: Clara Schumann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무르익어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을 약속하게 됩니다. 하지만 비크는 완강히 반대했습니다. 이에 슈만이 라이프치히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두 사람과 비크의 법정 다툼이 1년간 이어집니다. 비크는 슈만에 대해 좋지 않은 증언을 하며 제자의 가치를 깎아내렸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의 긍정적인 증언과 특히 박사학위 타이틀을 따낸 슈만의 학술적 업적이 인정되며 그것이 슈만의 성품을 증명해 주는 결정적 증거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렇게 비크와의 싸움을 정리하게 됩니다.

1840년, 이때는 슈만의 "가곡의 해"로 그가 무려 150여곡 이상의 가곡을 쓴 시기였습니다. 슈만과 클라라는 1840년 9월 12일 결혼식을 올리는데, 슈만은 결혼 전날 클라라에게 프로포즈로 가곡집 하나를 선물합니다. 그 곡이 바로 연가곡 <미르테의 꽃> 입니다. 그중 제1곡 <헌정>이라는 유명한 곡이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마지막 연주곡으로도 등장한 낭만적인 음악이죠.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이야기만으로도 애틋하지만, 브람스의 등장으로 이들의 관계는 더욱 드라마틱하고 애절해집니다.

브람스는 슈만보다 23살 어린 제자였습니다. 슈만이 그의 인생 최후의 창작기를 보내고 있던 43살 시기에 20살인 무명의 신인 브람스를 만나게 됩니다. 슈만은 당시 <신음악지>란 저널을 창간해 칼럼을 기고하며 많은 인재를 발굴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신예 음악가가 바로 브람스였죠.

출처: Johannes Brahms vers 1870, © Getty / Mondadori Portfolio

슈만의 평론으로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브람스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러 슈만을 찾아갔고, 이때 슈만의 부인이자 14살 연상인 클라라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이후 브람스는 슈만의 제자가 되었고, 그의 집에 기거하며 도제식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이전부터 좋지 않았던 정신착란 증상이 슈만을 더욱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그의 나이 44살이었습니다. 이때 슈만의 건강은 더욱 악화돼 있었고, 라인강에 투신하여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슈만은 2년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슈만의 입원으로 가장이 된 클라라는 생계를 위해 다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갔고, 브람스는 슈만 대신 클라라를 비서처럼 따라다니며 연주 활동을 보조했습니다.

이 시기에 두 사람은 매우 가까워집니다. 클라라는 서정적인 브람스의 음악을 좋아했고, 브람스도 클라라에게 깊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죠.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웠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슈만과 클라라와의 막내 아들인 ‘펠릭스 슈만’이 브람스의 자식이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하지만 브람스가 클라라에 대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1896년은 클라라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77세의 나이로 타계한 해인데, 같은 해 브람스는 오래 전부터 클라라의 죽음을 준비하며 쓴 가곡인 <네 개의 엄숙한 노래>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브람스 역시 간암으로 숨을 거두게 됩니다.


자기 전에 듣는
클래식 팟캐스트
▼▼▼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