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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미스테리' 시작은 MB때부터?

조회수 2018. 1. 11. 09: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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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무리한 '이면계약'이 양국 신뢰 훼손..
임종석 실장 '틀어진 관계 바로잡기 위해 방문'에 무게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임 비서실장이 그곳에 왜 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출처: 청와대 제공

임 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한 이유는 양국 간에 '어떤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AE를 방문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곳은 자유한국당입니다. 한국당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적폐청산이 양국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겁니다. 

출처: 연합뉴스
정치 보복에만 혈안이 된 아마추어 정권이 국가의 연속성을 부정하고, UAE가 한국 정부와 맺은… 특히 군사협력 양해각서조차 적폐로 간주하고 불법성을 운운하다 돌이킬 수 없는 사안까지 초래한 것이 UAE 원전 게이트의 진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1월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여기에 '군사협력 양해각서'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군사협력 양해각서
출처: 서울신문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한국과 UAE가 맺은 '비공개' 약정 또는 각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4건, 박근혜 정부에서 1건, 총 5건입니다. 


눈 여겨 볼 지점은 이명박 정부의 양해각서 체결 시기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체결한 약정과 각서들은 한국이 2009년 12월 UAE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한 직후 체결됐습니다. 2010년 11월에는 이와 관련된 아크부대를 UAE에 파병하는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이 안은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됐습니다. 

출처: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는 4건의 비공개 약정과 각서를 체결했다는 사실을 2010년 11월에야 공개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던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이들 문건의 존재를 집요하게 물어봤기 때문입니다. 


유 의원은 당시 정부에 4건의 비공개 약정과 각서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끝내 거부했습니다. 현재까지 이 협정들은 '2급 기밀'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한겨레

여권은 이명박 정부의 이면계약에 집중하며 자유한국당의 공세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UAE 원전 수주를 위해 군사협정 등 애초에 지키기 힘든 무리한 이면계약을 했고 이 문제가 전 정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불거져왔다고 주장합니다.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를 보면 여권의 주장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이 이명박 정부 때 UAE와 원전 수주 계약을 맺으면서 유사시 군사 개입을 약속하는 비밀 군사협약을 주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한겨레

UAE의 위기 시 우리 정부가 군대를 자동 파병한다는 것은 헌법에 따라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입니다. 헌법60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내가 책임을 지고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한겨레
이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헌법 농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UAE는 한국과의 군사협력을 왜 중요하게 생각했을까요. 


UAE의 지정학적 이유 때문입니다.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UAE는 호르무즈해협을 사이에 두고 시아파 이란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UAE의 원유 수출 경로는 막힙니다. 자원 부국인 UAE는 독자적으로 군사작전을 실행하고 전쟁을 수행하는 군 보유를 국가의 숙원으로 생각해왔습니다. 


당시 UAE는 한국군을 벤치마킹하고 국방 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2010년 8월 한국에 파병을 요청했습니다. 그에 따라 2011년 1월 150여 명 규모의 ‘UAE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이 아부다비주 지역에 파병됐습니다.


한국과 UAE는 적절한 파트너였던 셈입니다. UAE는 한국군의 군사력이 필요했고 한국은 UAE에 원전 기술력을 팔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이면 계약'이 오고 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출처: 한겨레

여권의 주장대로 양국 관계의 문제가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됐고 현 정부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면 현재 한국당의 공세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또, 이명박 정부는 절차를 무시했고, 무리한 내용의 합의를 추진했습니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UAE 원전 게이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유로울 수 없는 까닭입니다. 


앞으로 어떤 사실이 추가될까요. UAE 미스테리의 끝은 어디일까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몰래 '비밀협약'을 추진했다는 사실입니다. 미스테리의 끝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 콘텐츠는 한겨레21 기사 "‘UAE 미스테리’ 풀어보면… 시작은 MB ‘이면계약’?"을 바탕으로로 제작됐습니다. 


제작 및 편집 / 나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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