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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1중’으로 재편된 조선업, 삼성중공업의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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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서만 LNG 운반선 7척 수주 ‘순항’… 사업 비율 높은 해양 플랜트도 회복 조짐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1강 1중’ 체제로 재편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3월 8일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로 출범하는 조선통합지주회사의 2대 주주가 된다. 합병 전까지 양 사는 각자 영역에서 사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업계 1, 2위의 합병으로 순식간에 ‘1중’이 돼버린 삼성중공업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도 관심사다.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주체로 거론됐지만 인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형 성장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합병 법인 등장으로 ‘선가 인상’ 기대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으로 양 사는 막강한 점유율을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의 수주 잔액 점유율은 20%를 돌파했다. 2위인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이 6%, 삼성중공업(세계 기준 4위)이 5.9%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다. 


기업의 경쟁력도 강화된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지배하게 되면 규모의 경제 효과는 물론 시장 지배력 강화, 수주 경쟁력 배가 등의 호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M&A에 따른 기대 효과가 기술 시너지와 중복 부문 효율화에 따른 비용 절감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양 사는 이미 전 세계 일류 조선사로 기술적 격차가 크지 않고 비용 부문의 효율화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며 “전 세계 최대 조선사로서의 상징적 의미와 고부가선에서의 경쟁 완화에 따른 선가 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삼성중공업과의 격차는 한층 벌어지게 됐다. 단기적으로는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 공급은 축소된다. 경쟁 업체의 감소로 저가 수주가 일시적으로 사라진다면 고부가선에서는 선가가 인상돼 삼성중공업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영수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합병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업종 재편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거대 기업의 등장으로 나머지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약화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해운업계는 2013년부터 이뤄진 선사 간 M&A로 최근 6년간(2013~2018년) 상위 10대 해운 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이 65.3%에서 84.8%까지 치솟았다. 따라서 이들과 합병하지 못한 선사들은 중견 선사로 추락하며 갈수록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예측을 뒤로하고 삼성중공업이 집중하는 것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해양 플랜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경영 실적 전망치를 매출액 7조1000억원, 수주 목표 78억 달러로 제시했다.  


올해 BP 매드독, FPU, ENI코랄 부유식액화천연가스생산저장설비(FLNG) 등 해양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고 2017년 이후 수주한 상선 물량도 건조에 들어가면서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전체적인 수주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중심의 시황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해양 플랜트 시장은 예정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투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전사전략회의에서 “외형 성장보다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고 알차게 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하자”며 2021년 매출 9조원 달성이라는 중기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기술력 앞세워 LNG선 수주 박차 가한다


삼성중공업의 자신감은 최근 성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지난 2월 말 기준 490만 3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규모의 수주 잔량을 확보했다. 이는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는 세계 수주 잔량 2위로, 451만5000CGT의 수주 잔량을 기록한 현대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앞선 수치다. 


지난 1월만 해도 3위에 머물렀던 삼성중공업의 약진이 가능했던 이유는 LNG 운반선 수주 덕분이다. 삼성중공업은 3월 22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2154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납기는 2022년 3월이다. 이를 포함해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서만 벌써 7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해 13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수주 목표인 78억 달러의 17%를 벌써 달성한 것이다. 


해외 선주들이 삼성중공업을 찾는 이유는 단연 기술력이다. 1월 29일 삼성중공업이 유럽 지역 선주사인 셀시우스 탱커스와 체결한 LNG선 2척에는 삼성중공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친환경·스마트십 기술이 적용됐다.  


대표적 친환경 기술인 ‘세이버 에어’는 선체 바닥면에 공기를 분사해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형성, 선박의 마찰저항을 감소시켜 연비를 향상시키는 에너지 절감 장치의 일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세이버에어는 연료 절감 효과가 매년 5%씩 이뤄져 선박을 20년 운항하면 1년 치의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십 솔루션인 ‘인텔리만 십’ 적용으로 이산화탄소 규제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은 국제사회에서 선박과 항만업계에 가해질 친환경 규제에 발맞춰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월부터 EU 회원국의 항만을 입·출항하는 5000톤 이상의 선박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료 사용량의 운항 정보를 제출하는 규제를 시행 중이다. 또 국제해사기구(IMO)는 2019년 1월부터 회원국 전체 항만을 입·출항하는 선박에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IMO-DCS’ 규제를 시행한다. 


해양 플랜트 또한 삼성중공업이 기대를 거는 분야다. 삼성중공업의 포트폴리오에서 해양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타사에 비해 높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해양 플랜트 수주 목표치는 31억 달러였지만 이에 무색하게 실적은 전무했다.   


조선업계는 유가 하락으로 지체됐던 해양 플랜트 프로젝트들이 시동을 걸면 업계 전체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10억 달러 규모의 인도 릴라이언스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의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16억 달러 규모의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2019년 해양 설비 발주 금액을 전년 대비 75% 증가한 70억 달러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신조선 수주량은 약 17% 감소한 1050만CGT, 수주액은 약 14% 감소한 224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올해도 LNG선 활황의 영향이 수주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하며 “2020년 이후 환경 규제 영향이 가시화되며 수요가 타 선종으로 다각화될 것으로 전망돼 조선사들은 이에 대한 영업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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