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에게 F준 교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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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씨의 딸이죠?
정유라씨가 드디어 입국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 승마 지원'외에 정씨가 받고 있는 또다른 혐의는 이화여대를 다니는 와중에 있었던 교육 농단입니다.
이런 정씨에게 공정하게 F를 준 교수가 있습니다.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함정혜 교수는 정유라씨가 한 학기 동안 한 번도 수업에 나오지 않자 교칙에 따라 F를 줬습니다.
그러자 최순실씨는 함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뭔데 우리 딸을 제적시키냐"며 윽박지르고 "고소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결국엔 직접 함 교수의 연구실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웠습니다.
여러가지 발단이 있었습니다만 이 때 학교를 찾아와 행동하는 바람에 최씨는 수면 위로 올라와 주목받게 됩니다.
함 교수는 최근 최순실씨의 업무방해 혐의 등 7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최씨는 함 교수를 향해 "함 교수는 거짓말을 많이 한다", "교수님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며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태의 원인을 함 교수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아무리 "난 잘못이 없다. 상대방이야말로 거짓말쟁이"라 해도 최순실씨는 엄연히 국정 농단 사태의 피의자로서 죗값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이고
함 교수는 최씨의 잘못을 증언하는 증인으로 재판정에 섰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정유라씨가 출석도 하지 않았음에도 무탈히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도와준 '스승들'인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남궁곤 전 입학처장,
그리고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각각 징역 2년에서 7년을 구형받은 상태입니다.
특검은 이 사건을 “비선실세의 영향력을 동원해 영달을 채우려 한 그릇된 지식인들이 저지른 교육농단”으로 규정 했습니다.
반면 입시 비리 진상 규명을 위해 투쟁하는 학생들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김혜숙 교수는 얼마 전 학생, 교직원, 교수 등 학내 구성원이 참여한 이화여대 총장 선거에서 학생들의 압도적인 지지율(95.4%)로 당선이 됐습니다.
정의롭게 살면 보상받고 불의에 따라 살면 징벌받는다는, 권선징악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인 것입니다.
이런 '좋은 선례'는 곳곳에서 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나쁜 사람"으로 찍혀 고생했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은
문재인 정부들어 문체부 2차관으로 임명되었고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파헤치다 좌천당한 윤석열 검사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우리 역사는 지난 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긴 바 있습니다. 그리고 청산되지 못한 역사는 아직까지 현재를 발목잡고 있죠.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는 어느정도 정의가 바로 잡히는 듯 보입니다. 물론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오늘의 사건들이 모여 역사가 됩니다.
그리고 후손들은 역사를 경험칙으로 삼아 행동할 겁니다.
'불의에 항거하면 고통받고 권력에 부역하면 잘산다'가 한국 사회의 경험칙이 되길 원하시나요,
'정의롭게 살면 보상받고 불의에 따라 살면 징벌받는다'가 경험칙이 되길 원하시나요?
역사는 구성원들이 제 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올바르게 행동하고, 사회와 정치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