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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성별 정정신청을 허가합니다"

'하리수'부터 '비수술 MTF' 성별정정 인정까지, 한국 트렌스젠더 관련법 역사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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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성별 정정신청을 허가합니다." 


2017년 2월 16일,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고환만 제거한 채 여자 성기 형성수술을 받지 않은 30대 중반의 A씨가 제기한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꿔달라”는 신청을 허가했다. 


비수술 MTF의 경우에는

최초의 성별 정정신청 허가 사례다.



*MTF: Male to Female,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하는 행위 혹은 그 행위자

법원은 결정문에서 “A씨의 성 정체성은 여성성이 강하며 외부성기 형성 수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여성의 신체를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여성으로서 성별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있어 외부 성기 형성수술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간 법원은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자는 ‘성기 형성수술이 덜 어렵다’는 이유로 성별정정을 불허해 왔다.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존재가 사회적으로 가시화된 것은 2001년, 하리수 씨의 등장과 함께였다. 한 화장품 회사의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녀는 1집 Temptation을 히트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2002년에는 인천지법이 하리수 씨의 성별정정신청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전환자들의 성별정정권이

법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출처빨간통 광고 CF 화면 갈무리

2009년 기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성전환자의 수는 4,500명 가량(추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성별정정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2003년 22건, 2004년 10건 허가]



게다가 재판부에 따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기각되기도 하는 등 들쭉날쭉한 판결이 잇따랐다.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문제와 관련된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처레디앙
“성전환자가 명백한데도 호적의 성별이나 이에 따라 받게 되는 주민등록번호가 여전하다면 사회적으로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되고 취업이 제한돼 행복추구권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2006년 6월 20일,
대법원은 성별 정정을 불허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처음으로 성전환자가 (구 호적법 제120조에 따라) 호적에 기재된 성별을 정정할 수 있다는 결정을 했다. 

이는 대법원이 개인의 ‘성별’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생물학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규범적 요소를 받아들인 최초의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에 관한
법적 난제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마련된 성별정정 허가 요건 중 일부 요건이 '외부성기'에 대한 외과적 수술을 요구하는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수술하지 않은 성전환자들의 성별정정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성별 정정에 필요한 성전환 수술은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기 형성은 모든 성전환자에게 의료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지만 성별 정정 허가 기준에 언급돼 있어 대부분 가장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수술이다. 2006년 성전환자 인권실태조사 기획단이 MTF·FTM 성전환자 78명을 대상으로 한 ‘성전환자 인권실태조사’ 자료에는 성전환자의 외부 성기 수술 비용이 평균 139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법률신문

2009년 9월 10일,

성전환자를 성폭행한 범죄에

형법상 강간죄가 최초로 인정됐다.


그러나 1996년 유사 사건 당시에는

형법상 강간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성염색체가 남성이고 여성과 내외부 성기의 구조가 다르며 여성으로서 생식능력이 없는 만큼 성전환자 피해자를 형법상 `부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2009년 9월 10일,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성전환자를 성폭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재판부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결정이었다. 


“관용은 나에게 편안한 사람들과 편안한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불편한 사람들과 불편한 삶의 방식을 함께할 공간을 내어주는 것으로서 차이를 뛰어넘는 동등과 배려와 존중을 의미한다.”
(서울서부지법 결정문 일부)

2012년 12월, 외부 성기 수술 받지 않은 FTM(Female to Male) 성전환자 5명이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SOGI)와 함께 서울서부지법에 성별 정정 신청을 냈다.


“전환된 성에 부합하는 성기 성형을 요구하는 것은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허가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성전환자의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성별 정정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

(성별정정 신청의 요지)


이에 대해 2013년 3월 15일,

서울서부지법이 처음으로

이들의 성별 정정신청을 받아들였다.

출처LGBTQ scholarship

법원은 이에서 그치지 않고 명확한 결정 이유를 전달하고자 ‘성소수자 인권법 연구회’를 열어 정기적인 토론과 해외 사례 연구를 진행했다. 첫 결정을 내놓은 뒤 8개월 만에 서울서부지법은 FTM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신청에 외부 성기 형성이 필수적인지 여부를 담은 19쪽 분량의 결정문을 내놓았다. 이 판결은 2013년 한겨레21이 뽑은 '올해의 판결' 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비수술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이 인정된 것은 아니었다. 법원은 그간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자에 대해서는 ‘성기 형성수술이 덜 어렵다’는 이유로 성별정정을 불허해 왔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0조 제1문)
그리고 2017년 2월 16일,
비수술 'MTF(Male to Female)'의
성별정정이 비로소 허가됐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신체외관상 여성으로의 변화와 여성으로서의 성별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있어 외부성기 형성 수술은 필수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외부성기 형성 수술이 의료기술상의 한계와 후유증의 위험이 크다는 점을 밝혔다.

2012년 비수술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신청에 함께 했던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SOGI)는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성전환자가 처한 구체적 현실을 바탕으로 성별정정에 있어 외부성기 수술 요구의 위헌성을 체계적으로 밝힌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성전환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성별정정 기준 개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글, 제작 / 천다민


참고문헌

<성전환자 성별정정 10년>

제5기 SOGI 콜로키움 자료집,

'‘돈’으로 만든 성기 없어도 남자'

(2013-12-24, 한겨레21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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