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뷰 본문

삼부토건 전 주인의 수상한 M&A

프로필 사진
한경비즈니스 작성일자2018.08.10. | 17,804 읽음
댓글

- 인수 8개월 만에 재매각해 66억 차익

- 새 인수자 우진은 노조 반대에 ‘골머리’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지난해 법정 관리를 졸업하고 새 주인을 찾았던 삼부토건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무자본 인수설’, ‘기업 사냥꾼 개입설’, ‘조직폭력배 연루설’ 등으로 고발과 소송이 난무 중이다.


인수됐던 1년 가까이 경영 정상화 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진흙탕 싸움만 한창이다. 최근에는 문제를 일으켰던 기업이 다른 기업에 지분을 넘겼지만 이마저도 노조와의 갈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좀처럼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 사라진 김진우 씨는 어디로?


삼부토건에서는 지난 1년 사이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2015년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시작한 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2017년 8월 디에스티(DST)로봇을 중심으로 한 무궁화신탁·이아이디·동훈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당시 DST컨소시엄은 삼부토건 지분 15.36%를 200억원에 취득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DST로봇 측은 최명규 DST로봇 대표가 ‘DST로봇 회장’으로 소개한 인물 김진우 씨가 나타나며 삼부토건의 주요 요직을 장악했다. 김 씨는 삼부토건 회장을 자처했고 김 씨의 측근들이 경영지원부본부장과 고문 등 요직에 기용됐다.


이들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경영 활동에 필요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투자금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난무했다. ‘김 씨를 비롯해 새로 들어온 경영진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만 혈안’이라는 것이다.


결국 삼부토건 노조는 지난 3월 ‘DST로봇 컨소시엄이 삼부토건 인수 이후 이면계약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차명으로 불법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며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사건은 중앙지검 형사9부로 배정되며 바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되자 김 씨는 필리핀으로 출장을 떠난 후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 밝혀진 사실은 김 씨가 각종 전과를 가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금 삼부토건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형태의 사건에도 연루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12년 위조지폐 감별기 제조업체 S사를 자본금 1억원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인수했다. 인수 자금 262억원 가운데 10% 정도만 우선 현금으로 지급하고 주식을 넘겨받은 뒤 주요 경영진을 모두 측근으로 교체했다.


이후 S사가 소유한 234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를 사채업자들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잔금을 치렀고 투자금을 다시 회수하고 차명 거래 등을 통해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 이 밖에 주가조작을 수차례 시도한 끝에 결국 S사는 상장폐지된 상태다.


이러한 사실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DST컨소시엄에 참여했던 기업들은 하나둘씩 발을 뺐다. 주간사회사였던 DST로봇마저 인수 8개월 만인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우진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200억원에 취득해 266억원에 팔았다. 투자 차익이 66억원이다.


DST로봇도 현재 각종 소송에 휘말려 있다. DST로봇 단일 최대 주주인 중국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지분율 10%)가 ‘삼부토건 매각과 관련해 주주에게 알리지 않고 계약한 만큼 무효’라며 서울지방법원에 ‘주식 매매 예약 계약을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이사위법행위유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 측은 이러한 위법행위를 들어 DST로봇 경영진 교체도 주장하고 있다.


◆ 우진, 삼부토건 인수로 사업 시너지 기대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자가 된 우진도 곤란한 상황이다. 우진은 지난 5월 DST로봇이 가지고 있던 15.36% 지분 양수를 체결한데 이어 삼부토건이 가지고 있던 간접 지분까지 인수해 총 23.03%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삼부토건 노조 측은 우진을 DST로봇과 결탁한 ‘제2의 기업 사냥꾼’으로 의심하고 있다. 우진과 DST로봇과의 관련성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인수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잔금까지 치러 총 284억원을 출자한 우진은 이런 상황이 억울하다고 말한다.


오세진 우진 상무는 “우진은 지난 3월 방사능 제염 업체인 원자력환경기술개발(NEED)과 손잡고 국내외 원전 폐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삼부토건은 국내 화력발전소와 상하수도 등 시공 경험이 풍부해 원전 폐로 사업에서 시너지가 기대돼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수를 검토할 당시 DST로봇의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삼부토건만큼 시공 능력을 갖춘 회사를 찾기 쉽지 않았고 문제가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우진 측은 노조와 일부 경영진이 의도를 가지고 경영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진의 지분 인수 결정 공시 후 이틀 만에 412억원 규모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이 아닌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다 우리사주조합이 20%를 우선 배정받기 때문에 노조가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에 참여하기 유리한 구조로 짜여 있는 것이다.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는 지분율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다. 유증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들은 지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진은 지난 7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오세진 우진 상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노조 측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일방적으로 거부당했다”며 “비상식적인 상황을 정리하고 하루 빨리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어떤 회사?]


삼부토건은 한국 건설 산업에서 상징성이 큰 토목회사 중 하나다.


국내 1호 토목면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1948년 설립돼 한국 1호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경부고속도로·장충체육관·서울지하철1호선을 포함해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에 참여해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이 발목을 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11년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이후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르네상스 서울호텔을 팔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안되면서 결국 2015년 8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르네상스 호텔과 골프 리조트를 포함해 각종 자산과 계열사를 팔면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러는 사이 한때 1000여 명 가까이 됐던 직원들은 현재 170여 명 규모로 줄어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8월 삼부토건은 DST로봇이 중심이 된 DST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각종 문제가 생기면서 올해 5월 대주주가 우진으로 넘어갔다.


cwy@hankyung.com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라면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