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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에서 닭을 해방하라

조회수 2017. 1. 6. 17: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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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 돼버린 AI 사태
살처분, 방역, 공장식 축산 문제 해결해야

한국의 대응은 무능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해 최초로 발견된 것은 2016년 11월16일이다. 그동안 597개 농가 2844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 등이 살처분되고, 그 피해액만 1051억원 규모에 달한다(2016년 12월30일 0시 기준, 잔여 농가 포함). 


비슷한 시기 AI가 발생한 일본에선 5개 농가 78만 마리 살처분에 그쳤다. 일본과 피해 규모 차이는 무려 36배에 달한다.

출처: 한겨레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니혼게이자이신문, 교도통신)

1. 살처분, 결코 만병통치 아니다

살처분 대처는 오히려 AI 확대를 부추겼다. 살처분에 투입돼야 하는 인력 부족과 대응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인력에 비해 감당해야 할 농가 수가 너무 많다보니 24시간 이내 살처분 원칙은 지켜질 수 없었다. AI 확진 뒤 엿새가 지나서야 농장주가 직접 사람을 고용해 살처분을 감행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AI 방역업무를 맡은 공무원이 과로사로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대규모 살처분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무모한 방식이다. 일본·영국·유럽연합에서는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해당 농가만 살처분 대상으로 삼고, 나머지 인근 지역은 철저한 이동 제한, 이동 금지 명령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2. 확진 판정 골든타임 놓쳐

AI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면, 이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 바이러스를 보내 판정을 받는다. 이 과정에 24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지역별로 방역차를 곳곳에 설치하고, 발생 지역의 교통을 차단하며, 방역 업무와 살처분을 진행하는 이원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즉, 방역 시스템 문제는 중앙-지역의 역할 분배에도 엮여 있다. 지역별 이동 시간과 결과 판정 시간이 오래 걸려 초기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지역별로 방역·소독을 맡겨왔으나 초기 한 달간 AI 확진판정을 받은 178개 농장 중 156개 농장에서 겨울철 효력이 떨어지는 소독제를 사용해 사실상 바이러스를 방치한 상황이었다.

(사진 클릭하면 기사로 이동)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중앙과 지역의 시스템 변경이 필요하다. 중앙에서 확진하고 지역별로 방역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AI를 검진할 수 있는 전문인력 배치, 전국적으로 공통된 방역 시스템 시행 등으로 변경돼야 한다.


3. 문제는 밀집형‧
공장식 축산 시스템

방역 시스템과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부차적인 문제다. 근본적으로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축산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매년 AI 대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출처: 연합뉴스

날개를 펼칠 수 없는 철장에 닭을 가둬 층층이 쌓아두고, 물가에서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오리는 관리의 편리를 위해 죽을 때까지 물 위에 한번 떠보지 못한 채 ‘생산’되고 있다. 고기와 달걀을 싼값에 유통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의 생태적 삶을 고려하지 않은 학대를 자행했다. 


그런 환경에서 동물의 바이러스 저항력이 떨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출처: 연합뉴스

실제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양계농장의 대형화, 전문화를 지원한 이후 AI 피해가 급증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총 3회에 걸친 AI 발생 일수는 총 669일 동안 계속됐다. 한여름이던 2개월을 제외한 기간에 계속 AI 피해가 확산돼 809농가에서 1937만2천 마리를 살처분했다. 피해액만 2381억원이었다. 이때 발현된 AI 바이러스 유형이 현재와 같은 H5N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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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공장식 축산을 멈추고,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변경될 수 있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견인해야 할 때다. 이 상황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의 힘과 지혜가 모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녹색당, 카라(동물보호단체),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은 현재 <공장화된 농장에서 케이지를 추방하자>는 백만인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래의 버튼을 누르면 서명에 참여할 수 있다.

글 / 이상희 녹색당 정책기획팀

편집 및 제작 / 노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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