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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 백화점 아니라 신라호텔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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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고객에 접근 가능해 1호 매장으로 선호…면세사업과도 관련성

에르메스·루이비통·그라프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국내 1호 매장은 백화점 명품관이 아니다. 해외 명품의 국내 상륙 1번지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이다.


1991년 신라호텔에 입점한 루이비통코리아는 국내 1호 매장이자 1994년까지 국내 유일의 매장이었다. 2004년에는 에르메스가 신라호텔에 입점했고 2013년 신라호텔 리뉴얼 오픈과 동시에 ‘다이아몬드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그라프’가 신라호텔 로비 중앙에 입점했다.


지금은 그라프·에르메스·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가방 브랜드 모이나가 로비 1층을 장식하고 있다.


소비자는 쇼핑을 하기 위해 호텔보다 백화점을 찾는 편이 낫다. 접근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더 많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호텔보다 백화점이 유리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럭셔리 브랜드가 신라호텔에 1호 매장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라호텔에 입점한 명품 매장들을 직접 방문해 물었다.


◆브랜드 가치 알리기에 수월


“국내 첫 진출인 만큼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LVMH의 가방 브랜드인 ‘모이나(MOYNAT)’다. 이지은 모이나 이사는 신라호텔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성향이 모이나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모이나 역시 2016년 서울 신라호텔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했지만 벌써 외국인 고객 한 팀이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모이나를 방문해 이야기를 듣는 40분 동안 외국인 고객 두 팀이 제품을 구매했다. 모이나 주력 제품의 평균가격이 500만~600만원이지만 고객들이 가방 구매를 결정하는 데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가격이 비싼 이유는 소재와 기법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의 제품 생산도 분업의 효율화를 이룬 지금 모이나는 장인 한 명이 가방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한다. 소재도 소가죽의 육면이 아닌 겉면을 사용한 풀 그레인 기법으로 대부분의 가방을 제작한다. 

모이나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트렁크 브랜드로 시작한 고야드나 루이비통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849년 프랑스 여성 디자이너 폴린 모이나가 설립했고 2011년 LVMH에 인수됐다.


이지은 이사는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만큼 브랜드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장소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신라호텔이 내국인 고객 사이에서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고 신라호텔을 찾는 고객 성향과 모이나의 가치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면세 매장인 만큼 외국인 고객과 신라호텔 숙박객뿐만 아니라 신라호텔의 식음업장을 찾은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모이나를 방문한다.


신라호텔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대부분 연예인 협찬이나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남들이 잘 몰라서’ 찾는 고객들이 많다.


이지은 이사는 “밖에 나가면 너도나도 들고 있는 기존 브랜드에 식상해진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아는 사람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하 아케이드가 곧 명품관


1% VIP를 위한 명품 매장은 지하로 이어진다. 지하 아케이드의 외관은 다른 쇼핑센터와 특별한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입점해 있는 매장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모두 럭셔리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


영국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스티븐웹스터’,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키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애용했다는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 ‘덕시아나’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수입하고 있는 콜롬보·이세이미야케·발렉스트라 등도 입점해 있었다.


그중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영국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스티븐웹스터’를 방문했다. 스티븐웹스터는 마돈나의 결혼반지를 제작해 유명해진 브랜드다. 공정하게 채취된 원석만 거래하고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과감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조지 클루니의 배우자인 아말 알라무딘 등이 애용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박정숙 스티븐웹스터 대표는 신라호텔에 단독으로 입점한 이유에 대해 “스티븐웹스터의 고객이 있는 곳에 다시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웹스터는 2002년 신라호텔 아케이드에 입점했다가 2009년 한국 에이전시의 문제로 철수했다. 당시 스티븐웹스터의 매니저로 일하던 박정숙 대표는 고객들의 꾸준한 요청에 의해 지난해 11월 다시 문을 열었다.


“지금은 호텔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다양한 고객들이 방문하지만 2002년에 신라에 오는 고객층은 상위 1%가 많았어요. 대중적이지 않은 브랜드나 보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디자인·기법·세공 실력에 따라 제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들이 찾아왔죠.” 박정숙 대표의 설명이다.


스티븐웹스터 매장을 찾는 고객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주력 라인인 ‘크리스털 헤이즈’ 반지는 1600만원대, 팔찌는 3000만원대다.


백화점이나 면세점만큼 북적이지 않지만 스티븐웹스터 매장 옆에는 덴마크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가 오픈을 준비 중이다. 매장 맞은편에는 LVMH의 상속자인 킬리안 헤네시가 설립한 향수 브랜드 ‘킬리안’도 입점해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신라호텔 아케이드 입점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라호텔과 격이 맞는 브랜드를 신중하게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가 신라호텔에 입점하면 호텔과 브랜드 모두가 시너지를 창출한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는 신라호텔에 입점함으로써 브랜드가 타깃으로 하는 내국인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 알릴 수 있다.


신라호텔은 국제적인 호텔 체인은 아니지만 그라프·에르메스·LVMH가 입점해 있다는 것만으로 외국인 고객에게 국내 최고 호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신라호텔 로비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브랜드 그라프는 보석 브랜드 중에서도 초고가에 해당한다. 전 세계 48개국에 진출한 그라프는 최고급 호텔 입점만 고집하고 있다.


그런 그라프가 신라호텔에 입점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은 셈이다. 에르메스는 신라호텔에서만 1년에 한 번 국내 비공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신라호텔이 가진 이미지와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에 해외 럭셔리 브랜드가 호텔 입점으로 하나의 간접광고(PPL)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면세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결국 호텔이 면세점과 연계한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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