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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전교 1등이 서울대 간 방법

노예가 된 학교, 차별 받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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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부터 학교가 서울대로 보내려는 전교 1등이 있었다. 모든 교내상은 걔가 다 탔다. 처음에는 우리도 공부 잘하니까 그럴 수 있겠지 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독서상’처럼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건 대상을 못 타는데, ‘독서감상문 대회’처럼 선생님이 임의로 주는 건 다 대상이다. 꺼림칙하다.

(울산의 한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A)
2학년 때 역사 선생님이 잘 봐주셔서 학생부 기록이 좀 생겼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가고 싶은데 1학년 때 학생부에 기록된 게 없어서 갈 수가 없다.

상위권 애들 말고는 선생님이 우리한테 학생부 양식을 나눠주면서 ‘너희들 입장에서 쓰지 말고, 선생님 입장에서 써오라’고 했는데 뭐라고 써야 할지 몰랐다.

(울산의 한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 B)

출처연합뉴스TV 제공(CG)

대학 진학이 목적인 일반고가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우열반 등의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일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학생부 위주 입시제도 아래서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은 또 다르다.

'학생부 종합전형' 모집비율은 2017학년도 입시 전국 평균 29.5%에서 올해 2018학년도에는 32%까지 늘어난다.

서울대(76.7%→78.5%), 고려대(30.3%→61.5%), 연세대(14.3%→23.6%)

*학생부 종합전형 :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 성적과 비교과 스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

각 고등학교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동아리, 봉사 등 다양한 교육활동의 기회를 집중적으로 제공해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 입학률을 높이고이를 통해 학교 평판을 끌어올리려는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출처연합뉴스 제공
1,2등급 위주로 교내상을 많이 준다. 내가 받은 대부분의 상이 그랬던 것 같다. 편지 쓰기 같은 쓸모없는 대회라도 (수상자의) 대부분은 심화반 애들이었다.

(서울 금천구의 한 사립고 학생C)
체육대회 등 교내 활동을 학생들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서 프로그램을 짰는데, 선생님들이 공부 잘하는 애들에게 운영위원을 해보라고 권했다. 나도 그렇게 맡았고, 그게 스펙으로 학생부에 기록됐다.

(인천의 한 공립고 학생D)

심화반 운영은 이미 널리 퍼져있는 수준. ‘영재학급’처럼 국가정책을 적극 활용하는 학교도 많다. 영재학급은 ‘교내 활동’으로 인정돼 기재가 가능하다. 영재를 육성하자는 취지의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른 영재학급 설치가 상위권 대학 진학의 도구로 변질되는 것.

영재가 없는데도 영재학급을 한다. 모두 심화반 학생들이다. 대학 갈 때 학생부에 몇 줄 쓰기 위해 토요일마다 학생과 교사가 나와서 수업을 한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지망할 때 우리 학교 애가 영재학급 내용이 없으면 떨어질 게 아니냐.

(서울 노원구 사립고의 교사E)

출처연합뉴스TV 제공

요즘은 ‘해외연수’를 학교 자체 예산으로 보내주는 것도 유행이다. 물론 성적 최상위권 애들이 수혜 대상이다.


충북 지역에서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인원이 가장 많은 공립학교인 ㅊ고는 여름방학에 1,2학년 전교 1~10등 학생 20명에게 중국 연수 기회를 준다.


학교가 교육활동 일환으로 제공한 ‘해외연수’는 학생부에 기록되고 학생들의 자기소개에 활용되는 주요한 스펙이 된다.

일반 학생들이 체험하는 국토순례나 수학여행은 각자 돈을 내고 가는데, 상위권 아이들이 가는 해외연수는 학교가 부담해서 무료로 가는 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충북 ㅊ고 졸업생F)

출처연합뉴스TV 제공(CG)
우리 학교 전교 1등이 국어 시험에서 ‘자기가 틀린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교사들이 아무리 반박해도 교장은 결국 재시험을 보라고 했다. 학교에서 육성하는 아이니까 교사들도 그런 결정에 암묵적으로 동조할 수밖에 없다.

(강원도의 한 사립고 교사G)

‘성적 조작’에 가까운 일이다.


재시험까지 치른 ‘전교 1등’은 이번에 서울대에 진학했다. 교사G는 스카이대에 몇 명 갔느냐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스카이대 갈 아이들을 밀어줄 수밖에 없다고.

출처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광주의 사립고인 수피아여고에서는 교장의 지시로 교사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229회 접속해 1학년 성적우수 학생 10명의 학생부 내용을 수정하는 일이 있었다.


수학 내신 1등급을 받은 학생과 2등급을 받은 학생이 뒤바뀐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난 것이다.  이 학교에는 이런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지난 3년간 서서 공부를 하거나 세수를 해가며 야간자율학습을 하고도 학교 측의 차별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됐다.

사회가 이런 곳입니까.
특정 사람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곳입니까.
우리의 노력을 좌절시키는 곳입니까.
정당하게 살 수 없는 곳입니까.

출처연합뉴스 제공

수피아여고 교사들은 ‘우리 학교만의 일이냐, 다 그렇게 하지 않냐’고 억울해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예외적인 것은 아니다.

내신에서 불공평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수행평가 점수를 좋게 만들기 위해 따로 불러 수행평가 과제 결과물을 고치라고 한 적이 있다.

(전남 여수의 한 일반고 학생 I)

출처한겨레 김태형 기자

고등학교가 ‘스카이대’를 위주로 운영되면서 공교육이 계층 격차를 완화하기보다 오히려 심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별반 애들은 아닌 애들과 대학 가는 게 차이가 많이 난다. 특별반 애들은 못해도 지방에 있는 좋은 국립대에 가는데, 특별반 아닌 애들은 지방 사립대나 전문대를 많이 간다.

(충북 충주의 한 사립고 졸업생J)
상위권 대학들의 계층 구조를 살펴보면 사회 일반보다 계층 격차가 훨씬 더 심각하다. 교육이 사회 불평등을 더 심화하는 적극적 기능을 하고 있는 것.

(안선회 중부대 교수)

출처연합뉴스TV 제공(CG)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현행 입시제도 아래 고등학교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교사들이 교육 자원과 기회를 소수의 상위권 학생들에게 몰아주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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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진명선 기자

편집 및 제작 / 김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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