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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중심으로 전셋값 ‘뚝’…역전세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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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갭 투자가 횡행하는 지역일수록 전세 공급 많아

- 전입신고·확정일자도 도움 안 돼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역전세난이 현실화하면서 여기저기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추이를 보면 2년 전인 2017년 3월 대비 전셋값은 0.9% 하락한 상태다.


그중에서도 영남권의 전셋값 하락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울산은 2년 전에 비해 7.9% 하락했고 경남은 7.6%, 경북은 5.4% 떨어졌다. 2년 전에 비해 전셋값이 내렸다는 것은 집주인(임대인)이 세입자(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수요·공급 원칙에 전셋값 약세 


전국에서 역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거제는 2년 전에 비해 전셋값이 15.1% 하락했는데 이는 100㎡ 아파트로 환산하면 3021만원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년 전 A가 거제 지역에 갭 투자로 열 채의 아파트를 샀다고 하면 지금은 3억원 이상의 돈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가 3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약 그런 자금이 있었다면 A의 투자성향으로 봐서 예전에 갭 투자를 더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역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거제 지역은 조선 경기의 침체로 지역 경제가 붕괴 일보 직전이다. 이에 따라 주택 수요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데 과거 분양에 실패했던 미분양 물량 부담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거제는 2019년 1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 아파트 수가 1682채에 달한다. 이는 전국에서 다섯째로 많은 물량이다. 더구나 악성 미분양이라고 할 수 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거제 지역이 1424채로 압도적인 1위다. 거제 지역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월등히 많다는 증거다.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지역의 또 다른 특징은 갭 투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갭 투자자는 본인이 실거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를 줘야 하는데 월세보다 전세로 임대를 주는 것을 선호한다. 


전세를 놓으면 같은 자금으로 여러 채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억원의 자금이 있는 B가 5억원짜리 집을 월세를 끼고 산다면 한 채 밖에 사지 못한다. 그러면 B의 기대 수익은 한 채에서 얻을 수 있는 ‘월세 수입+시세 차익’이 된다. 


그런데 B의 전셋값 비율이 80%인 지역에 전세를 끼고 투자했다면 5억원짜리 집이지만 4억원의 전세를 끼고 사게 되므로 B는 네 채를 살 수 있고 B의 기대 수익은 네 채의 시세 차익이 된다. 


결국 집값이 크게 상승한다고 기대되면 월세로 주는 것보다 전세로 주는 것이 투자자에게는 더 이익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갭 투자가 횡행하는 지역일수록 (월세보다) 전세 공급이 많아지게 된다. 이러니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전셋값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 매매가·전셋값 하락이 세입자에게 전가돼

그러면 이러한 역전세난이 세입자에게 유리한 것일까. 2년 전 전세금에서 일부를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세입자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집주인이 돈을 돌려줄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채에 투자해 놓은 갭 투자자는 돌려줄 자금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런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적다. 이런 상황에 봉착했을 때 세입자에게는 대책이 없다. 경매를 신청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순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집주인에 대한 복수 차원이라면 모르겠지만 자신의 자산을 지키는 차원이라면 실효성이 없다. 거제 지역을 예로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2년 전인 2017년 2월 말 100㎡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갔다고 가정해 보자. 


2017년 2월의 거제 지역의 평균 전셋값은 ㎡당 202.3만원이었으므로 그 아파트의 전셋값은 2억230만원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문제가 안 됐던 것은 그 당시 집값이 2억5782만원이나 됐고 그 집에는 다른 대출이 없었기 때문에 세입자는 안심했을 것이고 전입신고만 하고 확정일자만 받아 놓으면 되는지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2년이 지난 2019년 2월 말 그 사람이 이사를 가려고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돈이 없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현 시세보다 높은 2년 전 전세금을 주고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매를 넘기겠다고 집주인에게 말하니 집주인은 제발 그렇게 하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집값이 ㎡당 195만2000원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재 거제 지역의 매매가 수준은 2년 전 전셋값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경매를 신청한다고 해도 자신의 전세 보증금을 전액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물론 집주인이 양심적이고 다른 현금 자산이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매가·전셋값 하락의 피해가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다는 절차는 다른 대출이 들어왔을 때 대항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집값이나 전셋값이 하락했다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전세보증보험을 드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는 2년 전에 들었어야 하고 역전셋값이 발생된 그 물건에 대해서는 지금 가입을 받아주지도 않는다. 


보험의 속성은 미래에 대한 위험 분산이지 현실의 손해를 대신 떠안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월세로 계약한 사람은 마음이 편하다. 보증금 수준이 낮아 떼일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매월 월세를 내는 것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월세 대신 전세로 계약한 사람이 대부분인 만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결국 역전세난이 세입자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얘기다. 세입자가 전세 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은행은 자신들의 원금을 지키기 위해 역전세난 발생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전세 연장 시 대출 연장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출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이미 역전세난이 발생한 지역의 집주인은 전세금 반환을 거부할 것이고 은행에서는 전세 자금 대출 반환을 종용할 것이기 때문에 그 고통은 고스란히 세입자의 몫이 된다. 역전세난은 집주인만 할퀴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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