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 후 느끼는 행복감? 살아본 사람들은 다 알죠"

조회수 2020. 12. 12.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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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두 마리니까 행복감이 몇 배로 늘어났어요. 동물들이 주는 행복의 크기가 얼마나 큰 지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은 다 알죠."


서민희씨 가족은 요즘 고양이 키우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다. 원래 두부(고양이 이름)만 키우다가 지난 3월 서울고양이입양카페에서 유기묘 보리를 입양한 후 행복감이 몇 배나 늘어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씨는 구로구에 있는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고양이를 입양한 첫 번째 주인공이다. 고양이입양카페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동구협)에서 공고기간이 끝난 유기묘들을 데려와 일반 가정으로 입양을 추진하는 서울반려동물교육센터의 부대시설이다. 동구협은 서울시내 각 자치구와 위탁계약을 맺은 동물보호소다.


그는 "고양이를 키우니까 삶의 행복이 몇 배가 됐다"며 "기존에 살던 두부도 보리를 만나서 더 활발해졌다. 저랑 가족들은 늘어난 고양이들 밥 챙겨주랴, 화장실 청소하랴 일이 늘어난 만큼 더 부지런해졌다"고 자랑하듯 말했다. 


사실 처음 보리를 데려올까 말까 고민할 당시만 해도 큰 기대는 안 했다고 한다. 올해 초 센터에서 분양 소식을 접했을 때 대기자가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하지만 보리와의 묘연(猫戀, 고양이와의 인연)이 존재했던 걸까. 신청 한 달 뒤 보리 입양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 길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보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고양이들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독립심이 강하고 예민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후 2개월에서 6개월 사이 사회화 교육이 가능한 시기를 넘기면 합사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서씨는 보리와 두부를 합사하기 전 공부를 먼저 했다. 


그는 "기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보리가 집에 온 뒤 빈방에서 2주 동안 혼자 생활하게 했다"며 "서서히 두부와 서로 냄새를 교환하게 했더니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지금은 같이 붙어있기도 하고 많이 친해졌다"고 흡족해 했다. 


이어 "고양이를 입양하시려는 분들에게 미리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무턱대고 데리고 오면 힘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발정음 때문에 새벽에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다. 털이랑 생활하는 거는 기본이고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동물병원에도 데려갈 수 있다"고 넌지시 조언했다. 

서씨가 보리를 데려온 서울고양이입양카페의 입양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정보 확인이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확인이 힘들다. 하지만 온라인 카페에 고양이들에 대한 나이, 성격 등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어서 특성 파악 후 전화 문의 등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동물 입양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건강 문제다. 유기동물은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서다. 실제 관리가 안 된 동물보호소의 경우 지저분한 환경에서 전염병이 돌아 아픈 개체들도 있고 다친 상태에서 구조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서울고양이입양카페는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관리가 깨끗하게 잘 되는 편이다. 먼저 동구협에서 유기동물을 데려오면 2주 동안 격리를 한다. 전염병 검사를 한 뒤 경과를 지켜보고 예방접종을 하고 나서 카페로 데려온다. 대책 없는 개체 수 증가를 막기 위해 중성화 수술도 해준다. 모두 건강한 상태에서 입양을 보낸다. 성격테스트를 통해 사회화가 덜 된 고양이들은 새 가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물론 입양을 함부로 보내진 않는다. 신청서를 내면 일주일 이내 검토를 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입양을 보낸다. 서씨의 가족도 적합한 가정이라고 판단해서 입양을 보냈고 보리 또한 좋은 가정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송민수 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가끔 아이가 원해서 입양을 하겠다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데 고양이털에 민감한 가족이 있을 수 있으니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양 전 주의사항을 귀띔했다. 


이어 "동물들이 최대한 좋은 가정으로 입양 가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센터에서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동물과 함께 살면 사람들도 행복감을 느낀다"며 "코로나19 위기에도 기쁨과 희망을 주는 유기동물들에게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말했다.

"유기동물 입양 후 느끼는 행복감, 함께 살아보면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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