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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의 뒤를 잇는 ‘라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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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 작성일자2018.09.14. | 398 읽음

-기존 무선통신보다 수십 배 빨라…와이파이 약점 보완할 새로운 ‘빛’

[한경비즈니스=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정보기술(IT) 산업의 역사는 인터넷의 등장을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인터넷은 일상생활과 각종 경제활동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특히 고정된 장소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선통신 기술 역시 발전을 거듭했다.


흔히 4G 그리고 도입이 임박한 5G가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4G 못지않게 많이 사용하는 무선통신 기술이 바로 와이파이다. 4G와 달리 근거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는 등장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통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지속적으로 빨라졌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고용량 데이터 송수신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 증가하면서 와이파이가 큰 인기를 얻게 됐다.


특히 데이터 트래픽의 과반수가 실내에서 발생한다는 연구도 발표되는 등 가정·기업·쇼핑몰 등에서 무선인터넷을 즐기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와이파이는 거리의 제약은 있지만 이론적으로 4G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모바일 시대의 대표적 무선통신 기술로 자리 잡았다.


◆기존 무선통신의 한계 극복 ‘라이파이’


최근 IT 산업에서는 와이파이의 뒤를 잇는 ‘라이파이’라는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라이파이는 전파를 사용하는 와이파이와 달리 가시광선을 사용해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라이파이는 2011년 영국 에든버러대의 해럴드 하스 교수가 개발했다. 그는 와이파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빛의 영단어 라이트(light)와 와이파이(Wi-Fi)를 합성해 라이파이라고 이름 붙였다.


라이파이의 원리는 간단하다. 정보를 표현하는 디지털 데이터는 0과 1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아무리 거대하고 복잡한 정보라도 0과 1을 사용해 표현할 수 있다. 라이파이는 0과 1을 빛의 깜빡임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즉 빛을 점등하면 1, 소등하면 0으로 표시해 원거리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점등과 소등을 바라보는 상대방은 이를 다시 디지털 데이터로 해독해 정보를 읽을 수 있다.


특히 라이파이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의 확산으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전통적 조명 기구인 백열등과 형광등은 수명이 길고 광량이 풍부한 LED 조명으로 대체되고 있다. 게다가 LED 조명은 사물인터넷(IoT) 등 IT와의 융·복합도 수월하기 때문에 스마트 홈 등 다양한 LED 조명 응용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만일 라이파이가 상용화된다면 주위를 밝혀주면서 동시에 풍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첨단 LED 조명도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무선통신 기술보다 수십 배 이상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UHD 방송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폭증, 빅데이터 활용의 증가로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하려는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와이파이 역시 지속적 기술 연구로 데이터 전송 능력이 발전했지만 근본적 특성 때문에 발전 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라이파이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라이파이가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풍부한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와이파이나 4G 등은 가용한 주파수의 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가 제한되면 송수신 데이터가 급격히 증가할수록 속도 저하와 간섭 발생 등 통신 품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마치 차로가 적은 도로에서 차량 통행이 늘어나면 교통 체증이 심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라이파이의 가시광선 주파수는 현재 무선통신의 가용 주파수 대역보다 약 1만 배 이상 넓은 380~750테라헤르츠(THz)에 이른다고 한다. 도로가 넓어지고 차로가 늘어나면 늘어나는 교통량도 막힘없이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것처럼 풍부한 주파수를 확보한 라이파이는 와이파이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다.


라이파이가 사용하는 가시광선은 직진성이 강하다. 가시광선은 작은 장애물도 우회하기 어렵기 때문에 라이파이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탁 트인 시야가 확보돼야 한다. 반면 와이파이는 확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벽 등 장애물이 있어도 구석구석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오히려 라이파이의 장점이 될 수 있다. 와이파이보다 보안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는 아래·위층이나 옆 사무실 등 다소 떨어진 거리에서도 쉽게 수신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상대방의 와이파이 신호를 쉽게 도청·해킹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실제로 와이파이의 취약한 보안성이 정보 누출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히 등장했다. 정보의 공유와 활용이 빈번하게 이뤄질수록 무선통신의 보안성 강화는 한층 강조될 전망이다.


반면 라이파이는 제한된 구역에만 신호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 정보가 누출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와 달리 라이파이는 빛을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기술이므로 빛을 끄는 것만으로도 정보 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한편 전파 간섭에도 자유롭고 비교적 전력 소모도 크지 않다는 것도 라이파이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차세대 무선통신의 주역으로 부상


전 세계적으로 라이파이를 연구하는 움직임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라이파이가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로 발전할 잠재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2013년 영국의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는 LED를 이용해 1초에 10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2015년 에스토니아의 ‘벨메니’라는 벤처기업 역시 라이파이로 1초에 3.5기가비트 크기의 데이터를 전송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러 글로벌 IT 기업 역시 라이파이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필립스는 프랑스의 부동산 회사를 대상으로 라이파이 기술을 시험 적용하는 등 라이파이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유럽·일본 등 전 세계 유수의 기업과 연구소들이 라이파이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서 라이파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스 코드가 발견돼 세간의 화제를 낳기도 했다.


물론 기대와 달리 라이파이의 상용화가 당장 실현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많다. 수십 년의 연구를 통해 안정성 및 범용성을 가질 수 있게 된 와이파이와 달리 라이파이는 이제 막 초기 기술을 탐구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전송 거리가 주위 환경의 제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 다양한 기기에서 빛을 안정적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 확보 등 라이파이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송하기 위한 라이파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수록 라이파이 연구·개발과 상용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적용 분야가 와이파이와 유사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라이파이가 와이파이를 완전히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와이파이와 라이파이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화질 콘텐츠 등 대량의 데이터를 일정 구역에서 전송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에는 라이파이가 사용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핫스폿 등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을 담당해야 할 때는 와이파이가 활용될 것이라고 보인다. 이런 점에서 향후에는 와이파이와 라이파이를 원활하게 연동할 수 있는 기술 역시 주목받을 수 있다.


통신 네트워크는 IT 산업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다. IoT·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떠오르는 차세대 기술 역시 통신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래에는 더욱 많은 정보를 송수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통신 네트워크 기술도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파이 역시 아직은 낮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미래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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