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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죽으면 유품만 ‘3톤’…일본서 각광받는 유품 재생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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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유품은 중고품으로 수출, 생전 물건 정리 도와주는 직업도 등장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 대학원 교수] 일본에선 2017년 134만 명이 사망했다. 나날이 증가세다.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훨씬 넘긴 ‘다사(多死)사회’의 단면이다.


대부분 고령자로 최근 시신호텔(corpse hotel), 유품 정리, 셀프 장례 등 죽음 사업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일명 ‘슈카쓰(終活)’로 불리는 죽음의 준비만 해도 연간 50조 엔대다. 3500만


고령 인구를 감안하면 수축사회의 대표적인 활황 산업이다. 특히 유품 재생은 단순한 정리 폐기를 넘어 재사용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버려질 재화에 새로운 사용 가치를 얹는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과 효용 증대의 일석이조 사업 모델이다.


◆유품재생, 비용절감에 효용까지 ‘일석이조’


다사사회답게 유품의 발생은 지속된다. 특히 대부분의 노년 인생이 홀몸 가구여서 사망 발생은 곧 집 1채분의 유품 발생을 뜻한다. 방대한 양이다. 평균적으로 1채에서 발생하는 유품의 총량은 3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황망한 유족으로선 유품 처분이 골칫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버리자니 아깝고 팔자니 찜찜할 뿐만 아니라 방법조차 생소하다. 유품의의 재생이 신사업의 틈새 발굴에 성공한 배경이다. 의뢰 건수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최근엔 신수요처로 해외시장까지 커버한다. 중고라도 기술력이 검증된 일본제라면 고품질로 인식, 자원 부족의 개도국 소비 수요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원래 유품 정리는 유족의 몫이었다. 다만 함께 살지 않거나 작업량이 방대해 엄두를 못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나온 게 전문 서비스다. 심부름 업체부터 전문가 재정리업자까지 다종다양하다.


시장은 밝다. 늙어갈수록 물욕이 준다지만 생활 유지를 위한 필수품까지 줄일 수는 없다. 특히 사계절의 일본은 계절성 생활 품목까지 필수여서 한 철용인데도 갖춰야 할 생활 제품이 수두룩하다. 유품을 물려받을 가족·공간이 없다면 처분하는 수밖에 없다.


물건을 줄여나가는 중·장년 자녀 세대에게 고령 부모의 유품 상속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추억이 깃든 최소 품목을 빼면 처분하는 게 현실적이다. 게다가 사놓고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물건까지 상당하다.


유품·중고품 재활용(re-use) 시장은 3조1000억 엔대에 이른다. 잠자는 물건을 유통하는 광의의 재활용을 감안하면 7조6000억 엔대로 추산된다.


물론 문제도 많다. 새로운 비즈니스답게 정해진 룰이 없고 업력이 짧아 트러블을 일으키는 곳이 늘어난다. 유품 정리업자와의 요금·작업 내용 등과 관련된 분쟁·갈등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문제를 다루는 국민생활센터가 2018년 7월 ‘유품 정리 서비스 의뢰 때 계약 내용을 각별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고를 것’을 권고했을 정도다. 처분 제품의 불법 투기나 추가 요금 청구 등이 사회문제로 퍼진 결과다. 실제 2013~2017년 분쟁 건수는 491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증가세다. 가족 형태의 변화가 유품 정리를 틈새시장으로 만들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구성 변화가 그렇다. 홀로 생활하는 유족에게 망자의 유품은 거의 필요없다. 유품 인수와 계승자가 없으니 해체 후 쓰레기로 처분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그것조차 아까운 사람도 흘러넘친다. 2차 가족으로 분화하는 청년 인구의 독립 거주 때 새롭게 모든 일상 품목을 구입하기엔 경제 여력이 달린다. 중고품에 대한 인식 변화도 관련이 있다.


제일생명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고품의 거부감을 묻는 설문 결과 47.5%가 ‘없다’고 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거부감은 줄어든다. 당사자도 쓰레기처럼 버리지 말고 누군가 써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귀한 고가품이라면 생전에 가치 측정해 놓아야


직접 정리하려는 수요도 있다. 유족의 유품 정리 대신 생전에 본인이 직접 줄여보려는 시도다. ‘생전 정리’가 사업 모델로 떠오른 이유다. 골동품·이사 업체 등이 인수·판매해 주는 케이스도 있다. 노환 발생 등을 계기로 시간을 갖고 본인 유품을 정리한다는 점에서 사후 정리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가령 중고 사이트 메루카리(Mercari)에 유품 후보를 내걸어 불용품 재활용을 시도하는 것이 그렇다. C2C(개인 간 거래)의 장점을 살려 자칫 사라질 처지의 제품에 부가가치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회사에 따르면 생전 정리 사례는 2017년보다 2.5배 늘었다. 출품 배경에 생전 정리를 기입한 경우다. 반응도 괜찮다. 주인이 소중하게 여겨 달라는 코멘트의 답글도 긍정적이다.


생전이 정리를 상담·지원해 주는 역할도 생겨난다. 가령 업계 독자적인 강습을 받은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자격증인 ‘생전정리진단사’가 그렇다. 이들은 자택 방문 후 제품특징·고객 의향 등을 상담하며 최종 용도를 조언해 준다.


단순 판매를 포함해 기부 등 공헌적 대안도 제안한다. 버린다는 말보다 손에서 놓아준다는 미묘한 단어 사용을 통해 주인의 죄악감을 덜어주거나 결단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특징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담부터 최종 완료까지 2층 단독주택은 20만~100만 엔(요금)에 처리해 준다. 고객으로선 재활용 판단 여부와 활용 과정을 모른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2011년 설립된 자격으로 전국 2만 명의 생전정리진단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품 정리업자의 매뉴얼은 단순하다. 방문 후 유품을 조사한 후 폐기물과 판매용(중고품)으로 구분한다. 낡았지만 재사용이 가능한 식기·조리기구 등은 재활용된다. 전통 가구 등 골동품으로 인정되면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버리는 데도 돈이 들기 때문에 유족·업자로선 최대한 재활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일부는 해외시장에 공을 들인다. 경제성장에 목마른 개도국에선 유품이지만 사용 가치가 높다. 풍족한 생활을 원하지만 신제품이 비싸 고민이라면 일제 중고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필리핀에 유품 수출을 진행하는 업체는 경매 형태로 재판매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경락액(시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1회 약 20톤이 출품, 평균 낙찰액이 350만 엔에 이른다. 오히려 이전 사용자로부터 장기간 품질을 확인받은 일제란 점에서 신품보다 부가가치를 더 쳐주는 일까지 발생한다. 필리핀은 유품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어 관련 니즈가 증가세다. 망자로부터 사용해 줘 고맙다는 심리적 만족감의 공유다. 남은 물건은 현지 중고 판매업자에게 넘어가 일반 소비자를 기다린다.


컬렉션업계는 유품 정리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진귀한 고가 거래의 중고품이 묻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점포는 주인의 사망 후 버려질 고희소가치의 장난감 등 마니아 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에 나섰다.


포인트는 희소가치의 확인이다. 생전에 의뢰하면 견적 서비스를 해주는 모델이다. 컬렉션 이미지를 전문가에게 보내면 사정은 물론 평가액 등을 넣은 견적서를 보내준다. 이 견적서를 유서와 함께 보관하면 사망 이후에도 희소가치가 사라지는 불상사가 방지된다. 가치를 알고 즐기기에 생전에 처리는 힘들지만 적어도 폐기 우려는 막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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