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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떠난 한진重, 회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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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사업 대대적 구조조정 예고

- 수비크 정리하고 영도로 사업 재편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진중공업이 무너졌다. 2년(2016년 5월)여 전 388.5%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해결하기 위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경영지원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던 한진중공업이 결국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본 잠식에 빠졌다.


자산(2조7101억원)보다 부채(3조4523억)가 7422억원이나 더 많은 심각한 상황이다. 뇌관은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의 부실이다.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비크조선소에 2조원을 무리하게 쏟아부은 결과가 이처럼 참혹한 사태를 불러왔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의 주인도 바뀌게 됐다. 그동안 한진중공업그룹을 이끌던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KDB산업은행이 중심이 된 채권단이 새 주인이 됐다. 


채권단은 이참에 수비크조선소의 부실을 털고 한진중공업을 영도조선소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 출자 전환·부지 매각으로 부채 정리 


한진중공업을 재도약시키기 위해선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업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자본 확충 등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한진중공업이 영위하고 사업 부문 중 지금 사태의 원인이 된 조선 부문에 대한 재편이 시급하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사업 부문은 크게 3개 사업 부문으로 나뉜다. 조선·건설·부동산임대 등이다. 이 중 조선 부문을 뺀 나머지 사업 부문은 상황이 괜찮다. 건설 부문은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건축 사업을 축으로 일감을 꾸준히 확보해 놓았다. 


수주 잔액이 2조원 가까이 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건설 부문에서 8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8181억원 대비 3%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한진중공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중 절반에 가까운 48.1%다. 


반면 한진중공업의 핵심이었던 조선 사업 부문의 매출은 5469억원을 기록하며 31.2%에 머물렀다. 현재로선 한진중공업의 주력 사업을 조선이 아닌 건설로 꼽아야 할 형국이다. 부동산 임대(서비스 협약 포함) 사업 부문도 상황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 3610억원을 올렸고 이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당장 발등의 불은 조선 부문 그중에서도 수비크조선소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비크조선소는 저렴한 인건비 등을 이유로 ‘알짜 조선소‘란 기대를 받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비숙련된 노동력으로 기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고 신뢰도 하락에 수주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수비크조선소는 지난해 말 결산에서 자산보다 부채가 6878억원 많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지난해에만 1조263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채권단 측은 수비크조선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자본 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외 채권단 12곳으로부터 6874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을 하기로 확정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 측은 한진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천북항 배후 부지(총 2조1600억원 규모 중 잔여 부지 8000억원), 동서울터미널(자산 가치 미산출)의 매각을 진행해 부채를 정리할 방침이다. 


또한 채권단 측은 수비크조선소에 대한 매각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각을 통해 한진중공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영도조선소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수비크조선소 매각과 관련해 네덜란드 조선사, 중국 조선사, 필리핀 현지 금융권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영도의 좁은 부지 대안 찾아야


앞으로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 사업 구조는 영도조선소를 주축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영도조선소는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이후 군함 등 특수선에 집중하면서 27척, 1조2000억원 상당의 신규 물량을 확보했다. 


군함 등 방위산업 물량은 국가와 체결한 계약이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영도조선소에는 단점이 있다. 협소한 부지와 오래된 설비다. 영도조선소는 국내 조선소 가운데 유일하게 대도시 원도심에 자리해 있지만 부지 면적이 26만㎡로 좁고 1937년 설립돼 시설이 낡아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한창 조선업이 활황을 보일 때 한진중공업이 수비크조선소를 차린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조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리핀 수비크만 경제구역 내 297만5207㎡(90만 평) 부지에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총 7000여억원을 투자해 수비크조선소를 건설했다. 


기존 국내 영도조선소는 부지가 좁아 대형 상선을 건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 한진중공업과 채권단 측은 신선대부두(115만7000㎡) 일부와 해군작전사령부 인근 매립지 일부 등 33만570㎡ 정도를 임대해 ‘특수목적선 클러스터’ 조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2030년까지 신선대부두는 부두 기능을 하도록 허가가 나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비크조선소가 어려운 상황이고 영도조선소로 사업 구조가 재편돼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넓은 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새 주인이 된 채권단 측과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인 한진중공업이 채권단 손에 넘어가면서 한진중공업그룹에는 이제 가스·전력 등 집단 에너지와 레저 부문만 남게 됐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의 한진중공업 보유 지분은 전량 감자 후 소각된다. 사실상 그룹 해체 수준이다. 


앞으로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홀딩스를 축으로 남은 계열사들을 이끌게 된다. 현재 한진중공업그룹에 남은 것은 한진레저·대륜E&S 등 4개에 불과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도시가스와 에너지 관련 계열사의 수익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진홀딩스는 지난해 한진중공업을 제외하고도 매출 94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한진중공업의 지분법 손실이 자본 잠식으로 인해 한도에 달했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에너지 부문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도 컸다. 


다만 이런 에너지 부문의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그룹의 재건 여부에는 물음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한진중공업그룹은 한진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수년간 알짜 계열사와 부동산 등 핵심 자산을 모두 팔아 치운 상태다. 신규 사업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 확대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런 와중에 한진중공업그룹은 경영 승계 작업에 들어갔다. 한진중공업그룹 3세 경영인인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가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3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조 한진중공업홀딩스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조 전무는 조 회장의 장남이다. 그가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조 전무가 한진중공업그룹의 ‘재건’이란 사명을 안고 본격적으로 책임 경영에 나서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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